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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부는 변두리
바람 부는 변두리
바람 부는 변두리에 앉아
나보다 먼저 있었던
개미 한 마리가 떨어졌다
짊어진 것을 내려놓을 자유의지는
땀 흘리지 않는 한 그저 먼지로 돌아가리라
무력하기만 한 확신
가방에 든 사과를 베어 물었다
한 발을 떼면
자꾸 바람이 불었다
들키고 싶지 않아
허겁지겁
입에서 개미가 나왔다 교활한
사과
개미들은 지혜로워졌을까
다른 개미는 목구멍으로 사라졌다
보잘것없는 당위가 송두리째 흔들리도록
바람 부는 변두리에 앉아 나는
빨갛게 익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