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합류

거참 안 된다 안 합니꺼.

by 마르코니

"스님, 소리 들으셨어요? 공습경보도 울리던데 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거죠?"

마른 체구의 여자가 겁에 질린 표정으로 물었다.

"모르겠습니다. 무슨 일인지 알아보려 내려가는 길입니다."

앞서 민가에 갔다 왔었다고 구구절절 얘기하기에는 설명이 거추장스러워질 것 같았다.

검은색 고어 텍스를 입은 남자가 대뜸 산 아래까지 태워 달라며 부탁했다.

여자 하나에 남자 셋, 모두 이십 대 초반 정도 돼 보였다. 무섭기도 하고 함부로 오지랖을 부려서는 안 될 것 같았다.

대충 둘러대면서 거절했다. 하지만 인원을 번갈아가며 사정했다.

"저 아래까지만 이면 돼요."

"젊은 사람들이 여기는 어쩐 일이고?"

큰 스님이 말했다.

"예, 스님 저희는 대학 졸업반 학생들입니다. 유튜브 콘텐츠를 찍으러 왔다가 놀라서 내려가던 길이예요."

나는 별 탈이야 있겠냐며 우리는 방향이 달라 따라나설 것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쉬고 싶으면 얼마 멀지 않은 곳에 우리가 기거하고 있는 절이 있으니 그곳에서 도움을 기다려도 된다.'라고 말했다.

파란색 윈드 스토퍼를 입은 남자가 말했다.

"여기 있는 게 더 위험할 것 같아요. 죄송하지만 저기 아래까지만 신세 질 수 없을까요? 폐 끼치지 않게 얌전히 있겠습니다."

나중에 박기철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던 이 학생은 매사에 순발력이 있고 상당히 영리했다.

"글쎄 사정은 알겠지만 우리는 가볼 곳이 있어서 말입니다."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큰 스님이 말했다.

"태워드려라. 그냥 두고 가면 어쩔 작정이냐."

학생들의 찡그린 얼굴이 펴졌고 나는 속으로 흥, 콧방귀를 뀌었다.

큰 스님의 분부만 아니었으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내달렸을 것이다.

어쨌든 학생들은 고맙다고 반색을 했다.

웃는 얼굴로 조잘대며 테라칸 2열, 3열 좌석에 두 명씩 올라탔다.



This is a work of fiction. Names, characters, places and incidents either are products of the author’s imagination or are used fictitiously. Any resemblance to actual events or locales or persons, living or dead, is entirely coinciden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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