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더워! 더워! 너는 추워? -갱년기 열감과 건조증

어서 와, 갱년기는 처음이지?

by 럽마셀


올해 봄은 나에게 유독 더운 날씨였다. 밤만 되면 너무 더워서 안방 문과 창문을 다 열어놓고 잠을 청했다. 얇은 속옷조차 갑갑하게 느껴지는 날은 에로 영화의 주인공처럼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겨우 잠이 들었다가도 얼굴이 뜨거워지고 온몸에 갑자기 땀이 날 때면 선풍기 앞에 앉았다. 땀이 등줄기를 타고 흐르다 갑자기 싸늘하게 식어 버리면 이 기분을 ‘시원 섭섭’이라고 표현해야 할까 왠지 허망한 느낌이 들었다.


봄이 끝나갈 무렵 딸아이가 집에 내려오기 전까지는 몰랐다. 밤이면 한 번씩 찾아오는 이 무더위가 날씨의 기상 이변이라고 생각했다. 얼굴의 열감과 속에서 ‘천불이 난다’는 느낌이 들어서 에어컨을 틀기도 했다. 그날도 모처럼 딸아이가 엄마 옆에서 자고 싶다고 안방에 왔다. 나는 밤새 더웠는데, 딸아이는

"엄마 너무 추워! 에어컨을 끄던지, 문을 좀 닫으면 안 될까? "

나는 더운데 춥다고 말하는 딸아이가 걱정되었다. ‘혹시 몸살기가 있나? 집에 오니까 긴장이 풀려서 몸이 안 좋은가?’ 딸아이는 안 되겠는지 다음날은 두꺼운 겨울 이불을 들고 와

"엄마랑 같이 자고 싶은데 너무 추워!" 하며 이불 위로 얼굴만 쏙 내밀고 누웠다.


순간 동생 집에 갔을 때가 생각났다. 나는 밤새 더워 베란다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잤다. 다음 날 아침 같이 잤던 3살짜리 조카가 감기에 심하게 걸려 병원에 입원을 했었다. ‘나만 덥고 나만 열이 난 거였다.’ 딸아이가 내려오지 않았다면 몰랐을 갱년기 증상이었던 것이다. 그동안 바보같이 날이 더워서 열이 나고 땀이 나는 줄 알았다. 나에게 벌써 갱년기가 오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기 때문이었다.


그 후로 화장을 하고 나갈 준비를 했는데 갑자기 얼굴이 빨갛게 익으면 외출을 포기했다. 스트레스를 받는 날이면 더 심하게 열이 나고 입술이 트고 마르기까지 했다. 겨드랑이에 땀이 흥건하게 젖는 날엔 민망함에 양팔을 꼭 붙이고 다니기도 했다. 그렇게 나에게 갱년기 증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에게 가장 심각한 증상은 열감으로 인한 극심한 가려움과 건조증이었다.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에 균형이 깨지면 체온조절의 문제 생겨 열감이 생긴다고 한다. 열감이 생기면 땀이 나거나 피부 혈행에 문제가 발생하고, 평소 피부 장벽이 약했던 사람에게는 가려움증이나 피부 발진이 생길 수 있다고 한다. 나 같은 경우에는 얼굴에 심하게 열이 났고, 밤이면 온몸이 가려워 마구 긁었다. 가려운 부분을 긁고 나면 온몸은 상처투성이가 되었지만 ‘속이 시원’ 할 만큼 가려움이 해소되지 않았다.


처음엔 일시적인 가려움증 혹은 알레르기라 생각하고 피부과를 다녔다.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고 약을 먹었지만, 연고를 바를 때만 괜찮아지고 끊으면 다시 심해졌다. 점점 피부가 괜찮아지는 시기가 짧아지자 나는 걱정되기 시작했다. 심지어 스테로이드 연고를 장기간 사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연고 사용을 끊었더니 내 얼굴이 빨갛게 뒤집어졌다. 답답한 마음에 한의원에 가서 침 치료를 받고 한약도 지어먹었다. 효소나 건강식품을 복용하기도 하고, 발효 화장품을 써보기도 했다. 하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책을 통해 40대 중반 이후 피부 가려움 문제는 갱년기 증상으로 호르몬 변화 때문에 나타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좋은 화장품, 비싼 식품도 다 소용이 없었다. 그냥 마음을 편하게 먹기로 했다. 그 후 일상생활 속에서 소소하게 실천할 수 있는 치료법을 열심히 찾았다. 나는 아침저녁으로 가볍게 샤워 후 보습제를 듬뿍 발라 주었고, 얼굴은 최대한 보습력이 좋은 천연 화장품을 사용하였다. 스트레스도 받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물을 최대한 많이 마시며 식단 조절을 병행했다. 이런 눈물 나는 노력 덕분이었는지, 호르몬이 균형을 찾은 건지 두 달이 지날 때쯤 조금씩 효과가 나타냈다.


코로나가 심한 기간이라 화장을 하지 않고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닐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집에서 관리를 열심히 한 결과, 피부 건조증은 조금씩 좋아졌다. 갱년기 열감으로 인한 건조증과 정말 힘겨운 싸움을 했다. ‘더 이상 이놈들이 나의 몸을 지배하게 그냥 두지 않으리라!.’


주위에 보면 갱년기 열감으로 특정 부위에 건조증을 호소하는 언니들도 있었다. 유독 유두가 가려워서 긁다 보니 유즙이 난 언니는 본인이 유방암인 줄 알고 호르몬 검사까지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갑자기 항문이 참을 수 없을 만큼 가려워진 또 다른 언니는 기생충 때문이란 생각에 가족 모두 해충약을 몇 번이나 먹었다고 했다. 모두가 갱년기 열감과 건조증으로 올 수 있는 증상들이다. 호르몬의 변화가 우리의 몸에 이렇게 다양하게 나타난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럽마셀의 오늘의 Tip. 갱년기 열감과 땀 그리고 피부 건조증,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1. 생각 바꾸기 – 갱년기 때 자율신경계의 불균형은 뇌로 인해 발생한다. 생각을 바꿔 뇌를 통제하면 어느 정 도 효과가 있다. 열감이나 식은땀이 날 때는 스트레스받지 말고 ‘내 몸이 열심히 적응 중이구나’, ‘이 또한 지나가겠지’ 생각해보자. 복식 호흡으로 마음을 다스리고, 그래도 심할 경우엔 일시적으로 호르몬 치료를 받는 것도 방법이다.


2. 호르몬 변화로 인한 건조증과 피부 가려움증은 원활한 혈액순환과 노폐물 배출을 통해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 반신욕이나 족욕도 좋고, 샤워 후 충분한 보습은 필수이며, 독소 배출을 돕는 음식을 섭취해보자.


3. 피부 건조증에는 하루에 물 2L 이상을 마시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4. 열감으로 예민해진 피부엔 천연 발효 화장품이 효과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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