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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엠립 한달살기 2주가 지났다.

사소한 이야기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일지라도 합니다.

by Anais Ku Mar 1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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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th March 2025

씨엠립 한달살기 2주가 지났다.


캄보디아 도착한 지 보름째 그러니까

벌써 비자 만료가 15일도 채 남지 않았다.


운이 나쁜 건지 좋은 건지 비자런만 하려던 것이 기대가 없어서 인가? 이제 조금 더 머물고 싶다는 생각마저 드는데  날씨가 이토록 미치게 덥지 않았다면 더 부지런하게 움직이면서 여행했을까? 아닐 듯싶다.

원래 천천히 여행하니까 한달살기가 되는 거지.









그래도 2주 동안 꽤 많은 걸 했다는 생각이 든다.

태국에서 조금 더 생각하고 2월을 끝까지 채우고 들어왔으면 좋았을 텐데 괜히 날짜나 숫자에 집착하는 것도 이번에야 말로 내려놓고 싶지만 성향이 그렇지 않음

조차 이미 받아들이고 있다.


그랬다면 3월을 온전하게 캄보디아에서 보내는 건데. 그리고 태국 비자는 며칠 남았는데 말이다.






처음으로 3개월 90일을 온전하게 채우고 왔어도

좋았겠지만 뭐 그런 건 다 괜찮다.


문제는 비자를 30불 냈지만 운이 나빴는지 날짜를 착각해서 찍어준 거다.


27일 입국 26일에는 나가야 하는데

2월이라 그렇게 된 것이리라. 2일을 더 머물 수 있는데

왜 그들은 그렇게 할까? 일부러 그런 것인지도.







5번째 치앙마이에서 2주만 지나도 쉬이 권태가 온

나이고 그건 그저 지겨움보다는 하루하루 호텔비를

쓰면서 지내는 데에 대한 길티와 호텔에 대한 불만

혼자서 400밧 조차 내는 것이 나에겐 어려운 것이다.


16,000원을 매일 쓰면서 잔다는 것.






월세로 생각하고 집을 구했더라면 달라졌을까?

그랬다면 조금 더 마음 여유롭게 요가하러 다녔을까?


돌이켜보면 작은 거 하나가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요가 매트의 경우



문제의 작은 요가 매트



한국의 다이소에서 5천 원 하는 걸 제주도에서 여행하다가 발견하고 누군가에게 선물 받고 몇 번 썼을까?

어머니가 맘에 드신다 하여 내내 쓰시고 커뮤니티 센터에서 쓰고 계셔서 치앙마이 여행 전에 다이소에 가야지 하다가 결국 그냥 출국했다.

그리고 내내 15밧 그다지 깨끗하지 않은 것에 몸서리치며 빌려 쓰고 항공기 블랭킷이나 호텔 타월로 연명하다가 결국 태국 다이소에 가서 샀는데 이게 웬 걸

우리나라 다이소와 다르게 가격도 더블인데 요가 가서 펼쳐보니 어린이용에 가까운 아주 작은 사이즈로 이 작은 한 몸 편히 누울 수 없는 거다.








실내에서 사용하면 할 수는 있는. 그래서 몇 번 쓰면서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산 자신을 한탄하다가

요가인 더파크 한국 언니가 귀국할 때 버리고 가시는 걸 냉큼 받아서 쓰고 있는 것이다.

그건 데카쓰론 제품으로 나 역시 첫날 사러 갔다가 비싸고 두툼해서 사지 않은 매트인데 고맙다며 쓰고 있는








"이렇게 사소한 하나하나가 인생의 작은 부분으로

쌓이고 인생을 구성한다."


이런 요가 매트 하나 에도 나에겐 여러 사람들이 떠오른다.


제주도 다이소에서 요가 매트를 사 준 사람 J

그 남자에게 받은 걸 맘에 드신다며 요긴하게 쓰고 계시는 나의 어머니 _  다시 달라고 했을 때 그냥 하나 사지 하셔서 이 사단이 벌어진


그리고 치앙마이 데카쓰론 알려준 이태리 친구 F

치앙마이 마야몰 다이소 함께 가서 2번이나 들러서 함께 봐준 호주 사는 아이리쉬 친구 G


결국 마지막에 쓰고 있는 카키색 데카쓰론을 남겨주신 한국 언니 심지어 그 언니 이름도 모름

현재는 치앙마이 홈스테이에 보관되고 있다. 4월 쏭크란에 돌아가겠다고 했으나 어찌 될지는 모를 일이다.







하루 태국 가까운 국경에서 하루 자고 다음 달 1인당

400밧 정도를 내고 씨엠립으로 미니밴 타는 데에도

온갖 성질 다 부리며 비싸게 주고는 안 가겠다며 겨우 타협한 게 그 금액인데 우리로 치면 카니발 같은 승합차 조수석을 겟해서 다른 캄보디아 사람 몇 명과 함께 오전에 출발해서 도착한 점심 즈음이었다.






