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부조리하다.
드디어 월요일 아침이 왔다. 사실 오지 않길 바라는 마음뿐이지만 시간은 언제나 정확히 자신이 있을 곳을 찾아온다. 사실 일요일 오후부터 알고 있었다. 가슴에 돌덩이가 얹어 있는 듯 묵직한 느낌이 전해져 오기 때문이다. 문득 월요일 아침 세상을 향해 경쟁하듯 움직이는 사람들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쳇바퀴 같은 삶에 그 무엇이 우리를 계속 세상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것일까?
“무대 장치들이 문득 붕괴되는 일이 있다. 아침에 기상, 전차로 출근, 사무실 혹은 공장에서 보내는 네 시간, 식사, 전차, 네 시간의 노동, 식사, 수면 그리고 똑같은 리듬으로 반복되는 월, 화, 수, 목, 금, 토 이 행로는 대개의 경우 어렵지 않게 이어진다. 다만 어느 날 문득, “왜”라는 의문이 솟아오르고 놀라움이 동반된 권태의 느낌 속에서 모든 일이 시작된다.” <시지프 신화/알베르 까뮈>
먹고, 자고, 일하고를 반복하는 삶 속에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또 그렇다고 마냥 아무렇지도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을 깊이 할 시간도 없이 간신히 한숨 돌릴 수 있던 주말을 지나 다시 돌아온 월요일의 무거운 돌덩이는 계속 굴러와 가슴에 박힌다.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의 형벌을 받고 계속해서 산 위로 바위를 굴려야만 하는 시지프스처럼 우리도 그렇게 계속되는 월요일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계속되는 월요일을 맞이하다가 갑자기 우리의 삶에 부조리한 월요일을 인식하게 되는 날을 맞이하게 된다. (물론 어떤 사람들은 평생 인식하지 못하고 생을 마감할 수도 있다.)
신들이 가장 끔찍한 형벌이라고 생각한 이 형벌은 아무런 의미도 없고 희망도 없는 이 육체적 노동만이 존재한다. 이 벌에 맞설 방법은 아무리 생각해도 없어 보인다. 그런데 바로 그것을 인식하는 순간 방법이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지긋지긋하게 생각하는 월요일, 사실은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 금요일에서 의미를 찾기 시작한다는 말이다.
가슴에 얹힌 돌덩이를 언제쯤이면 내려놓고 편히 쉴 수 있는 것인가? 언제쯤이면 우리는 우리의 운명보다 우월해질 수 있는 것인가?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는 이 삶이 우리에게 진정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가?
오늘날 사람들은 너무나 바빠서 바위를 밀어 올리는 일 말고는 그 어떤 일에도 관심을 쏟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자기 자신조차도 관심의 대상이 되기 힘들다. 진심으로 무엇인가를 이해하고 의미를 찾기 위한 노력은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일이다. 이미 바위를 밀어 올리는데 힘을 다 써버린 탓에 지쳐버려 쉬고 싶은 마음뿐인 것이다. 먹고사니즘 말고, 쳇바퀴의 삶에서 오는 안정감과 권태로움을 뒤로하고 겉으로는 바뀌지 않는 월요일일지라도 그 내면에 의미를 부여하여 소소한, 혹은 위대한 하루, 일주일,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 무언가를 하는 것이다. 우리의 월요일이 꼭 바위를 밀어 올리는 것에만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거친 세상 그냥 오르기도 힘든데....
늘 상사에게 깨지고 후배 직원들에게 무시당하고 여기저기 치이기만 하는 무능력하게만 보이는 자신일지라도 적어도 현재 자신만의 바위를 열심히 밀어 올리는 것을 포기하지 않고 있음을 깨닫는 것이다.
니체가 말했듯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를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디로 가는가’에 더 의미를 두어야 한다. 우리의 삶이 계속 반복되는 것에 불과하다고 느낄지라도 그런 삶의 시간조차 어딘가에 다다르기 마련이다. 우리는 시간이 이미 도착한 그 ‘어디인가’를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권태로운 삶 속에, 혹은 두렵기만 한 삶 속에서도 우리를 버티게 해주는 의미를 찾아야 하는 것이다.
한 숨을 돌릴 수 있는 주말을 지나 다시금 찾아오는 월요일 아침을 여전히 힘들게 맞이하고 있지만 월요일은 모두에게 힘들다는 것을 인정하며 자신을 포함하여 월요일을 포기하지 않고 잘 버티며 시작하고 있는 모두에게 마음속으로 위로와 응원을 보낸다. 삶은 부조리하다. 월요일도 그렇다. 그러나 순간순간 자신에게 부딪쳐오는 부당한 순간들은 약간의 용기를 가지고 순순히 받아들이지만은 않겠다. 그것이 아주 사소한 것일지라도 우리의 작은 반항은 어쩌면 월요일뿐만 아니라 금요일까지 버티게 해 줄 수 있는 의미가 될 수도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