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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을꾸다 Nov 11. 2023

ㄹ- 리추얼 라이프

나를 살게 하는 힘, '나 챙김'

육아는 매일 반복된다

아무리 하고 또 해도 티가 나지 않지만멈추면 티가 나는 집안일도 매일 돌아온다그리고 고단해 보이는 남편의 출근도 매일 이어진다심지어 주말까지도이렇게 우리에게는 언제나 되풀이되는 일과가 있다이렇게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몸과 마음은 쉽게 지치고 무력감에 빠진다눈을 뜨는 순간부터 하루가 시작되는 게 달갑지 않은 날도 있다그러나 알다시피우리에게 주어지는 하루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매 순간을 무력감과 우울함으로 채울 것인지만족감과 성취감으로 채울 것인지는 나의 선택과 행동에 달려 있다.     


리추얼 라이프라는 말이 있다

시사상식사전에 의하면리추얼 라이프(Ritual Life)는 규칙적으로 행하는 의식의례를 뜻하는 '리추얼(Ritual)'과 일상을 뜻하는 '라이프(Life)'가 합쳐진 말이다그리고 메이슨 커리는 <Daily Rituals: How Artists Work>에서 리추얼을 세상의 방해로부터 나를 지키는 혼자만의 의식이라고 정의했다쓰디쓴 커피처럼 느껴지는 일상에 달콤한 시럽 한 스푼을 넣듯이매일 반복되는 일과에 긍정 에너지를 불어넣는 나만의 시간 혹은 의식을 갖는 것이다. 나에게 리추얼은 육아 혹은 일상을 행복하고 안정적으로 이어나가기 위한 변화이자 노력이었다.     



육아에는 루틴이 필요하고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

루틴은 반복적으로 하는 습관즉 몸에 배어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행동이다규칙적으로 하는 일과 혹은 행동이 루틴이라면리추얼은 그런 루틴에 의미를 부여하고 나만의 의식을 치르는 것이다이를 통해 성취감과 만족감은 더하고무기력함과 우울함은 뺄 수 있다먹이고놀아주고씻기고재우는 등 반복적인 육아 루틴에 나만의 리추얼을 더해본다내가 만족스럽고 행복한 일상을 채우면아이의 일상에도 그 에너지가 스며든다나에게도 아이에게도 루틴리추얼 모두 필요하다.     


아이가 태어난 지 100일이 지날 무렵이었다

여전히 아이는 깊이 잠들지 못하고 자주 깼다안타깝게도 그런 생활은 200일이 넘도록 이어졌다그런 나날 속에 부족한 잠 때문에 몸과 마음은 지쳤고 일상은 무너졌다그때쯤부터 오히려 나를 더욱 챙기기 시작했다이대로 무기력함과 우울함에 빠질 수 없었다아이가 낮잠을 자는 동안책을 읽거나 유튜브 영상을 보며 운동했다육아로 시작해서 육아로 끝나는 하루였지만아주 잠시라도 나만의 시간을 보내고내가 좋아하는 일을 했다그리고 낮잠 시간육퇴(육아퇴근후 시간 등 자투리 시간이 늘어가는 게 행복했다지금 생각해 보면 그게 나의 리추얼 육아 라이프의 시작이었다.     


무언가 대단한 일을 하거나 거창한 것을 하는 게 아니다

소소하지만나를 행복하게 하는 일을 하면 된다매일 하다 보면 그 힘이 쌓여서 나를 채워준다욕심을 내려놓고 마음을 조금 비우면 된다아침에 물 한 잔 마시는 1긍정확언을 하는 2명상하는 5스트레칭하는 10책 읽는 30분처럼 실천하기 쉬운 활동부터 하면 된다활동 시간의 길이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그 활동을 꾸준히 할 수 있고행복을 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하다 보면 그런 활동이 많아진다그렇게 채워진 행복과 긍정 에너지는 하루를 살아낼 원동력이 된다.     



요즘은 오전 5시 40분에 눈을 뜬다

물을 끓여서 찬물과 섞어 미지근한 물을 만들어 마신다굳이 물을 끓이는 이유는 미지근한 물이 건강에 좋기 때문이기도 하지만하루의 시작에 온기를 더하고 싶은 나만의 의식이다물 한잔을 마시며 긍정확언을 읽고 듣는다드로우앤드류의 긍정확언을 주로 듣는다이어서 잠에서 덜 깬 몸과 마음을 풀어주기 위해 명상과 스트레칭을 한다몸을 움직이다 보면 마음도 덩달아 개운하다산뜻해진 몸과 마음으로 글을 쓰거나 책을 읽는다이른 아침에도 문을 여는 동네 카페에 들러 그 시간을 함께하고 있는 사람들의 활력도 느끼기도 한다아이가 깰 때까지 이렇게 여유를 즐기고 나면아이를 맞이할 때도 아침 햇살처럼 밝은 마음으로 안아줄 여유가 생긴다     


아이에게도 이런 즐거움을 알려주고 싶어서 매일 노력 중이다

눈을 뜨면 기지개를 쭉-켜고 스트레칭을 한다침대에 누워서 같이 스트레칭을 하며 키득거린다그리고 아이를 위해 적어둔 긍정확언을 같이 읽거나 들려주며 안아준다아이 스스로 침대 정리를 하거나 내가 도와주며 잠자리를 털고 일어난다어찌 보면 단순히 눈을 떠서 일어나는 것으로 끝날 수 있는 일과이지만그 순간부터 행복함을 더해주고 싶은 엄마 마음이랄까잠자리에 들기 전에도 아이가 원하는 책을 2-4권 고르게 하고그 책을 읽고 나면 자장가를 불러주거나 토닥토닥 이야기를 나누다가 잠든다아침에는 오늘도 사랑해를 속삭이고저녁에는 오늘도 크느라 고생했어잘 자, 사랑해를 속삭인다매일 아침과 저녁마다 쌓아온 우리의 리추얼은 아이의 일상에도 천천히 스며들고 있다.     


루틴이든 리추얼이든 우리에게 필요한 건 꾸준함과 편안함이 아닐까. 의식하지 않아도 몸이 먼저 움직일 만큼 익숙하게 이어지는 일상은 우리에게 편안함을 준다그리고 그 속에서 나를 위한 챙김과 의식의 꾸준함은 편안함에 만족감을 더한다루틴과 리추얼을 통해 예측 가능한 일상이 주는 편안함과 나에게 활력을 주는 활동이 주는 안정감과 성취감을 얻을 수 있다물론 꾸준히 이어가는 일은 어려울 수 있다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듯 잠시 멈칫거리며 넘어질 수도 있다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우리가 매일 쌓아온 힘은 강하다비록 넘어지더라도 그 힘으로 다시 일어날 수 있다중요한 것은 멈추지 않는 마음이다마음만 있다면 넘어지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늘 아침도 아침 햇살이 드는 카페 창가에 앉아 글을 쓰고 있다

귓가에 흐르는 편안한 음악과 마음을 담아 풀어내는 나의 이야기가 이 시간을 채워준다세상의 방해로부터 나를 지키는 혼자만의 의식이라는 말이 저절로 떠오른다누구도 방해하지 않는오롯이 나를 위해 이어가는 나만의 의식무기력함과 우울함이 밀려온다면아주 작은 것부터라도 일단 해보자눈덩이를 굴리듯이 나만의 리추얼을 굴려보자우울함은 눈덩이 속에 묻히고귀여운 올라프 같은 자신만의 눈사람이 만들어질지도 모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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