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안간 백혈병

이런 게 백혈병 징후였다

by 나일스

고작 14살이다.

졸업생이 38명인 작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입학해서 친구가 많아 좋다고

해맑게 웃던 1학년 신입생.


맞춰놓은 교복을 기다리고 있던 4월 12일

폐렴으로 찾은 병원에서

백혈병이 의심된다는 얘기를 듣고

부랴부랴 응급실을 찾았다가

지금까지 5개월간 입퇴원을 반복하고 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상했다.

중학교에 입학하고부터

이유 모를 멍도 들었고, 가끔씩 두통을 호소했다.


친구들과 농구를 하느라 멍이 들었겠거니,

중학교에 적응하느라 신경을 써서 두통이 있을 수도 있겠거니

넘겼던 징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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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어느 부모가 아이의 멍든 팔을 보고, 두통이 있다는 말을 듣고

‘혹시… 우리 아이가 백혈병일까?’ 라고 생각하랴..


그렇게 별안간 우리에게 왔다.


어마어마한 충격에 나는 슬퍼할 시간조차 없었다.

서울 큰 병원을 알아봐야 했고,

하고 있는 일을 어느 정도로 정리해야 할지도 생각해야 했으며,

남겨질 둘째 생각도 해야 했다.

나는 엄마니까. 눈물이 나도 할 건 해야 했다.


그리고 가장 많이 생각한 건

반갑지 않은 우울증까지 찾아올까 걱정이 됐다.

본인의 병을 충분히 인지할 나이이고

검색이 모든 것을 알려주는 세상이라

아이가 받을 충격이 너무 걱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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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중2병을 선행하고 있던 중이라

집에서 말 몇 마디 안 하는 아들인데,

이제 우리 둘만 붙어 있게 생겼으니

나의 역할이 절대적이게 된 상황이었다.


어쩌면 12년 전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보다

나의 역할이 더 중요한 시기였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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