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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득 올린 채소와 구운 병아리콩

이게 아주 요물이다

by Dahi

오늘은 가기 싫어도 나가야 했던 날.

아침 러닝이 계획되어 있었다. 물론 나와 상의되지 않았지만 상의된???

가민 워치에 10km 러닝을 위한 트레이닝 계획을 설정해 놓았기 때문에 일주일에 3번은 그 계획대로 뛰고 있다.

오늘은 10분의 가벼운 러닝, 4km 정도의 러닝, 0.5km 정도의 빠른 러닝과 마지막 10분은 가볍게 뛰거나 걷는 코스이다.

대충 따져봐도 6km 정도는 뛰겠구나 싶어서 각오를 하고 나갔다.

아니 각오라고 해봤자, 지켜보는 사람도 없고, 내가 하고 싶어 하는 일인 것을.

그래서 힘들면 걷고, 천천히 뛰다가 또 열심히 뛰면 된다.

그걸 아는 사람인데도 사실 이 시계의 노예가 되어서

뛰지 않으면 나의 기록이 점점 낮아진다는 압박에?? 아니 응원에 이를 악물고라도 뛰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그렇게 40분가량을 뛰고 돌아왔다.


사다 놓은 빵을 다 먹었다.

오늘은 빵 없이 채소와 과일로만 가득 채워진 한 접시.

토마토를 슬라이스 하고 그 위에 남은 리코타치즈를 모두 올렸다.

아빠가 또 사다 놓은 청포도와 딸기를 올리고 양배추 위에 후무스를 듬성듬성 올려 소금과 후추, 올리브오일을 뿌려 마무리.

아! 달걀은 어제 삶아 놓은 것이다.


한 그릇 가득 채웠지만 따지고 보면 또 은근 건강한 한 접시.

심리적인 요인인지는 모르지만, 이렇게 가볍게 먹고 나면 아직도 뭔가 무거운 게 당긴다.

하지만 아무리 돌아봐도 집에 탄수화물의 탄자도 보이지 않는다.

삶아 둔 병아리콩을 노려보고는, 그래 오늘은 이걸로 심심한 입을 달래 보자 싶어서

병아리콩에 올리브오일, 후추, 소금, 꿀을 살짝 둘러 에어프라이기에 돌렸다.

이거 아주 요물이다. 바삭바삭하니 건강한 간식이 따로 없다.

많아 보였는데 반 이상을 다 주워 먹고 또 병아리콩을 불려놨다.

이제 너로 정했다. 내 살을 조금 가져가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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