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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일(忌日)

by 석담

작년 오늘 당신은 간다 한마디 말도 없이 떠나셨지요.

준비 없이 당신을 보낸 아내는 정신줄을 놓고 여태

가슴을 쥐어뜯으며 울음을 삼킵니다.


속절없이 흐르는 세월은 약이라지요.

일 년이 흘러 다시 장모님을 뵈러 갑니다.

저만치에서 금방이라도 "김서방"하고 부르실 듯

환청이 들려옵니다.


정갈하게 차린 음식과 술로 장모님을 맞습니다.

우리가 사랑하고 그리워한 당신을 추억해 보려 자식들이 다들 모였습니다.

다시는 눈물 흘리지 않겠다는 다짐은 헛된 맹세가 되었나 봅니다.


보고 싶습니다. 우리 장모님.

그곳에서 잘 계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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