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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령욱 May 03. 2024

허무. 그리고 용기

문학소년 - 03

허무, 그리고 용기.


<제3장>


"용기 없는 지식은 허무한 것이다."

다만, 새로운 것으로 앞을 채울 순 있다.


저는 이 글을 통해

어쩌면 허무주의로 가득 차고, 공허함과 갈라 치기로 그득히 잠식되어가고 있는 이 세상에서,

작은 용기를 가지고서 앞으로 진취해 나아가는 이들이 조금 더 많다면 좋겠다는 바람과 소망을 표하고자 합니다.


점점 지쳐가는 이 세상 속에서, 작게나마 용기를 얻어 갈 수 있는.

결코 따듯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래도 왠지 모르게 힘을 얻을 수 있는 그런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한 줌의 재가 되어

누군가에게 이름을 불리기보단,


발버둥 쳐 살아가며,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고 다닐 테다."





<1> 허무, 그리고 용기.


아니!!!!! 아니요 아니!


노력해도 안 되는 게 있어요.
그런 게 좀 있다고요.

뭐든 각자의 한계가 없다고들 말하지만,
우린 처음 살아보는거라.
그 한계를 모르고 맨땅에 헤딩하듯 살아야 하잖아요?

난 근데요,
이상하리 만치 그 한계를 잘 알아요.
나이도 어린 게, 대체 그 한계가 뭔지 벌써 안다는 거. 

그거 자체가 웃기실 수도 있어요. 


그치만.

그래서 그런지,


나는요, 뭐든 그냥 그래요.

뭐든 하다 보면 허무해져요.

그냥 지나보내는게 답답하고서
뭔가 알 수 없는 감정들이 쌓여 결국 억울함이 돼요.

그래서 결국 모든 걸 놓아버리고요,
그제서야 또 허무해지고

그렇게 또 새로운 걸 반복하고.

그러다 결국.

모든 걸 포기하고나서야,
다시끔 살아갈 용기를 얻어요.


근데도 이런 비극을 난 계속 이어나가고 있어서요.
그래서.. 도무지 못하겠어요. 못 버틸 것 같아서요.
이젠 그만하고 싶어요.

이 굴레에서 날 좀 꺼내줘요,
나 제발 살려주세요.

진짜 사람답게 살아가고 싶어요.
진짜 부끄럽지 않게 살고 싶어요..


그만,

내게 용기를 주시면 안될까요.




<2> 공허와 갈라치기의 피해자들에게.


허무맹랑 虛無孟浪


무심코 던진 돌멩이에

퍽 하고 맞아 죽어버린 나의 작은 이여.


어쩌다 그렇게 됐습니까.

뭐가 그리 당신에게 비통하더이까.


조금씩 한 발자국.

그 내딛는 용기가 어려워

그렇게 풀이 죽어 계십니까.


아, 이제는 묻지도 못하게 생겼군요

아. 나의 작은 이여.


조금의 용기만 있었더라면...

그렇다면 그 허무는 당신을 덮치지 않았겠지요.


되려 돌을 던진 이들에게 용서를 받았겠지요.


그 용기가 어려워,

그 용서를 받지 못하시니.


나 하늘에 맹세하리다.

나는 그리 살지 않노라고.

나는 당신의 억울함을 풀고 가노라고.




<3> 내면의 허무.


천둥벌거숭이



난 그저 남들이 그렇다기에,

그저 그랬다고 해서.


그냥 그게 옳다구나 하며,

내면을 그렇게 가꾸었다.


줏대 없는


삶.


기준 없는


가치.


그렇게 멋대로 떳떳하다 생각했고,


그게 나의 신념이 되었다.


허나,

깨닫고야 말았다.


백지에 그은 획이라곤,

내 이름이 아닌.


타인의 이름뿐.


참 어리석구나.


참 잘난 체 덩어리구나.


참. 천둥벌거숭이가 다름없구나.





<4> 허무의 끝은, 아집이다. 용기를 얻고 싶다면, 아집을 버려라.


아집 我執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는 상자를 목숨 걸고 지키는 이들을 위해,

그 상자가 전부가 아님을 아는 이로써, 재빨리 버리고서 진짜 세상으로 나오길 바라는 의미로 글을 쓴다.


 아마, 아집이라는 그 상자를 가진 당신은.

상자를 내려두자고 하니 스스로가 용납하지 못하고,

버리려고 하니 단전에서 나오는 희뻘건* 앙금들에.

결국 스스로가 사무치게 놀랄 테다.

그럼 돌고 돌아 당신은 또 "비어있는 상자를 어떻게든, 언젠가는 채우면 되겠지."라며 생각하지만.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너무나 당연히 상자를 버릴 걸 스스로가 너무나 잘 알기에, 오직 그 빈 상자만을 고집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 당신에게 상자는, 무엇하나 의미가 없어야 하며.

그러면서 중의적으로 가장 불행해야 하는, 아무것도 채워지지 않은 그런 상자여야 할 테다.

 

그리곤,

누군가가 걱정을 해주거나 조언하면.

그제야 자신의 상자가 세상에서 가장 텅 비고 공허한 상자인 척, 끝끝내 자신을 사랑하지 않음이 원인이 아니고서,

그저 타인들의 핍박과 세상의 잔혹함만으로 자신의 상자가 채워지지 않음을 호소하기 시작한다.

그리고선 들어주는 이에게 자랑스럽게 말한다.

" 아무것도 채워지지 않은 상자를 목숨 걸고 지키는 기분을 알아? "


오, 제발 부탁하건대.


당신의 아집이 진리가 아님을 속히 깨닫고서

진정한 세상 밖으로 나오길 바란다.




<5> 허무함을 떨쳐내기 위한 가장 좋은 수단은, 다짐과 실행이다.



다짐 


가만히


누워있기보단.


발버둥 치며 이리저리 움직여볼테다.


저 멀리 있다 싶은

죽음도.


이리저리 피해버릴테다.


한 줌의 재가 되어,

누군가에게 이름을 불리기보단.


발버둥 쳐 살아가며,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고 다닐테다.


그렇게 오래오래 살아가며.


내가 깨닫고 딛고 일어선 모든 발자취를

세상에 알릴테다.


그게 나의 허무에게 하는 약속이다.

그게 나의 용기이다.





우리의 용감함이 올곧기 위해, 허무의 시간 또한 필요하다.





*희뻘건 : 희멀겋다 + 시뻘겋다



첫 문장.


*발타자르 그라시안 - 명언록 中

    "용기 없는 지식은 허무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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