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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것 아닌 의학용어 Oct 07. 2023

엉덩이 vs 턱근육, 사각턱, 턱관절 장애

의학용어, 악관절, 날개근, 저작근


우리 몸에서 가장 힘이 센 근육은 어떤 근육들일까요? 힘이 세다는 것을 먼저 정의할 필요가 있겠어요. 일단 덩치가 크고 전반적인 최대 출력을 낼 수 있는 단일 근육은 엉덩이 뒤쪽에 있는 대둔근입니다. 그룹으로 따지면 또 달라집니다. 중력에 항해서 우리가 걷고 뛰고 할 때 힘을 쓰다 보디 우리 몸의 주 엔진과도 같은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지구력으로 따진 다면 심장근육에 상대도 되지 않습니다. 부지런함은 심장이죠, 우리가 잘 때도 티브이를 볼 때도 늘 한결같이 일하는 근육이 심장 근육입니다. 심장은 매 번 뛸 때마다 약 71그램의 피를 밀어내며, 매일 최소 9,450리터의 피를 펌프질 합니다. 이런 식으로 심장은 일생 동안  쉬지않고 30억 번 이상 운동을 한답니다. 자는 동안에도 덤벨을 들고 있는 녀석이 바로 심장입니다.

하지만, 작은 부위에 순간적인 힘을 가하는 근육이라면, 체급을 따진다면 말이죠, 아마 얼굴에 있는 바닥 보다도 작은 저작근이 챔피언일겝니다. 크기는 작지만, 마치 권투 선수 마이크 타이슨의 훅처럼 순간적으로 우리 어금니에 엄청난 힘을 꽃아 버린답니다. 우리가 이를 악물을 때 이 자근, 아니 작은 저작근은 우리 어금니에  90.7킬로그램을 가할 수 있습니다. 이 작은 근육으로 90킬로를 들 수 있다*니 놀랍지 않은가요?


엉덩이 근육 Gluteus Maximus 해비급 챔피언
심장근육 Cardiac Muscle    가장 지구력이 센 마라토너
저작근 Masseter  체급을 따진다면 저작근이죠 P4P No1.


자 모두들 대단한 근육들이죠. 저는 작지만 엄청난 힘을 갖은 저작근에 마음이 가는데요, 턱을 움직이는 데는 저작근만 사용하는 것이 아닙니다. 수많은 근육들이 정교한 협업을 통해 효과적인 턱운동을 만들어네요. 그중에 특별한 근육이 있는데 날개근육(pterygoid muscle)이라는 작은 근육 두 개입니다.


pterygoid fossa. 날개오목, 익돌와

pterygoid muscle. 날개 근육, 익돌근

pterygoid process. 날개 돌기, 익상 돌기


pterygoid는 ptery를 닮은(~oid)라는 뜻이에요. ptery는 그리스어로 날개나 깃털을 의미합니다. 그 이름처럼 작고 뾰족한 근육들입니다. 턱 안쪽에 있어서 보이거나 쉽게 만질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 근육들이 고질병중의 하나인 악관절장애(TMJ disorder)와 깊은 관련이 있답니다.  특히 이 중에서도 외측 날개근(lateral pterygoid)이 심하게 턱을 당기면, 악관절이 불안정해지기 쉽습니다.

 


내측 날개근 medial pterygoid: 턱을 닫는데 관여합니다

외측 날개근 lateral pterygoid : 턱을 앞으로 당기는데 관여합니다


사각턱 


우리나라 사람들은 "사각턱"을 별로 좋아하지 않죠. 아니 혐오한다고 까지 할까요? "V라인"을 추구해서 턱을 깎고 깎아서 까지, 결국 없애버리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턱뼈 없으면 우린 그냥 죽어요, 다리 뼈 없어도 살고, 손가락 뼈 없어도 살지만, 턱뼈 없으면 죽습니다. 왜냐하면 음식을 씹을 수 없기 때문이죠.  턱뼈(mandible)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 음식을 씹는 거예요. 식생활에 따라 턱뼈와 근육이 다르게 발달하기도 해요. 그래서, 턱뼈(mandible)는 고고학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갖습니다.  턱뼈를 통해 고생물학자들은 종의 진화사, 식습관, 나이 등 많은 것을 알 수 있게 되죠. 여러분들이 주라기 공원 영화 속에서 보는 티라노 사우르스의 공포스러운 얼굴은 모두 턱뼈에서 짐작해서 그린 것이랍니다. 사실 티라노 사우르스의 실제 얼굴은 타조나 펭귄처럼 귀여운 얼굴일지도 모릅니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우리가 작은 턱을 선호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욕망일지도 모릅니다. 문명이 발달하면서, 우리는 더 단단한 음식을 씹을 필요가 없어지고, 잠차 크고 강력한 턱은 덜 진화된, 촌스럽고 예스러운 모습처럼 보입니다. 작고 가는 턱은 진화된 세련된 얼굴로 보이고 말이죠.   

