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디는 더 이상 안 기다려도 돼, 이미 많이 기다렸었잖아. 그저 맛있는 거 많이 먹고 친구들이랑 재밌게 놀면서 시간 보내고 있어. 슬퍼하고, 그리워하고, 기다리는 건 엄마가 할게 알았지?
우리 다디가 보고 싶을 땐 하늘을 올려다볼게. 너와 나 사이엔 단지 구름이 한 점 있는 것뿐이니까
잘 지내고 있을게.
잘 지내고 있어.
사랑해 내 첫사랑 유다디.
엄마! 나야, 다디! 나 사실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 엄마가 나를 그리워하는 것만큼이나 나도 항상 엄마를 생각해. 하지만 너무 슬퍼하지 마! 나 여기서 정말 신나게 잘 지내고 있어. 친구들이랑 매일매일 신나게 뛰어다니고, 맛있는 것도 엄청 많이 먹어. 하루 종일 바쁘게 뛰어다니느라 너무 정신없어! 지구에 있을 땐 에너지가 넘쳐서 어쩔 줄 몰랐잖아? 그런데 여기서는 놀고 또 놀다 보니 좀 피곤해지더라고. 그러니까 엄마, 꼭 건강 챙겨야 해. 나랑 더 신나게 놀아야 하니까!
우리가 함께한 709일이 짧았다고 느껴질지 모르지만, 나는 그 시간 동안 정말 넘칠 만큼 행복했어! 엄마가 나한테 준 사랑이 너무 커서, 여기서도 매일 그 사랑을 느끼고 있어. 근데 있잖아, 아무래도 내가 미션을 너무 빨리 완료해서 무지개나라에 일찍 온 것 같아! 내 미션이 뭐였냐면.... 그건 바로! 엄마를 행복하게 하는 거였어. 성공했지? 내 귀여움과 장난기 가득한 모습에 엄마가 행복하지 않았을 리 없잖아! 후훗!
그리고... 뭐? 엄마가 기다린다고? 엄마도 참! 그게 쉬운 줄 알아? 그거 원래 내가 잘하는 거잖아. 그러니까 하던 대로 내가 할게! 엄마는 걱정하지 마. 여기서 기다리는 거 하나도 안 지루하거든. 친구들이랑 노느라 너무 바쁘니까 말이야. 가끔은 너무 재미있어서 엄마 생각할 틈이 별로 없어! 조금 미안하지만, 그래도 너무 신나니까 이해해 줘! 내가 엄마를 사랑하는 건 변함이 없어! 내가 팔불출처럼 엄마 자랑을 얼마나 하는지 모르지? 엄마는 진짜 최고의 엄마였어. 나는 진짜 럭키하다니까.
있잖아, 엄마. 이제 가을이고 하니까 바쁘더라도 자주 하늘을 올려다보는 건 어때? 조만간 하늘을 올려다보면 멋진 구름 하나가 있을 거야. 그건 내가 엄마한테 주는 선물이야! 무슨 모양이냐고? 비밀이야! 근데 딱 보면 알 거야. "아! 이건 다디가 보낸 구름이구나!" 하고 말이야. 무지개나라 유치원에서 마법 구름 만들기 배우고 있는데, 지난번에는 구름 꽃을 만들려다 실수로 똥 모양이 됐어. 선생님한테 혼나긴 했지만, 나 엄청 열심히 연습 중이니까 엄마 구름은 기대해도 좋아! 이번엔 진짜 제대로 멋진 구름 만들어서 엄마한테 보여줄 거야!
나중에, 아주 나중에 엄마가 나 찾으러 오면, 내가 번개처럼 달려가서 엄마한테 폴짝 안길 거야! 내가 개코라서 신나게 놀다가도 엄마 냄새는 금방 맡을 수 있거든! 그때 우리 진짜 오래오래 같이 놀고 절대 다시는 헤어지지 말자! 엄마랑 하루 종일 뛰어다닐 생각 하니까 벌써부터 너무 신나! 그럼 나 이제 술래잡기하러 갈게!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