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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or워커 Dec 25. 2023

공무원이라고 종신계약?

직장생활 매운맛

직장인은 아마추어가 아닙니다. 엄연히 계약서를 쓰고 합의된 돈을 받는 프로선수죠. 프로선수는 성과도 중요하지만 정해진 규칙도 잘 지켜야 합니다. 당신의 직장이 안전하리라 생각하시나요? 안타깝지만 공무원이라고 하더라도 완벽한 종신계약은 아닙니다. 큰 실수 한 번이면 어렵지 않게 방출될 수 있습니다. 


직장인으로 업무를 하다 보면 자신의 생사가 결정될 만큼 어렵고 민감한 문제를 처리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직장의 매운맛을 단단히 보게 됩니다. 사람들이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주제가 있는데요. 인사와 계약이 대표적입니다. 



"아부지 머하시노"


인사에서도 최고로 매운맛은 채용입니다. 특히 채용비리는 기사로도 숱하게 만나 보셨을 텐데요. 그만큼 민감하고 관심도가 높은 업무입니다. 기사로만 볼 때는 저런 나쁜 놈들 소리가 먼저 나오지만, 담당자의 입장으로 보면 대놓고 범죄자로 낙인찍는 언론사가 야속하기 그지없습니다. 의혹은 오롯이 본인이 증빙을 해야 하는데요. 딱히 증빙할 방법이 마땅찮은 경우도 많습니다.


실제로 채용은 직간접적으로 친지와 연결될 때가 많습니다. 지금의 내 직장이 좋고 만족스럽다면 자연스럽게 자식이나 주변인들에게 입사지원을 해보라고 하게 되죠. 그렇게 지원해서 채용이 된다면? 누구나 채용비리에 연루가 되어버릴 수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채용은 모든 과정에서 블라인드로 이루어집니다. 채용이 되는 순간까지 누구의 자식인지 알 길이 없습니다. 우스갯소리지만 "아부지 머하시노"가 들어갈 틈이 없습니다. 하지만 매스컴에서 아무개의 아들 아무개가 채용됐다고 기사를 낸다면? 어떻게든 해명을 해야 합니다. 채용과정 속 모든 문서, 전화, 면접, 눈빛 하나까지 잘못이 없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합니다. 맵고 매운 업무가 몇 달이나 이어질지 모를 일입니다.



"왜 이 업체에서만 거래하시죠?"


비슷한 이유로 계약업무도 매운맛 일색입니다. 계약도 인사와 마찬가지로 투명해야 합니다. 큰돈이 오고 가는 만큼 계약을 따내는 업체는 큰 수익을 보게 되죠. 만약 계약 담당자나 부서장과 연관성이 높은 업체가 입찰에 성공한다면? 채용비리와 비슷한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최근의 공공기관 계약업무는 정부가 관리자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계약공고와 입찰, 선정에 이르기까지 정부의 플랫폼을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런 시스템의 도입으로 투명성이 올라갔지만 그에 따른 업무의 난이도도 올라갔습니다. 급박한 계약이 필요한 순간에도 시스템의 과정과 절차를 꼭 지켜야 하죠. 일선부서에서는 빨리 계약해 달라고 난리를 치지만 조금이라도 절차를 어긴 순간 모든 해명은 담당자에게만 묻게 됩니다. 맵고 매운 상황이 펼쳐질 수밖에 없죠.




이외에도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다양한 업무들을 통해 직장에선 매운맛을 자주 느끼게 됩니다. '예전에 했던 방식인데요? 원래 이렇게 했었는데요? 전혀 몰랐는데요?' 프로의 세계에서 먹히지 않는 답변입니다. 더 센 공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분명 비리가 많았습니다. 채용이나 계약에서 불공정한 업무 진행이 많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장치가 고안되었습니다. 그리고 사전에 문제를 차단하게 되었죠. 즉, 직장의 시스템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개선되고 발전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직장인들이 더 마음 편하게 업무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리라 생각합니다.


사실, 이번에 인사팀으로 발령을 받고 매운맛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무엇이든 하나라도 삐끗한다면 대형사고가 터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업무 중에도 얼굴이 하얗게 질릴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부서를 경험해 보는 게 직장 속 성장에는 꼭 필요한 부분입니다. 아무쪼록 매운맛이 터지지 않도록 더욱 집중해서 업무 해야겠습니다. 


모든 직장인 분들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연말 연초 바쁘실 텐데 부드럽게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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