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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거작가 Jan 17. 2024

忍而不變(인이불변)

굴러온 돌과 텃새들의 전쟁

어느 날 돌이 하나 굴러왔다.

돌치고는 꽤 크고 비중이 있는 돌이었다.

굴러온 돌이지만 돌 자체의 성향도 매우 온건하고 합리적이어서 기존 텃새들도 그럭저럭 곁에 두고 일을 맡길만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다른 큰 조직에서 CEO까지 역임하여 좀 더 상식과 글로벌스탠더드에 맞는 경험을 한 굴러온 돌 입장에선 맡겨준 이 조직의 여러 행태가 영 낯설고 이상해 보인다.


그래서, 삼가고 또 삼갔지만 그래도 한두 가지 자신의 의견과 소신, 의지를 담아 변화를 주도했다.

기존 텃새들은 어쩐 일인지 환한 미소로 손뼉 치며 환영하진 않았지만, 선선히 수용하고 따르는 척을 했다.


하지만, 굴러온 돌이 그의 운명처럼 굴러서 그 조직을 떠나는 순간이 왔고, 위에 말한 작은 변화를 시도한 시기가 또 찾아왔다.


그러자 일 년 전 텃새들의 알 수 없는 무표정과 수용의 실체가 드러났으니,

그것은 다름 아닌, 참을 忍, 忍, 忍이었다.

참을 인 한자가 마음속에 칼을 품은 것이라 했던가.

즉, 텃새들은 참지만 변하지 않았다.


그래서 굴러온 돌이 굴러가자마자 다시 예전으로 돌아갔다. 전보다 더 강한 구심력이 작용하여 더 강하고 단단하게 예전으로 돌아갔다.


첫 번째 조직을 떠나 '굴러온 돌'의 길로 나선 사람들이 명심하고 자신들의 몸가짐과 길잡이에 참고해야 한다.


'忍而不變'...


참을 뿐 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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