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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재 Feb 11. 2023

step11.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최악의 경우에 대비하라


간혹 최종 결과물이 컨펌되었다고 해서 작업에 관련된 파일을 곧바로 삭제하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이는 굉장히 위험한 일입니다. 파일이나 레이어가 더 이상 필요 없어진 것처럼 보이더라도 '삭제'는 섣불리 하지 않는 것이 좋아요. 문제는 언제나 우리가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일어나거든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최종 컨펌을 하고 난 후에 릴리즈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했던 문제가 생기기도 하고, 갑자기 클라이언트의 마음이 바뀌어 작업물을 이전 단계로 되돌려야 하는 일도 종종 일어납니다. 클라이언트가 영상을 너무 맘에 들어 한 나머지 같은 포맷의 영상을 몇 개 더 만들어달라며 의뢰할 때도 있.


이렇게 이전 작업 파일이 다시 필요한 경우를 자주 겪어 왔기에 저는 작업 파일을 절대 지우지 않습니다. 특히 영상이 릴리즈 되기 전엔 그 어느 것도 삭제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수정하기 전 버전의 파일을 포함한 모든 작업 기록을 영상이 릴리즈 될 때까지 남겨둡니다. 영상이 릴리즈 된 후엔 최종 작업물에 대한 폴더를 만들어 외장하드에 저장해 둡니다.


'삭제'는 언제든지 쉽게 할 수 있습니다. 클릭 한 번이면 되니까요. 하지만 한 번 삭제한 파일은 다시 되돌릴 수 없습니다. 파일 복구를 하더라도 모든 세부 사항까지 온전히 복구하기는 힘듭니다. 삭제는 언제나 신중해야 하고, 삭제 시점은 뒤로 미룰수록 좋습니다.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으니까요.



언제나 최악의 경우에 대비하라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는 것을 부정적인 태도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사실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는 것은 언제나 긍정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킵니다. 오히려 우리에게 실망과 좌절을 주는 것은 지나치게 긍정적인 기대입니다. 타인에 대해 큰 기대를 가진 사람들이 쉽게 상처를 입는 것처럼요.


상대방에 대해 크게 기대하는 것은 언제나 큰 실망과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옵니다. 내 마음만 상처를 입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마음에도 상처를 입히게 됩니다. 그게 가족이든, 연인이든, 친구든 간에요. 타인에 대해 '기대하지 않는 것'은 그에게 '관심이 없다'는 뜻과는 다릅니다. 그보다는 상대방에 대해 섣부른 판단을 하지 않고, 그를 있는 그대로 보는 것입니다.


이 같은 인간관계뿐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며 마주치게 되는 다양한 상황에서 이처럼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있으면 섣부른 기대를 하지 않게 되고 어떤 상황이 펼쳐지더라도 실망하지 않게 됩니다. 좋은 상황이 펼쳐졌을 때 더 크게 기뻐할 수 있고 나쁜 일이 일어나더라도 크게 좌절하지 않게 됩니다.


10년 뒤, 내일, 10분 뒤 어떤 일이 생길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우리의 계획대로 되는 일은 거의 없죠. 계획은 언제나 틀어지기 마련입니다. 좋은 방향이든 나쁜 방향이든지요.


최악의 경우를 대비하라는 것이 해결책을 미리 완벽하게 준비해 놓으라는 뜻은 아닙니다. 모든 걸 철저하게 준비해놓지 않더라도, 그저 그런 상황을 염두에 두는 습관만으로도 어떤 일이 생겼을 때 차분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됩니다.


영상을 편집할 때에도, 사람들을 만날 때에도 이렇게 최악의 경우를 고려하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순간을 맞닥뜨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부주의한 행동으로 인해 실수하는 일이 잦거나 타인에게 쉽게 실망하는 성격이 고민이라면, 이렇게 최악의 경우를 고려한 상태로 임해보는 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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