친구가 여행 중에 만난 이의 집에 가서 머물기로 했지만 하루는 그냥 근처에서 자기로 하고 미니밴 기사가 엄하게 내려 준 곳에서 툭툭 기사가 친절하게도 근처 숙소라며 데려가 준 곳이 가든 호스텔 트윈룸에 9달러 일인당 6500원 내고 수영장이 있는 호스텔에서 하루를 시작하면서 씨엠립 일정 시작.





근처를 나가면 위치는 좋아서 펍 스트리트도 있고 조금 더 가면 리버사이드도 있었는데 낮에 수영하고

선잠도 좀 자다가 저녁 먹고 걷고 하도 더워서

물을 절대 갈지 않는 더러운 수영장 물에 의지해서

더위를  피하는 수밖에 없었다.

역시 알레르기 같은 게 올라와서 두드러기 증세를 보이고







그리고 친구의 친구 집에서 지내기로 하고서 도착하자마자 긴 낮잠을 잤다. 뭔가 실례를 하는 거 같지만 너무나 졸려서 참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도 그와는 사이좋게 지내지 못하고 내내 툭하면 다투고  시간을 따로 떨어져서 보냈다. 그리고 한 번도 그런 상황에서 지내본 적은 없었다.

친구 역시 호스텔에서 만났고 지내러 와도 좋다고 했고

나는 아예 모르는 사람이고 따로 방이 있는 거도 아니고 침실 옆에 간이벽이 설치되어 있고 그 안에 침대가

있는 구조였다.








물가가 비싼 도시도 아니지만 달러를 계속 쓰면서

3개월 넘게 계속 매일을 숙소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 때문에 자원봉사를 알아보기도 했지만 여의치가 않았고.  두 번의 명상 센터에서의 시간은 숙박비 절감을 위한 것도 굉장히 컸다.


두 곳 다 2주 혹은 열흘 가까이 지낼 수 있으니 하지만 단지 그 이유만은 아니었고. 명상 집중이 필요한 거

역시 사실이다.



여하튼 그래서 지낼 때까지 지내보고 무리다 싶으면

나가야지 했는데 타이밍 좋게 크게 다퉜고. 나는 아주

못된 bitch 가 되어 그를 내쫓았다.

그는 돌아갈 곳이 있는 사람처럼 가버렸고

나 역시 뒤를 생각하제 않았다.







그 길로 내 짐을 내놓았다고 한다.

그리곤 비가 세차게 며칠이나 왔고 나중에 가지러 가서 옷을 보니 눅눅하게 젖어 있었고 거의 다 멀쩡하게 입을 수 있는 상태였는데 묘하고 기분 나쁜 비린내가

남겨져서 어쩔 수 없이 세탁을 맡겼다

4개월째 여행하면서 처음 맡긴 Laudry

주로 샤워하면서 한 두 개씩 같이 씻기에 굳이 세탁

맡길 필요가 없었는데 맡기고 보니 좋은 건 제대로 다리미질까지는 아니어도 뭔가 뽀송한 느낌이 나서 좋았다.






그렇게 미스터 스멜리라 부르던 그와의 스멜리 한 이별을 하고서야 다시금 제대로 혼자 여행 모드가 되었다.

짐은 이전 호텔에 맡겨둔 채 늘 그러하듯이 오픈해 두고 천천히 거닐었다.

수영장 소독약 알레르기 인지 그냥 물이 안 맞는 건지 내내 등이며 허벅지며 두드러기 반응과 모기 자국으로 몸이 엉망인 채로 여행을 계속 이어 간다.


그리고 거의 10시가 넘어서야 새로운 호스텔에 체크인했다.

캄보디아는 맥주캔을 오픈하면 하나 더! 행사를 하고 있는데 그걸 챙겼다가 200원 정도 주고서

새 캔을 받는다.

모든 곳에서 다 하는 건 아니고 대형마트나 작은 슈퍼에서 할 수 있는데 그걸 일부러 챙겨 간 나도 대단하고







호스텔 체크인 하고서 한잔의 여유를 즐기는데

저쪽에서 누군가 와서 일부러 말을 걸어 준다.

가서 인사를 건넬까 하고 생각했지만 내일이면 각자

길을 갈 텐데 싶어서 안 했는데 고마웠다.

그는 우리는 옆에 가라오케 가려고 하는데 같이 가자고 했고 망설임 없이 따라나섰다.


호스텔의 이런 분위기가 오랜만이었고, 최근 여행에서 호스텔에서도 거의 머물지 않아서 즐거운 마음으로

함께 노래도 부르고 닌텐도 게임도 해보고 그러고 보니 해외에서 가라오케가 처음이다.

일본에서도 태국에서도 가보고 싶었으나 기회가 닿지

않았다.






다음 날 말을 걸어 준 그와 약속한 듯 같은 시간에 체크아웃을 했고 우리는 점심을 먹기로 하고서 가는 길에

잠시 절에 들러서 둘러보고 어제처럼 맥주를 바꿔 마시고 수박을 나눠먹고 커피를 마셨다.






그는 하노이로 가야 해서 아쉬운 작별을 했지만 또 금방 만나질 것만 같은 이었고. 좋은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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