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또 다른 한 해의 가을 자락에 들어서며
왜 이리 바쁘게 살고 있을까? 무엇을 위해 어디로 가기에…
2021년 서울 고시촌 원룸살이를 시작하며 야심차게 계획했던 글쓰기 계획도 7편의 글을 마지막으로 진척이 없었고, 작가 심사 신청을 위한 글도 여전히 내 서랍에 고히 모셔져 있다.
8월에 2022년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메시지를 받고나서야 잊고 있었던 나의 글쓰기 계획을 떠올렸다. ‘아 맞아 나 작년에 브런치북 작가 신청하고 승인받았었지…’ 와 벌써 일년 가까이 지났구나. 그동안 나에게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성장한 걸까? 아니면 퇴보했을까? 내 대답은 아직 정체중… 무엇인가 새로운 걸 시도하는데 많이 주저하는 나는 기존에 하던 프리랜서 일을 지속하며, 바쁘면 바쁜대로 집에 파묻혀 살고 쉬는 날에는 쉬어주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산책을 하거나 운동을 하면서 보내곤 했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거나 시작하는 것은 가장 나중의 우선순위로 미뤄둔 채…
그렇게 벌써 가을이 느껴지는 2022년 9월을 맞았다. 이곳 신림동 고시촌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코로나로 학교에 나오지 못했던 학생들도 학교로 많이 돌아왔고, 다시 활기를 찾는 모습이다. 하지만, 대책없이 올라가는 물가로 인해 이곳의 저렴한 식당 물가도 참 많이 올랐다. 물론 그 중에는 주인분이 직접하시는 저렴한 치킨가게, 샌드위치 가게들이 예전 가격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곳들도 있지만, 그런 곳들은 정말 드물다.
많은 가게들이 코로나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며 문을 닫기도 했다. 좋은 가게들이 많이 사라진 것 같아 아쉽기도 하고 그립기도 하다. 내가 즐겨가던 치킨집은 치킨 반마리에 5500원을 받다가 올해 초 7500원으로 인상하고 주인아주머니분이 너무 미안해하던 일이 기억난다. 그러던 어느날 그 집은 문을 닫았다.
너무 오래 저렴한 가격으로 버티신 건 아닌지 못내 아쉬웠다. 코로나로 인한 긴 불황이 자영업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서민들에게 얼마나 많은 짐을 안겼을까? 가게 월세조차 내기 힘들 정도로 운영하기 어려워 직원도 없이 아침부터 밤 늦은 시간까지 쉴새없이 일하는 분들이 참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자녀들에게 먹일 음식처럼 정성담긴 든든한 음식을 파는 분들을 보면 참으로 감사하다. 단순히 물건을 파는 그 이상의 정과 따뜻함이 느껴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