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모든 게 바뀌었다

암, 어쩌다 내게도 오는 일

by heavenlyPD

어느 날, 갑자기 배가 심하게 나오기 시작했다.

처음엔 그냥 살이 찐 건가 싶었다.


그런데, 배에 단단한 뭔가가 잡히기 시작했고,

어느 날부터는 배가 너무 불러 똑바로 눕기도 힘들어졌다.


그제야,

동네 병원을 찾았다.


초음파 검사를 하던 의사 선생님이 모니터를 보더니

갑자기 목소리를 높였다.

"상태가 너무 심각한데요? 큰일 났네, 이거."


어느 부위가 문제인 건지

무엇이 의심되는지

정확한 설명도 없었다.


그저, 놀란 얼굴로

내 배 안에 초음파로도 가늠이 안 될 만큼

커다란 혹이 있다고 말했다.


지금 생각해도,

환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없던,

자격 없는 의사였다.


하지만 그때는

그런 걸 따질 겨를도 없었다.

너무 겁이 났으니까…


검사실 밖에서 기다리던 엄마에게

의사 선생님의 말을 전했다.

엄마는 의외로 놀라는 기색이 없었다.


나중에야 알게 됐다.

그 순간, 엄마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는 걸.

하지만 내가 더 겁먹을까 봐,

내색하지 않으셨단다.


엄마는 집으로 오는 길 내내

내 손을 꼭 잡고 놓지 않으셨다.


그리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엄마는 나를 안고 기도하기 시작하셨다.


그때부터였다.

참았던 눈물이

하염없이 쏟아지기 시작한 건.


엄마의 기도를 들으면서도

무서웠고, 겁이 났다.


하나님이 내리신 벌이 아닐까...

하나님보다 일을 더 사랑하며 살았던 삶,

제대로 내 몸을 돌보지 못했다는 후회까지.

온갖 생각들이 머릿속과 마음을 마구 헤집었다.

이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감조차 오질 않았다.


그저 엄마의 기도에 기대어

조용히 우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렇게 아픈 시간이 느리게,

아주 느리게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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