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239 둘째
나는 39살에 퇴직을 선택한 '경단남'이다.
가족과 함께 살기 시작하면서 여러가지가 달라졌는데, 가장 극적인 변화는 둘째와의 관계다.
사실 둘째는 살면서 제대로 '아빠 맛'을 본적이 없었다.
어린시설 잠시 함께 살았던 첫째와 달리 둘째는 태어나면서부터 바로 떨어져 살았기 때문이다.
떨어져 지낸 기간에도 코로나 2년을 겪었을 뿐 아니라,
항상 바쁜 보직을 옮겨다니다 보니 한달에 한두번 만나는 것이 고작이었다.
잘은 모르지만, 둘째에게 아빠는 "매우 흥미롭지만, 약간 어색한 존재" 가 아니었을까.
그러던 둘째가 함께 산지 1년이 넘어가면서 완전히 아빠 껌딱지가 되었다.
조금만 방심하고 있으면 목마를 타려고 등뒤를 노리고, 쉬지않고 치대붙으며 장난을 건다.
특히, 매일 아침 눈뜨면 외치던 "엄마 안아줘"가 "아빠 안아줘"로 바뀐것은 내게 아주 상징적인 일이다.
지난 밤, 할 일이 남아 컴퓨터방으로 들어가는 나를 보더니 둘째가 뒤따라 들어온다.
잠시도 떨어지지 않으려는 듯 바지춤을 움켜쥐고 엉덩이에 얼굴을 파묻는다.
번쩍 들어 꼭 안아주고 금방 끝내겠다 약속했더니, 둘째가 생글거리며 말한다.
아빠, 나는 아빠가 좋아서 못살겠어.
어디서 그런말을 배운거니?!
나도 리후가 좋아서 못살겠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