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도 전혀 터지지 않는 곳에서 한 달 살기, 테마는 바로 그거야. 그리고 요즘 캠핑도 다시 뜨고 있잖아.”
아직 화장이 자리 잡지 않아 어린 티가 남아 있는 민선은 미간을 찡그리며 덧붙였다.
"정전만 돼도 울부짖은 현대인이 오지에 남겨졌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날것 그대로 보여주는 거야. 좀 추한 모습도 노출하면서 말이야."
박기철이 한숨을 내쉬고 못마땅한 눈초리를 하며 말했다.
"그러니까 한국판 베어스 그릴을 찍자는 거지? 얼마 전에까지 정글의 법칙도 했잖아. 그런 건 쌔고 쌨어."
"그거랑 이거는 달라. 베어스 그릴이나 김병만은 훈련받은 생존 전문가라고. 우리는 일반인이라는 점이 포인트야. 감성팔이 같은 건 없어. 대자연 앞에서 닥칠 시련과 공포, 그리고 대혼란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거지."
팔짱을 끼고 있던 장태수도 민선의 주장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맞아, 이거 왠지 대박 콘텐츠 같은데? TV 안 보시는 우리 아빠도 ‘나는 자연인이다’는 유일하게 챙겨보시거든.”
처음부터 한 마디도 없었던 박성민에게로 모두의 시선이 모였다.
성민도 "아니, 잠깐 생각해 본 거야. 오케이 나도 찬성."
"그럼 어떤 산으로 가지?"
"나 군대 있을 때 훈련받는다고 가끔 갔던 산이 있어. 거기 정말 외지거든. 고라니도 자주 출몰해서 밤에는 무섭더라. 우는 소리도 꽥꽥하고."
"아, 저 형 또 노인네 같은 소리 시작이네. 입만 열만 그놈의 군대 얘기야. 군대 안 간 사람 서러워 살겠나."
기철이 듣기 괴로운 듯 얼굴을 찌푸리며 빈정댔다.
"성민이 오빠, 거기가 어디야?"
성민이 눈을 치켜뜨며 말했다.
"좀 멀어. 강원도거든."
이어 태블릿으로 구글 어스를 열고 지도를 만지작거렸다.
"여기쯤이야."
손가락은 가리킨 곳은 건물 지붕 하나 없이 초록으로 가득했다.
그들은 만만치 않으리라는 것을 짐작하기라도 한 듯 서로의 시선을 교환했다.
사흘 전의 일이었다.
This is a work of fiction. Names, characters, places and incidents either are products of the author’s imagination or are used fictitiously. Any resemblance to actual events or locales or persons, living or dead, is entirely coincident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