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 상실.
마트 입구는 트럭이 가로막고 있었다.
마트 문에 최대한 붙여 놓긴 했지만, 사람은 얼마든지 다닐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우리는 손님이라는 정당성을 앞세워 떳떳하게 문을 밀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출입문은 완벽하게 닫혀 있었다.
경계심을 한껏 곤두세웠다.
우리는 앞으로 무슨 일을 경험하게 될지 짐작도 하지 못한 채 들어갈 방법을 탐색했다.
우선 차를 출구 쪽으로 돌려놓고 도주 경로를 확보했다.
그리고 혜천이 보초병으로 차에 남아 동태를 살피기로 했다. 만에 하나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경적을 울리기로 약속했다.
우리는 각자 소지품에서 몽둥이가 될만한 것들을 꺼내 쥐고 만반의 준비를 했다.
무단 침입뿐만 아니라 누구 하나 걸렸다가 수틀리게 하면 패 죽일 각오였다.
가장 건장한 태수가 앞장서 건물 뒤편으로 걸어갔다.
건물 뒤편에서 지하 주차장을 발견했다. 납품 차량 출입구라고 적혀있었다.
지하에 들어서자 수치심과 긴장감이 겹치면서 겨드랑이가 젖어들었다.
학생들이 일제히 손전등을 꺼내 들었다. 손전등 성능은 놀랄 만큼 환했다.
기철과 태수가 선두에 나서고 나머지 일행은 숨을 죽인 채 천천히 따라 들어갔다.
“이거 완전 콘텐츠 감인데?”
민선의 말에 나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들은 이 상황에 뭔가 흥미를 느끼는 것 같아 어처구니가 없었다.
하, 습하고 쾌쾌한 냄새가 올라왔다.
일반 건물 지하주차장과 별반 다를 바 없었다. 중앙에 화물용 승강기가 있었고 그 옆에 낡을 대로 낡은 지게차가 세워져 있었다.
흔한 출입 금지 경고문조차 없었다. 우리가 들어온 입구 반대편에는 계단 표지판이 있는 철제문이 보였다.
성민이 손잡이를 움켜쥐고 몇 차례 돌리더니 우리를 보며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었다.
이어 민선이 승강기 버튼을 누르자 하강하기 시작했다,
다들 신경을 곤두세우며 승강기 쪽으로 시선이 모였다.
‘끄억’하고 기분 나쁜 기계 소리를 내며 쇳덩어리 같은 문이 아래에서 위로 열렸다.
This is a work of fiction. Names, characters, places and incidents either are products of the author’s imagination or are used fictitiously. Any resemblance to actual events or locales or persons, living or dead, is entirely coincident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