사각턱은 골격만의 문제는 아니에요. 저작근(Masseter)이 커져도 사각턱이 됩니다. 심한 이갈이를 하거나, 복수를 위해 너무 이를 악물고 살아도 저작근의 발달로 사각턱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복수는 내려놓고, V라인을 위해 평안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내가 좋아하던 게임의 멋진 사각턱 주인공


영어에서는 "squared jaw"라는 표현이 있어요. 이는 말 그대로 "사각턱"을 의미합니다. 미국인들은 이 사각턱을 남성적이고 멋지다고 생각해요. 제가 사각턱이어서 하는 이야기는 아니에요.  정말로요.. 반면에 "adenoid face"라는 표현도 있습니다. 이는 의학적인 용어로, 턱이 안으로 들어가서 약해 보이는 얼굴을 뜻해요. 미국인들은 이런 얼굴을 공부만 하는 허약한 모습으로, 남성적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두꺼운 안경까지 쓰면 전형적인 "너드(Nerd)" 이미지가 완성되는 거죠. 그렇습니다, 그렇습니다. 턱뼈는  Nerd와 Jock 사이의 중요한 구분점이 됩니다. 그런데, 이제 미국도 사각턱을 별로 선호하는 것 같지 않아요. ㅜㅜ 역시 촌스러운 느낌이랄까, 이젠 미국인들도 BTS를 잘생겼다고 생각합니다.  

아데노이드 얼굴 (Adenoid Face)


턱뼈는 "만디블(mandible)"이라고 해요. mandible은 라틴어 "mandibula"에서 유래되었어요, 이 단어는 "턱"이나 "턱뼈"를 의미합니다. 턱뼈는 ㄷ자처럼 생겼어요. 성경에서 삼손은 나귀의 턱뼈로 블레셋사람 천명을 죽였다고 하는데, 어떻게 활용했는지 상상이 잘 가지 않습니다. 너클처럼 주먹에 끼기엔 좀 크고, 칼처럼 쓰기엔 모양이 이상하고..  아무래도, 넙적다리뼈(femur)나 종아리뼈(tibia가이 무기로서는 더 적합할텐데, 왜 턱뼈를 선택했을까요? 혹시, 나귀의 턱뼈로 독을 만들어서 강물에 풀었으면 천 명을 죽였으려나....   

이것이 무기로서 적합한 모양인가? 왜 하필 턱뼈였을까? 


턱뼈(mandible)는 인간 얼굴의 뼈 중 가장 크고 강한 뼈입니다. 다만 얼굴뼈 중에서요. 영리한 우리 친구들은 싸움을 할 때면 턱을 노립니다. 턱에 정확하게 주먹을 꽃은면, 그 파워가 크지 않아도 상대방을 기절시킬 수 있답니다. 그러니, 모두들 턱을 때리기를 좋아하는 거죠. 옛날에 우리 어렸을 때는 무조건 코를 노렸는데, 요즘 아이들은 훨씬 강력해진 느낌입니다. 그런데, 턱뼈는 비교적 강하기는 하지만 턱관절에서 쉽게 이탈(dislocation)하는 뼈예요. 게다가 골절(fracture)도 흔하게 일어나죠. 그러니, 친구가 화를 도구더라도 턱뼈(mandible)를 때릴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측두골(temporal bone)은 턱뼈(mandible)와 함께 턱관절(The temporomandibular joints; TMJ)을 형성합니다. 이 관절에는 허리와 마찬가지로 디스크가 있어서 부드러운 움직임을 가능케 합니다. 만약 이 디스크에 문제가 생기면, 턱관절 증후군이나 턱관절 장애(The temporomandibular joints disorder)가 발생하여 씹는 것과 입을 여는 것이 힘들어집니다. 측두골(temporal bone)은 겉으로 보기에는 평평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귓속에 매우 뾰족한 부분이 숨겨져 있답니다. 신기하죠? 마치 특별한 레고 블럭같습니다.

복잡한 모양의 측두골


턱뼈에 관한 많은 지식이 생겼나요?

그럼 가장 중요한 문제, 턱뼈를 의학용어로 뭐라고 하죠?... 음... 만.. 디블, 예, mandible입니다. 




*https://www.loc.gov/everyday-mysteries/biology-and-human-anatomy/item/what-is-the-strongest-muscle-in-the-human-bo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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