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 글귀로 명작 맛보기 - 세계문학전집 113번.
「노틀담의 꼽추」로 잘 알려진 역사소설로 프랑스 낭만주의 문학를 대표하는 작품입니다. 꼽추와 집시 여인의 사랑이야기이지만, 이 소설의 진짜 주인공은 허물어져 가는 노트르담 대성당과 파리라는 도시입니다. 보들레르는 작가를 일컬어 "하늘에서 내려온 드문 영혼"이라고 언급합니다.
<< 작가의 시선 >> - 곱사등에 애꾸눈이며 절름발이인 카지모도는 노트르담 대성당의 종지기입니다. 추악한 외모 때문에 사람들의 조롱을 받으며 사회와 단절된 채 성당 안에서 살아가던 어느 날, 자신을 길러준 부주교 클로드의 명령으로 에스메랄다를 납치합니다. 그러나 페뷔스에게 발각되어 죄인 공시대에 묶이게 되고, 에스메랄다는 페뷔스에게 반하게 됩니다. 카지모도는 형을 받는 동안 자신에게 연민을 표시해 준 에스메랄다에게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 문장은 그것을 해독할 줄 아는 사람에게는 일종의 대수학이다. 문장은 일종의 언어다.
* 파리의 노트르담 성당은 아직 오늘날에도 장엄하고 숭고한 건물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세월과 인간들이 동시에 이 존경할 만한 건축물에 가한 무수한 풍화와 훼손 앞에서 한숨을 쉬지 않고 분개하지 않기란 어려운 일이다.
* 유행은 혁명보다도 더 많은 해독을 끼쳤다. 유행은 뿌리째 뽑아내고, 예술의 뼈대를 침식하고, (···)건물을 베고 자르고 무너뜨리고 죽여놓았다. 그런 뒤에 유행은 고쳐 만들었는데, 세월이나 혁명은 적어도 그런 야심은 없었던 것이다.
* 파리의 노트르담은 (···)이 나라 역사의 한 페이지일 뿐만 아니라, 학문과 예술의 역사의 한 페이지이기도 하다.
* 건물들은 변한 기술에 따라 조용히 계속된다. 새로운 기술은 있는 그대로의 건축물을 잡아, 그 속에 들어박혀, (···)조용한 자연법칙에 따라 혼란도 노력도 반동도 없이 수행된다. 접목이 일어나고 수액이 감돌고 성장이 다시 시작된다.
* 인간, 예술가, 개인은 그 거대한 덩어리들 위에서 작자의 이름도 없이 사라져버리고, 인류의 지성만이 거기에 요약되고 합산된다. 세월은 건축가이고 민중은 석공이다.
* 건축술은 죽었다. 영원히 죽었다. 인쇄된 책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 건축술은 덜 지속됨으로 죽임을 당했다. 건축술은 더 많은 비용이 들므로 죽임을 당했다.
* 카지모도는 노트르담의 종지기였다. (···)알려지지 않은 출생과 기형적인 체격이라는 이중의 숙명에 의해 영원히 세상과 격리되고, 어려서부터 그 이중의 건너뛸 수 없는 원 속에 갇히게 된 이 가련하고 불쌍한 사나이는, 자기를 그 그늘 속에 맞아들여 준 성당의 벽 너머로는 이 세상 그 어떤 것도 보지 않도록 길들여져 버렸다.
* 노트르담은 그가 자라나고 커감에 따라, 그에게는 차례차례로, 달걀이었고, 보금자리였고, 집이었고, 조국이었고, 세계였다. (···)그는 마치 거북이가 등딱지에 꼭 붙어 있듯이, 그 건물에 찰싹 붙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울퉁불퉁한 대성당은 그의 등껍질이었다.
* 그가 사교성이 없는 것은 추악하기 때문이었다. (···)인간의 말은 그에게 항상 조롱이거나 저주였다. 자라나면서 그는 주위에서 증오밖에는 발견하지 못했다. 그는 그 증오를 취했다. 그는 모든 사람들의 심술궂음을 획득했다. 그는 남들이 자기에게 상처를 입힌 그 무기를 주운 것이다.
* 때때로 그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은, 그것은 종탑들이었다. 그는 그것들을 사랑하고, 그것들을 애무하고, 그것들에게 이야기하고, 그것들을 이해하고 있었다. (···)그것들만이 그가 아직 들을 수 있는 유일한 목소리였다.
* 종들을 크게 울리는 날에 그의 기쁨이 어떠했을지는 좀처럼 상상하기 어려우리라. (···)모든 것이 한꺼번에 굉굉 울린다. 그러자 카지모도는 커다란 거품을 내뿜으면서 끓어오르고, 이리 왔다 저리 갔다 하고, 탑과 더불어 머리에서 발끝까지 떤다. 종은 미친 듯이 날뛰며, 사십 리 밖에서도 들리는 폭풍 같은 숨결이 쏟아져 나오는 청동의 아가리를 탑의 양쪽 벽에 번갈아 열어 보인다.
* 사람들은 때로는 그 종탑들 중 어느 꼭대기 위에 기이한 난쟁이 하나가 기어오르고, 꾸불꾸불 돌아다니고, 네 발로 기어 다니고, 바깥 낭떠러지로 내려오고, (···)가냘픈 난간 위를 얼쩡거리고 있는 것을 보는 수가 있었는데, 그것 역시 노트르담의 꼽추였다.
* 카지모도는 자기를 끌고 밀고 당겨다가 형틀 위에 올려놓고 꽁똥 묶는 대로 가만히 몸을 내맡겼다. 그의 표정에는 미개인과 천치 같은 놀라움밖에는 나타나 있지 않았다. 그가 귀머거리라는 것을 사람들은 알고 있었지만 마치 소경 같았다.
* 카지모도가 벌거벗겨져 그의 곱사등과 낙타 같은 가슴과 털이 더부룩한 단단한 어깨가 보이자, 군중 속에서는 요란스러운 웃음소리가 터졌다. (···)채찍은 비 오듯 쏟아지기를 그치지 않았다. 곧 피가 솟아올라, 꼽추의 검은 어깨 위에 줄줄이 흘러내리는 것이 보이는가 하면, 공기를 찢으면서 휘둘러 치는 가느다란 가죽 채는 그 피를 군중 속에 방울방울 흩날리는 것이었다.
* 카지모도는 힘이 빠져 쓰러졌다. (···)귀는 어두웠지만 눈은 밝았으니, 군중의 분노가 그들의 말 속에서와 마찬가지로 얼굴 위에도 역력히 나타나 있는 것이 보였다. 게다가 돌멩이를 던질 때마다 웃음이 터지는 이유도 알 수 있었다.
* 그의 얼굴에는 수치의 빛도 홍조도 없었다. 수치가 무엇인가를 알기에는 그는 사회 상태에서 너무 멀었고 자연 상태에는 너무 가까웠다. 뿐만 아니라, 그 정도로 추악하게 생기면, 치욕이란 걸 느낄 수 있을까?
* 카지모도는 절망적인 눈으로 군중을 둘러보면서, 한층 더 비통한 목소리로 다시 외쳤다. "물 좀 줘!" (···)이상야릇한 옷차림을 한 아가씨 하나가 군중 속에서 나왔다. (···)허리띠에서 물통을 풀어 그 가엾은 사나이의 바짝 마른 입술에 가만히 가져갔다. 그러자 그때까지 그토록 말라 불타고 있던 눈 속에 커다란 눈물방울 하나가 돌더니, 오랫동안 절망으로 굳어져 있던 보기 흉한 얼굴을 따라 천천히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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