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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iNG Mar 22. 2023

허리 신경차단주사 치료기 #4

이제는 가성비를 따져보자


환자분은 가성비가 안 좋으신 거 같아요.

네???? 제가요????


[지난 치료기 보기]

3회 차

2회 차

1회 차


지난 2월에 주사를 맞고 네 번째 주사를 맞으러 갔다.


마취통증과 의사 선생님 왈, 나는 가성비가 잘 안 나오는 편이라고 한다. 허리 주사를 맞으면 대게 6개월, 길게는 1년간 안 아파지는 효과가 있어야 맞는 것인데, 효과가 1개월뿐이라고 하니, 소위 말하는 가성비가 안 좋은 케이스라고 설명해 준 것이다. 주사비도 10만 원대라 싼 편도 아니기도 하고, 부작용을 우려해서 1년에 대 여섯 번만 맞을 수 있는 것인데, 아무래도 주사가 답은 아니라는 판단인 것 같았다.


그래, 그러고 보니 나는 효과가 그리 크지 않은 편이었던 거 같다. 아니, 효과는 분명히 좋은데, 지속시간이 짧다는 게 문제였다. 그래서 기존에는 척추를 따라 곧게 내려가는 신경에 주사를 놓았었는데, 이번엔 좌우로 뻗어 나가는 가지 신경에 주사를 맞아보기로 했다.

보기만 해도 아프네...ㅠㅠ


확실히 처음 주삿바늘 꽂을 때 너무 아팠다. '아프면 말하라는데, 자존심이 있지 어떻게 아프다고 해??'

나의 의지와는 달리 "아흐흑" 신음이 흘러나왔다. '아뿔싸' 나도 모르게, 이게 무슨 낭패람!! 하는 마음에 꾹 참고 주사를 맞았다.


이미 아는 고통이지만, 매번 적응이 안 되고, 대비도 안되었다. 고통에 몸은 점점 단단한 나무토막이 되어 갔다. 미리 준비해 간 손수건은 이미 젖고 있었고, 시트에도 땀방울이 고여 어두운 원형으로 퍼지고 있었다.

부디 이번엔 그 '가성비'가 좋게 나오길 바라며 참고 참고 또 참았다. 들장미소녀 캔디처럼.


20년 같았던 20분이 지나고, 회복실로 실려 나가서는 누워서 의사 선생님과의 대화를 떠올렸다.

의사 선생님은 주사는 보조제일뿐, 척추 주변 근육을 강화해서 잡아주는 것이 가장 교과서적인 치료방법이라고 알려주셨다. 그렇다, 운동을 해야 한다.

운동. 최근엔 숨쉬기 외엔 하지 않았던 터라, 몸이 점점 마른 장작처럼 메말라가고 있었다. 식욕도 사라지고 우울감이 쏟아져 단기간에 10kg 이 사라진 나의 몸은 팔다리가 가늘어져 난민 같은 몰골이었다.

과거 회사 헬스장을 이용할 때는 나름 근육도 여기저기에 붙어있었는데 말이다... ㅠㅠ


집에서는 아무래도 귀찮아서 안 하게 되므로 차라리 피트니스장을 다니면, 돈이 아까와서라도 꼬박꼬박 가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집 근처에 최근 크게 오픈한 곳에 전화를 했다. 하도 먹튀가 많은 분야라서 걱정이 많이 되기도 했는데, 전국 체인이 있는 곳이라면 먹튀가 없지 않을까 하는 맘에 선택한 곳이었다. 고민고민하다가 결국 3개월 등록을 해버렸다............... 등록하자마자 쓰나미처럼 후회가 밀려오긴 했지만...


아무튼 4차 주사를 맞고서 다음날 걸어보았다.

지도로 보니 4.8킬로를 걸었는데, 한 번도 주저앉아 않았다. 주사가 효과가 있는 거 같았다. 걸을 땐 몰랐는데, 꽤나 많이 걸었던 모양이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허리가 저릿저릿 해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처음엔 100미터도 못 걸었었는데, 이 정도면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주사는 보조치료이기 때문에 허리 기립근 강화운동을 본격적으로 해보려고 한다.


통증극복을 위한 운동은 다음에 이어서 써보도록 하겠다. 제발 약 효과가 오래갔으면 좋겠다. ㅠㅠ

4.8km를 통증없이 걷다!!


by 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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