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도 성장통을 겪습니다.
어린 시절, 우리는 신체가 자라면서 겪는 통증을 성장통이라 불렀다. 특히 밤에 잠을 자다가 다리가 쑤시거나 아파서 말 못 하는 아기들이 그저 울기만 할 때, 부모님은 아이의 다리나 팔을 마사지해 주며 고통을 덜어주려 애쓰셨다. 이러한 성장통은 유아기와 청소년기에도 나타나며, 몸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겪는 고통이었다. 시간이 지나면 그 통증이 사라지며, 우리는 한 뼘 더 자란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하지만 신체의 성장통만이 전부는 아니다. 나이가 들면서 우리는 여전히 다른 형태의 성장통을 겪게 된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거나,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그 과정에서 느끼는 혼란과 불안은 어른이 된 우리가 마주하는 또 다른 '성장통'이다. 이 고통은 단순한 신체적 아픔이 아니라,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다가오는 고통으로, 더 복잡하고 무거운 의미를 지닌다.
어른에게도 성장통은 찾아옵니다.
30대에 접어들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안정된 삶을 기대하게 된다. 직장에서의 안정, 가정에서의 평온, 그리고 사회적 역할에서의 인정까지. 하지만 기대와 달리 현실은 여전히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다. 이 시기에는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도전이 다가오고, 새로운 목표를 세우거나 현재 상황에 대한 고민들이 우리를 끊임없이 괴롭힌다. 때로는 예기치 않은 변화들이 우리의 계획을 무너뜨리기도 한다. 특히 과거의 선택들이 지금의 나를 발목 잡는 것처럼 느껴질 때, 그 불안감은 더욱 깊어진다. ‘그때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땠을까?’ 또는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걸까?’ 같은 질문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이 모든 고민들이 뒤엉켜 마음속에 자리 잡은 불안감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마치 방향을 잃은 배처럼 불안과 혼란 속에서 표류하는 기분이 든다.
나 역시 종종 과거의 선택에 대해 생각해보곤 한다. ‘그때 다른 길을 선택했더라면 지금의 나는 어떻게 달라졌을까?’라는 질문이 머릿속에서 맴돌곤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은 것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후회와 고민은 피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인간은 항상 선택의 기로에서 후회를 하기 마련이다. 한 선택을 하더라도 다른 가능성에 대한 미련은 남기 마련이고, 그 미련이 결국 후회로 이어지곤 한다. 그 질문들 속에서 주저앉아 있느냐, 답을 찾고 나아가느냐는 모두 자기 자신한테 달려있는 숙제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종종 '완벽한 선택'이라는 환상을 품고 살아간다. 그러나 인생에서 완벽한 선택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어떤 길을 가더라도 크고 작은 후회는 뒤따를 수밖에 없지만, 중요한 것은 그 후회가 우리의 삶을 후퇴시키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는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이다. 후회 속에서도 우리는 배울 점이 있고, 그 속에는 성장의 기회가 숨겨져 있기 마련이다. 결국, 후회는 우리를 무너지게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가르쳐주는 경험의 일부일 뿐이다. 지금 이 순간 내가 내리는 선택이 어디로 이끌지 알 수 없지만,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그 속에서 성장할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믿음이 필요한 것이다. 어릴 적 신체적 성장통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되었고, 부모님의 따뜻한 위로와 돌봄이 있었다. 그러나 어른이 된 지금은 그 고통을 해결해 줄 누군가를 기대할 수 없다. 이제는 스스로 그 고통을 직면하고 견뎌내야 할 순간이 다가온 것이다. 외부의 도움을 기다릴 수 없기에, 우리는 그 안에서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한다. 고통이 주는 의미를 깨닫고, 그 과정 속에서 어떻게 나아갈지 스스로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어린 시절의 성장통이 몸이 자라면서 겪는 자연스러운 과정이었다면, 지금 우리가 겪는 마음의 성장통은 더 복잡하고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진다. 이 성장통은 우리의 삶을 다시 한번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재설정하는 중요한 과정이기도 하다. 혼란 속에서 길을 잃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혼란이야말로 우리가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일 수 있다. 이 고통은 우리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내면의 성장통을 극복하자
성장통을 부정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성인이 된 우리는 종종 고통을 무시하거나 억누르려고 한다. 아이들은 고통을 다가오면 바로 표현을 하지만, 어른이라는 이름 두 글자 때문에 아픔을 표현하기보다는 “괜찮아, 금방 지나갈 거야”라고 말하며 스스로를 위로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진짜 문제를 마주하지 않으려 회피할 때가 많다. 그러나 성장통은 그렇게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불안하고 힘든 감정을 억누르기보다는, 그 감정을 인정하고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찾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내가 왜 불안한지, 무엇이 나를 이렇게 혼란스럽게 만드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시간은 결국 더 큰 통찰로 이어진다.
성장통을 해결하는 과정에서는 작은 한 걸음이 중요하다. 거창한 변화나 대단한 결심이 필요하지는 않다. 오히려 일상 속에서 자신을 돌보고, 작은 변화를 실천하는 것이 커다란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다. 예를 들어, 매일 자신에게 잠깐의 쉼을 허락해 주거나, 꾸준히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갖는 것만으로도 성장통을 다루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한꺼번에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애쓰기보다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접근법이다.
성장통은 우리만 겪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는 때때로 나만 혼자 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느낄 수 있지만, 사실은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성장통을 경험한다. 친구나 가족, 동료들에게 이야기를 나누고 그들의 경험을 들으면, 그 속에서 위로와 공감을 찾을 수 있다. 내 아픔이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더 단단해질 수 있다.
성장통을 두려워하지 말자. 이 고통은 우리가 변화하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성장통이 없었다면, 우리는 그저 같은 자리에서 머물러 있을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더 나은 자신으로 변화하고, 더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게 된다. 성장통은 끝내 우리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줄 것이고, 지금의 아픔이 미래의 나에게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고통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하지만 그 고통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방식으로 극복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성장은 달라진다. 성장통을 두려워하지 않고, 그 안에서 나를 돌아보고, 작은 변화부터 시작하는 것이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길을 열어 줄 것이다.
지금 현재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성장통을 겪고 있다면, 그 안에서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변화할지 상상해 보자. 그 아픔의 끝에는 분명 더 단단해지고 빛이 나는 당신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