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 그래요 닭고기... 치킨 말입니다.
처음에 미국에 와서 만만해 보이는 치킨집에 갔지요. 그런데, 전혀 예상치 못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Dark meat or white meat?
저는 닭날개는 chicken wings, 닭다리 drum stick이라고 열심히 외워왔는데 말이죠.
아무래도 흰색이 안전해 보여서 white meat를 주문했고, 물론 실패였습니다.
나중에서야 다리나 날개가 dark meat, 즉 갈색살로 불린다는 사실을 알았지요.
그럼, 왜 치킨의 갈색(dark) 살과 흰(white) 살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일까요?
근육세포를 섬유(fiber)라고 해요. 왜 옷감도 아닌데, 섬유냐고요? 근육 세포가 마치 실처럼 길게 생긴 것이 뭉쳐있어서 그래요. 마치 뜨개질하는 굵은 실처럼 말이죠. 근섬유의 특징에 따라 마치 실의 색깔이 다르듯, 근육의 색이 달라집니다. 이 차이는 근육 속에 미오글로빈(Myoglobin)이란 단백질의 함량에 의해 결정됩니다. 좀 어렵나요? 이 미오글로빈이란 놈은 빨간색인데, 혈액 중의 헤모글로빈으로부터 산소를 받아 근육으로 공급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미오글로빈이 많은 근육은 적색을 띠고, 적은 근육은 흰색을 띠게 돼서 흰 살과 갈색살이 결정되는 거예요. 이게 딱 둘로 갈라지는 것은 아니고, 모든 근육이 어느 정도의 비율로 섞여있습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여서, 마라토너의 근육은 갈색살을 더 많이, 헬창들은 흰 살을 더 많이 갖고 있을 겁니다. 아마도 맛도 확실히 다르겠지요? 상상만 해도 끔찍하지만, 과학적인 근거로 맛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닭 말입니다. 마라토너 말고.
갈색살은 일반적으로 흰색 고기보다 더 많은 지방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갈색살의 유산소운동, 즉 지속적인 활동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에너지가 필요하고, 이 에너지는 지방과 함께 저장되며 사용됩니다. 고기에 들어있는 더 많은 지방은 그 고기에 더 촉촉하고, 풍부한 맛을 부여하며, 약간 다르고, 종종 더 촉촉하다고 여겨지는 질감을 줍니다. 게다가 갈색살에 더 많이 함유된 철분(iron)과 아연(Zinc)은 고기에 금속적인 독특한 향취(gamey)를 만들어냅니다.
헤모글로빈과 미오글로빈
"헤모글로빈(Hemoglobin)"과 "미오글로빈(Myoglobin)" 모두 이름에 "글로빈(globin)"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단어는 라틴어 "globus"에서 파생되었는데, "공"을 의미합니다.
헤모글로빈(Hemoglobin)이라는 용어는 "hemo-"와 "-globin"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Hemo-"는 그리스어 "haima"에서 유래되었고, 이는 "피"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헤모글로빈"은 피 속에 있는 산소를 운반하는 알갱이예요.
미오글로빈(Myoglobin)은 "myo-"와 "-globin"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Myo-"는 "근육"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myo"에서 왔습니다. 그러므로 "미오글로빈"은 근육 속에 피를 운반하는 알갱이가 되지요.
헤모글로빈과 미오글로빈은 대충 우리 혈액과 근육에 "빨간색의 짐꾼" 역할을 하는 이런 놈입니다.
대충 감을 잡았다면, 이번 기회에 흰 살과 갈색살, 지근과 속근, 유산소운동과 무산소운동과의 연관성을 확실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발레리나의 근육과 헬창의 근육
이 근육의 비율에 따라 근육의 모양이 결정됩니다. 산소를 소비하는 유산소 운동을 담당하는 적색 근섬유(red muscle fibers)는 가늘고 긴 근육을 만들어요. 반면, 흰색 근육(white muscles)은 커다란 부피를 갖게 되지요. 그래서, 마라토너의 근육은 작고 가늘지만, 매우 높은 지구력을 갖게 됩니다. 단거리 육상선수의 근육은 매우 크고 폭발적인 힘을 내지만 지구력이 떨어자는 근육을 갖게 되지요. 흰색 근육은 폭발적인 힘을 낸다고 해서 속근(fast twitching fiber)라고 해고, 적색 근육은 지속적인 힘을 낸다고 해서 지근(slow twitching fiber)라고도 합니다. 지근을 1종 근섬유(Type 1 muscle fibers)라고 하고, 속근을 2종 근섬유(Type 2 muscle fibers)라고 하는 것도 알아두세요. 우리가 일상적인 운동을 할 때 추로 1종, 즉 지근, 적색 근육을 사용하기 때문이에요. 2종 근섬유는 우리가 엄청난 힘을 필요할 때만 가동하는 일종의 플랜 B거든요.
