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크림 붕어빵을 좋아하시나요?

팥 붕어빵과 슈크림 붕어빵 중에서 저는 슈크림 붕어빵을 좋아합니다. 편의상 슈붕과 팥붕이라고 하겠습니다. 오늘은 저처럼 슈붕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제가 느낀 감정을 공감하실 수 있지 않을까 하며 글을 적어봅니다.

밥을 먹으러 부천에 있는 식당으로 향하던 중 서울에서는 보기 힘든 가격인 1000원에 3개로 판매하는 팥붕과 슈붕을 만났습니다. 반가움과 더불어 밥을 먹은 뒤 오랜만에 맛볼 슈붕을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붕어빵을 파는 포장마차에 도착한 저는 이 순간을 기억하자며 사진으로 담아냈습니다.

사진을 찍는 것과 동시에 눈에 들어온 호떡과 많은 양의 붕어빵들을 보았습니다

‘왜 저렇게 쌓여있지? 안 팔리는 집인가?’

사실 1000원에 3개인 곳은 한 블록을 두고 떨어진 곳에도 있었는데 사람이 두 명 정도 있었고 진열된 붕어빵이 하나도 없어서 기다릴 것 같아 사진을 찍은 이곳에 오게 됐습니다.

이때까지는 몰랐습니다.

이 사진이 저에게 새로운 추억을 남겨줄 예정이라는 것을요.

포장마차에는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계셨습니다. 할머니는 호떡을 굽고 계셨고 할아버지는 붕어빵을 굽고 계셨죠. 할머니는 인사를 건네시곤 방금 구워진 호떡이라며 맛있을 거라며 말씀을 건네셨습니다.

본래 슈붕을 먹기로 희망했던 저는 슈크림 붕어빵 3개를  부탁드렸고 계좌로 보내드리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붕어빵은 진열된 붕어빵을 담아주셨습니다.

”여기요 사장님 보내드렸습니다 감사합니다“

흰색 봉투에 담긴 3개의 슈크림 붕어빵

’식어도 맛있겠지, 슈크림 붕어빵은 항상 옳아, 맛있겠다, 얼마 만에 먹는 거지, 1000원에 3개라니 정말 저렴하다, 눈이 좀 매운데 기름 때문인가,....‘

다양한 생각들과 함께 봉투에 담아둔 슈크림 붕어빵 하나를 꺼내 한입 베어 물었습니다.

’......?‘

’이게 슈크림 맛인가? 탄 맛이 나는 것 같기도 하고, 배불러서 그런가? 아닌데 이건 슈크림이 아닌데‘

다시 한입

’아.. 슈크림이 아니라 옥수수크림이구나...’

‘당했다.....’

‘아니지 이건 당한 게 아니라 사기야. 이건 사기야...’

‘사장님 이건 슈크림 붕어빵이 아닌데요? 옥수수크림을 넣으신 건가요? 이렇게 장사하시면 안 되죠. 환불해 주세요. 너무하시네요. ’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는 저는 남은 붕어빵을 먹을 뿐이었습니다. 바람을 피해 우물우물 포장마차 안에서 붕어빵을 먹는 저를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이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대화를 나누셨습니다

할머니가 할아버지를 보며 말씀하십니다

”그렇게 구우면 안 돼, 뒤집어, 아니 그렇게 말고, 그냥 놔둬.... “

여기서도 느꼈습니다.

진열된 수많은 붕어빵은 할아버지의 연습용 붕어빵이었음을

기름 냄새에 눈이 매워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으나 너무나 억울해서 슈크림 붕어빵을 흉내 낸 옥수수크림 붕어빵을 그 자리에서 계속 먹고 있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할아버지가 핸드폰으로 통화를 하시더니 오토바이 관련된 이야기를 하십니다.

”악쎌레이터를 이빠이 당겼는데 소리만 나고.... “

오토바이 수리 관련해서 문의를 드린 것일까요

전화를 끊은 할아버지에게 할머니가 또 쏘아붙이십니다.

”그놈의 오토바이 그것 때문에 돈이....“

그런 할머니를 피해 나오시려는 건지 제가 서있는 방향으로 오시길래 비켜드렸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저를 다시 놀라게 하는 할아버지의 행동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시곤 불을 붙이시더니 담배를 피우려고 하시더군요.

정확히는 이미 불을 붙이셨고 그냥 담배를 피우셨습니다.

저는 다 먹어서 나왔다는 듯, 사실 전혀 잘 먹지는 않았으나 “잘 먹었습니다”를 외치며 도망치듯 나왔습니다.

1000원으로 이렇게 억울하고 배신감을 느낄 수 있다니 친구들에게 이 사실을 널리 널리 전하기로 했습니다.

와 슈크림 3개에 1000원이길래

신나서 샀는데

옥수수 크림이야

여러분

1000원에 3개인 슈크림 붕어빵인데

옥수수 크림이 들어가 있습니다

어떠신가요?

슈붕을 좋아하는 저에겐 이런 충격이 없었습니다.

슈크림 붕어빵 좋아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