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미용실에 가 커트를 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답답함과 이제는 변하고 싶다는 마음, 버려야 할 것들을 과감하게 버리고 싶은 간절함이 한데 모아져 어깨 아래까지 흘러내리는 머리카락을 몇 분도 안 되는 시간에 잘라낸 것이다. 진짜 새로운 사람이 될 수 있으리란 기대와 함께.
그리고 몇 달이 지난 후 듬성듬성 다시 어깨로 향하는 머리칼과 따가운 여름 햇볕에 곁들인 여름 바람이 맞닿은 어느 날 다시 미용실을 방문했다.
기를까 말까 고민하던 중 언제 어디서든 빠진 머리카락을 계속 발견되는 걸 깨닫고는 커트머리를 고수하기로 한다.
싹둑, 싹둑 잘려나가는 머리카락의 수가 늘어날수록 점차 얼굴 형태가 드러난다. 시간이 흘러간 자리에 남은 잔주름과 기미도 더욱 뚜렷해지면서. 조금(?) 어릴 땐 기르던 앞머리와 옆 머리칼이 바람에 휘날려 얼굴 전체가 세상에 들일라치면 어떻게든 가리려고 애썼는데 지금은 거울 속 완전한 날 것의 나를 마주한다.
'되게 못생겼다'
진심으로 우러난 말이 목구멍 위로 올라오는 걸 긴 한숨으로 대체한다.
주름, 기미, 못생김(--; 원래 뭐 이뻤던 적은)... 마치 내게 남은 건 이것뿐이라고 확신하는 것처럼. 그래도 마주하길 피하지 않고 현실을 향한다. 그래 받아들여~ 하며
"어머! 머릿속에 쉼터 하나 있네요!"
미용실 사장님 가위질을 멈추며 정수리와 뒤통수 사이 머리칼을 뒤적인다.
"아이고 쉼터가 좀 크네. 모공이 안 보여요"
사장님은 숨겨둔 탈모 주변 머리칼을 뒤척인다.
사...장님... 굳이 하나 더 안 알아주셔도 되는데...
주름, 기미, 못생김, 쉼... 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