왜 교회를 선택했지?
신년도가 되었지만 곧 눈이라도 한번 내릴 것 같은 을씨년스러운 날씨의 연속이었다.
한반도의 남쪽에 있는 대구는 겨울이 와도 그런대로 지날 수 있는데 며칠 동안은 북풍이 몰아치며 제법 추웠다.
추울 때는 도둑놈이나 조폭들도 움츠려 사건, 사고가 줄어드는 추세이다. 더불어 이들이 움직여야 우리도 따라 움직이는데 요사이는 거의 개점휴업 상태였다.
당직이 아닌 날은 여러 가지 사적인 일을 보거나 범죄 첩보를 수집한답시고 사우나에서 시간을 보낼 때가 많았다.
당직날이 되면 아침 09:00시에 교대를 해서 저녁 20:00까지 당직실에 앉아 발생한 사건, 사고 접수를 하고 파출소에서 검거하여 온 잡다한 사건들을 처리하고 강력사건이 발생하면 출동하여 초동조치를 한다.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당직교대를 하자 말자 교회에서 도난 사건이 발생하였다는 무전이 들려왔다.
물론 파출소에서 1차 출동을 하지만 현장에 증거물이 남아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과학수사팀을 대동하고 현장으로 나갔다.
도난 발생 현장은 교회였다.
주택가와 공장 사이에 있는 교회였으며 조금 큰 편이었다.
112 신고는 교회에서 사무를 보고 있는 여 신도가 했는데 어제저녁 퇴근을 했다가 아침에 출근해서 보니 케비넷이 열려있어 내부를 살펴보고 도난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2층 사무실 케비넷 안에는 통장과 니콘 카메라가 있었는데 없어졌다고 하여 과학수사팀에서 분말 처리를 하며 지문을 찾고자 했으나 지문이나 족적을 찾을 수 없었고 교회에는 아직 CCTV 설치를 안 해두었었다.
분명히 케비넷이 열려있고 안에 있던 현금과 통장, 카메라가 없어졌는데 정확한 액수를 모르고 있었다.
교회, 사찰, 성당 등 종교단체 건물은 기도하는 신도들을 위하여 문을 항상 개방해두고 있어 예배시간이 아니고는 누가 언제 왔다 가는지 모른다고 했다.
목사님이나 종사자들에게 의심 가는 신자가 있는지 물어봐도 모른다고 해서 우리 형사들이 활동을 하면서 범인을 잡아야 된다.
빨리 착수하고 범인을 잡아야 뒷말이 없다, 빨리 해결을 하지 않으면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고 신도들 입에서 입으로 전달되어 지휘부나 지방청 또는 언론에서 알게 되면 조금 시끄러워지기 때문에 당직 데스크 근무자 외전원 교회 도난사건에 투입을 했다.
사건 수사를 시작되었다고 해서 바로 잡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교회 주변 방범용, 지하철 CCTV 및 차량 블랙박스를 분석하는 사이 교회에서 1Km 정도 떨어진 농협 ATM기에서 범인이 현금을 3회에 걸쳐 212만 원을 인출해 갔다.
수사를 하고 있는 와중에 은행 ATM기에서 현금을 찾아갔으니 부끄럽고 민망했고, 창피했다.
요놈의 새끼는 어떻게 하던지 빨리 잡아야 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수사에 박차를 가했다.
은행 ATM기에 찍힌 사진으로 인상착의를 확인하고 기존에 살피던 CCTV를 다시 살펴보니 00 지하철역 인근에서 불상자를 만나는 것을 알았다.
불상자의 동선을 역 추적하여 불상자를 찾아보니 교도소를 출소한 전과자들이 있는 갱생보호소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갱생보호소에서 불상자를 확인해보았더니 이름은 정성수(가명 30세)였다.
정성수를 상대로 00 지하철역에서 만난 사람이 누군지 추궁했더니 교도소 감방 동기였던 김효성(가명 29세)이라고 했다.
사무실로 들어와 막내인 표 형사에게 전산조회를 해오라고 지시를 했다.
전산실에서 확인하여온 자료에 절도 전과 4 범이었으며 주소지에는 소재불명, 직권말소 처리되어 있었다.
집도 없는 용의자를 검거 하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다.
