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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나다 Apr 27. 2024

이왕 이렇게 된 거

"내가 요즘 들은 얘기가 있는데"


"뭔데?"


"누군가 나의 파견근무기간이 연장되기를 간곡히 바란다는 소문"


"어? 정말? 혹시 당신 승진 라이벌들 아니야? 당신 오면 위기감을 느낄 사람들!"


"내가 알아봤는데 아니야"


"그럼 누구? 혹시 당신한테 좋지 않은 감정이 있었던 팀원이 있었나?"


"아니. 적은 내부에 있었어"


"진짜? 그럼 당신이랑 친한 직원이라는 거네."


"아니야"


"그럼 누구야? 말해줘"


"너! 너! ㅇㅇ엄마 너!"


... 들키고 말았다. 1년의 지방 파견근무를 하고 있는 남편의 파견근무 기간이 이제 한 달밖에 남지 않은 것에 불만?을 품은 나는 지인에게 애아빠가 1년 더 파견근무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아뿔싸! 그가 애아빠에게 말을 전한 것 같다.

사실 처음부터 기간이 연장되기를 바란 건 아니었다. 애아빠가 파견근무를 시작할 땐 네 식구가 세 식구가 된 것 같은 공허함, 회사를 다니면서 혼자 애 둘과 집안일을 챙기는 것에 대한 체력적 버거움, 든든한 성인 남자의 부재로 인한 무서움으로 저녁에 쉽게 잠들지 못한 채 지냈는데... 그 감정이 2주 정도 지나니 언제 그랬냐는 듯 싹 사라지고 뭔가  자유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점점 들면서 급기야는 편하네 라는 생각이 자리 잡고 만 것이다.(극 J에게 잔소리 듣는 일이 없어졌다.) 결국 입 밖으로 우러나온 본심이 남편의 귀에 닿아버리고 말다니... 그래 이왕 들킨 거 대범하게 물어나 보자


"미안. 근데...

정말 연장할 생각은 없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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