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하마터면 끝까지 이야기할 뻔했어요

바람 부는 변두리

by 이노나 Apr 02. 2025

바람 부는 변두리





바람 부는 변두리에 앉아 

나보다 먼저 있었던 


개미 한 마리가 떨어졌다 


짊어진 것을 내려놓을 자유의지는 

땀 흘리지 않는 한 그저 먼지로 돌아가리라 

무력하기만 한 확신 

가방에 든 사과를 베어 물었다 


한 발을 떼면 

자꾸 바람이 불었다 

들키고 싶지 않아


허겁지겁 


입에서 개미가 나왔다 교활한 

사과 

개미들은 지혜로워졌을까 

다른 개미는 목구멍으로 사라졌다 


보잘것없는 당위가 송두리째 흔들리도록

바람 부는 변두리에 앉아 나는 


빨갛게 익어갔다

이전 28화 하마터면 끝까지 이야기할 뻔했어요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