이 두 근육의 비율은 주로 태어날 때부터 결정이 되어 있어요. 그래서, 똑같이 운동을 해도, 쉽게 속근이 발달하는 사람도 있고, 지근이 발달하는 사람도 있어요. 재밌는 사실은 속근이 많은 사람은 웨이트를 주로 하고, 지근이 많은 사람은 러닝머신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요. 더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이죠.
갈색살, 지근(slow twitching fiber, type 1 fiber) :
장거리 달리기나 사이클링과 같은 지속적이고 산소를 사용하는 운동에 적합합니다. 근육 내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데 필수적인 마이오글로빈이 더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에어로빅 운동에서 핵심적입니다.
흰 살, 속근(fast twitching fiber, type 2 fiber) :
100미터 달리기나 웨이트 리프팅과 같이 갑작스럽고 폭발적인, 산소를 주로 사용하지 않는 운동에 필요합니다. 이 섬유들은 강력하게, 빠르게 힘을 발휘할 수 있지만, 더 빨리 피로해집니다. 무산소성 운동 중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바다의 헬창 광어, 마라토너 참치
회 좋아하시죠? 흰살 생선 좋아하시나요? 붉은 살 생선 좋아하시나요? 참지냐 광어냐?
광어는 바닥에 납작 업드려 있다, 잽싸게 먹이를 낙아챕니다. 어떤 근육을 갖고 있을까요? 무산소운동을 주로하기 때문에 흰살 근육(속근)을 갖고 있습니다.
반면, 참치는 끊임 없이 헤엄을 치지 않으면 죽어버리는 어종입니다. 이 엄청난 지구력을 만들어내는 것이 여러분들이 김에 싸서 먹는 그 바로 붉은 살 근육(지근)입니다.
또, 우리는 제3의 근섬유를 갖고 있는데, 바로 복합 근섬유(mixed musclew)예요. 이 근섬유는 내가 어떤 자극(훈련)을 주로 받는가에 따라 주로 적색 근육으로 발전할 수도, 흰색 근육으로 발전할 수도 있어요. 그래서, 내가 저자극의 고 반복 훈련을 반복하면, 주로 적색 근육이 자극을 받아 더 많아지게 돼요. 마라토너나 발레리나처럼 가늘고 긴 근육을 만들려면, 한 번에 힘이 많이 들어가지 않는 동작을 반복 수행하는 러닝, 댄스와 같은 운동을 해야 합니다. 또한 근육의 길이가 변하지 않는 운동을 등척성 운동이라고 하는데, 이런 운동은 지근을 발달시키는데 효과적이에요. 우리가 일상에서 하는 대부분의 동작들은 이 등척성 운동이에요. 우리가 무거운 상자를 들고 있다면, 우리 근육은 마치 정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힘이 들어가지요? 이렇게 근육이 움직이지 않고, 힘을 쓸 때, 근육의 길이가 변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등척성 운동(isometric exercise)이라고 불러요.
iso는 같다는 의미의 접두사이고, metric은 측정, 길이를 뜻하는 어간이에요. 우리가 평소 아는 단어에는 대칭(symmetry)이 있어요. sy(m)은 같이(with)라는 뜻이고, metry는 역시 측정, 길이란 뜻이에요. 같이 측정되니, 대칭이란 뜻이 됩니다.
우리가 서있을 때, 앉아있을 때 우리는 중력에 저항해서 지속적으로 근육이 힘을 쓰고 있어요. 단지 우리가 느끼지 못할 뿐이죠. 약한 강도로 계속 힘을 쓰기 때문에 크기가 커지기보다는 지구력이 필요하니, 바로 지근이 발달하게 됩니다. 대표적인 등척성 운동은 플랭크가 있어요. 기마자세를 유지한다던가, 태극권도 많은 등척성 운동을 포함합니다. 반대로 한 번에 최대한 힘을 쓰는 운동을 하면, 속근이 발달해서 근육의 크기를 키우기 적당합니다.
실전 근육
실전 근육이란 말도 많이 사용하는데요, 의학용어는 물론 아니지만, 실전 근육은 두 가지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어요.
첫째로, 크기만 키운 것이 아니라 적당한 적색 근육의 비율로 지구력도 강한 근육이에요. 아무리 힘이 좋아도, 5분 만에 지쳐버린다면 실전(?)으로 벽돌을 나를 수는 없잖아요? 냉장고를 힘껏 들어서, 열 발자국도 못 가서 깔려버려도 안 되겠죠.
둘째로, 많은 근육들이 실제 운동에 관여하는데요, 기구운동, 특히 한 가지 근육을 고립시켜서 하는 근육을 중심으로 운동을 하면, 실제 일을 할 때는 큰 힘을 쓸 수가 없어요. 실제일을 할 때는 여러 근 육이 조화롭게 도와서 일을 하거든요. 이렇게, 복합적인 근육의 운동능력이 놓은 것을 실전 근육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래서, 웨이트의 꽃은 덤벨이라고 하죠. 덤벨을 같은 무게를 들기가 훨씬 어렵거든요.
그럼, 실전 근육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실전을 많이 하면 됩니다.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