정성수를 상대로 김효성의 연락처를 받은 후 체포영장과 통화내역 및 실시간 위치추적 영장을 발부받았다.
영장을 받아 김효성의 휴대폰 통화내역을 분석하며 배회처를 알아냈다.
그러는 사이 시간이 흘러 일주일이 지났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점에 위치를 보니 성서에서 5KM 서쪽으로 떨어진 다사읍 00리에 있는 건물 주변이었다.
형사들 4명과 같이 발신 위치를 중심으로 하나씩 살펴가는 와중에 00 피시방에서 오락을 하고 있던 김효성을 검거하였다.
김효성을 검거 후 사무실로 데려와 소지품을 확인하니 카드가 몇 개 나와 추궁을 했다.
“이 카드는 누구 것이냐?”
“.....”
“빨리 말해봐라. 네가 말을 안 해도 카드 회사에 조회하면 알 수 있다”
“본리동 00 교회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뭐 또 교회?”
“.....”
“너 종교는 뭘 믿나?”
“사회에서는 잘 안 가는데 감방에 있을 때는 교회를 믿습니다.”
“인마야! 교도소에서 믿었으면 나와서도 믿어야지”
“...”
“교회를 믿는다면서 교회를 선택한 이유는 뭐고?”
“예배 보는 시간이 아니면 신도들이 없고, 많은 돈은 아니지만 쉽게 가져 나올 수가 있고 신고를 잘 안해서 교회에 갔습니다.”
“ 너는 그동안 어디서 먹고 자고 했나?”
“서부정류장 옆에 있는 조그마한 여관에 있었습니다.”
“교회에서 가져간 카메라는 어떻게 했나?”
“여관에 있습니다.”
“왜 처분을 안 했나?”
“어떻게 할지 몰라 그냥 두었습니다.”
“그 여관에도 가보고 교회도 같이 가보자.”
김효성이 있었다는 서부정류장 옆 여관에 가보니 월세로 방을 얻고 있었는데 소지품이라고는 속옷과 옷 몇 개뿐이었고 교회에서 가져간 카메라는 구석 이불 안에 있었다.
다른 물품이 있는가 살펴보았지만 여죄를 다룰만한 물건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야말로 생계형 절도범이었다.
다시 피해자 확인을 해야 하기에 김효선이 말한 본리동 교회를 찾아갔다.
본리동 교회는 개척교회 같았고 건물 2층에 있었으나 조그만했고 구석에 책상이 있었는데 책상 서랍에 있는 지갑을 가져갔는데 현금 10여만 원과 신용카드가 있었는데 신용카드는 사용하면 바로 알게 될 것 같아 사용을 하지 않았고 현금을 빼내고 지갑은 길가에 있는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했다.
조금 있다니까 교회 목사님이 오셨다.
“목사님! 안녕하십니까? 우리는 성서경찰서 형사들입니다.”
“아! 그러십니까?”
“얼마 전에 도난당한 사실이 있습니까?”
“예! 있습니다.”
“파출소에 신고를 하셨습니까?”
“안 했습니다.”
“예? 신고를 왜 안 하셨습니까?”
“돈도 많이 없었고 카드는 정지를 시켰습니다. 또, 오죽하면 교회에 와서 가져갔겠나 싶어 신고를 하지 않았습니다.”
“허허 참.. 하지만 우리가 범인을 검거하였으니 피해자 진술을 좀 하셔야 함으로 경찰서에 잠깐 나오셔야겠습니다.”
“저는 처벌을 원치 않습니다.”
“처벌을 원치 않으셔도 피해자 진술을 하셔야 합니다. 진술을 하면서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하시면 됩니다. 이러니까 이 사람이 자꾸 교회에서 물건을 훔치는 것이 아닙니까?”
“다른 곳에서도 일을 저질렀습니까?”
“예 그렇습니다.”
“알았습니다. 어디로 가면 됩니까?”
“지금 경찰서 형사과로 오시면 됩니다.”
“알겠습니다.”
이렇게 하여 피해자들의 진술을 확보 후 처벌을 원치 않는 피해자가 있었지만 전과가 있고 여죄가 있어 야간주거침입절도죄로 구속을 시켰다.
나는 아직도 하느님이 용서를 했는지 안 했는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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