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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는 뭐라도 해야 한다

by Phd choi 최우수

근무지가 경기도 외곽인 부서가 있습니다.

직무 특성상 이과계열의 연구직이 많고 연령대 또한 20대가 주류입니다. 그렇다고 기숙사나 근무 인프라가 썩 좋은 것도 아닙니다.

업무도 자신들의 일정과 계획 우선이 아닌 고객사나 외부의 의지가 우선시 됩니다.

여기까지만 봐도 장기근속의 조건으로서 썩 긍정적인 면은 부족하고 실제로 퇴직률은 높고 근속 기간은 상대적으로 짧으니 충원을 위한 채용도 자주 합니다.


그때마다 그 부서의 리더는 이런 근무조건이 하늘이 준 천형(天刑)인 것 마냥 아무런 문제의식도 가지질 않습니다.

당연히 대책과 개선도 없이 그저 '때 되니 또 나가는구나'라고 혼자만 맘 편히 생각하고 지나갑니다.


그런 혼자만의 정신승리 속에 조직문화는 마치 뜨내기들로 가득한 터미널 같은 분위기가 됩니다.

소속감, 협업은 고사하고 로열티 같은 고차원적인 심리적 작용은 엄두조차 낼 수 없습니다.

성과는 당연히 떨어지고 직원들의 퇴직 줄 서기는 계속됩니다.


하지만 리더라면 뭐라도 해야 합니다.

효과가 있으면 좋고 혹시라도 효과가 의문스러워도 말이죠.

위에서 말한 객관적인 근무조건을 리더 혼자 어찌할 것이며 그런 묻지 마 식 몸부림이 진정한 리더십이냐고요?


그 이유는 뭐라도 하는 것이 리더의 이익에 부합하기 때문입니다.

그 이익이라함은 리더의 자리를 유지하고, 리더에 대한 기대에 부합하는 성과를 낼 수 있음을 뜻합니다. 리더의 성과는 절대 혼자의 힘으로 낼 수 없기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또한 미래의 자신의 리더 이미지 구축을 위해서도 필요합니다. 요즘같이 사방으로 열린 세상에서 과거의 내가 미래의 나의 뒷다리를 잡을 수도 있습니다.

하다못해 아무리 효과가 보장되지 않은 몸부림 일지라도 해결을 위한 시간을 벌 수도 있습니다.

그 시간이 결국 파국과 실패의 과정이라도 시간 벌기는 의미가 있습니다.

의도하거나 예상하지 못했던 환경의 변화로 인해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긍, 부정의 변화가 모두 자신의 의지와 계획대로만 이뤄진 경우는 없을 겁니다.

즉, 지금의 힘든 환경의 실마리가 될 변화가 외부로부터 올 수도 있는 것입니다.


또한 리더의 리더십 향상을 위한 좋은 학습의 기회로서도 뭐라도 하는 시도는 유용합니다.

이런 경험은 MBA의 어떤 사례 연구보다 내게 최적화되어 있어 값지고, 개인 코칭을 통해서도 얻을 수 없는 직접 경험에 의한 학습의 기회가 됩니다.


리더라면 막막한 상황일 수록 뭐라도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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