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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acks

상자안과 밖의 차이

by 야식공룡


연예인 홍진경 씨가 방송에서 눈물을 보였다는 장면이 포털사이트 대문 기사로 떴다. (이런 것도 대문 기삿거리라니 개인적으로 신기하다.) 나는 TV를 안 본 지 근 10년 가까이 되었던 터라 자세한 전말은 알지 못한다.

그런데 그가 ‘연예인으로만 삶을 살았다’는 취지의 말을 했던 것에 대해 솔직한 울림이 있었다. 연예인의 직업적인 환경을 모르지만, 화면 안과 밖의 삶에 따라오는 괴리 때문에 괴롭다고 한다면, 비연예인일지라도 거의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보여주고 싶은 모습과 안 보여주고 싶은 모습으로 자연스럽게 스스로 편집해서 보여주기 때문에 삶에서 보여주고 보이는 부분에서 느끼는 심리적인 괴리, 장벽, 틈새(Cracks) 그런 면에서는 큰 틀에서 큰 차이는 없지 않을까 싶다.

아무래도 연예인은 그게 직업이라 소속사가 존재하고 매니저가 있고 스케줄등이 관리되며 인기를 얻고 일이 많아지면 금전적 이득이 막대해진다는, 일반적 직업들과 많은 차이가 존재하고 있지만.


살면서 내가 했던 거의 모든 선택들은 최악이 아닌 경우가 많았지만, 최선이라거나 차선이라고 말할 수도 없다. 그저 상황과 처지에 밀려 그런저런 고만고만한 것들이었고, 결국 시간이 많이 지나고 보니 그저 회한뿐이다. 다른 길도 많았을 텐데, 능력부족으로, 용기 없음으로, 투자를 하기엔 리스크가 너무 커 보인다든지 에너지를 낼 수 없어 등등등.

이런저런 비겁함과 핑계들로 무장한 별 볼 일 없는 하루하루가 모여 나라는 집합을 이루고 있다.

크던 작던 무엇에 대한 도전이라도 하고 싶다. 소소하고 평온한 이런 삶도 좋지만, 골치 아프고 피곤한 건 싫고 노력의 결실인 달콤한 열매는 탐나는, 얍삽한 나 자신. 용기 없는 비겁한 나.

사실 결국은 이 글은 용기에 관한 이야기다. 내 삶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긍정할 수 있는 용기에 대한 그런.



*본 내용이 담긴 방송분을 유튜브로 나중에 보게 되었는데 고명환 작가님의 방송이 정말 좋은 내용이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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