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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잘 빌려주고 잘 돌려받기
05화
인터뷰는 중요합니다 Part 1
태양광 부지 매입과 우럭 양식장 사장님
by
고니파더
Aug 20. 2024
저는 심사에 있어 무엇보다 '인터뷰 혹은 기업실사'의 중요성을 늘 강조해
왔는데요.
대상회사가 대기업이든 개인사업자든 직접 가서 물어보고 듣는 일이,
돈을 빌려주는 투자라는 행위에 있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는 절차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신평사 보고자료가 아무리 잘 나와 있는 대기업이라고 할지라도 실제 Q&A를 통해 기업의 실상을 파악하는 것은 분명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실제 경험을 통해서도 그랬음.)
이런 저의 주장에, '기업실사는 무슨, 바람 쐬러 나가려는 거 아니냐?' 라고 반문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만,
그건 출장을 일의 연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일부 몰지각한 심사역들 몇명에 해당되는 거였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현장에 가서 직접보고 느껴보고 주변을 둘러보면서 자기 것으로 만들려는 노력이 있는 사람에게는,기업실사만큼 의미있는 일도 없다고 생각
해요.
저는 그런 절차를 통해서 부족했던 저의 능력을 채웠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결국 일을 대하는 자세가 차이를 만드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제가 현장실사, 인터뷰를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 계기에 대해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오래 전 이야기지만 지금도 기억에 선명히 남아 있는 사례로, 저로 하여금 '직접 와서 보는 것이 중요한 거구나' 라는 깨달음을 준 케이스입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5~6년 전 쯤 일겁니다.
충남 태안 일대에 경매로 나온 태양광 부지를 매입하겠다는, 양식업을 하시는 어민 한분이 계셨습니다.
유찰이 2회 되어서 최종 인수가액은 약 20억 정도였고 대출 요청 금액은 약 10억 정도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 당시 태양광 사업은 정말 암흑기, 그 자체였습니다.
돈이 된다는 이야기에 너도 나도 인삼밭을 갈아 엎고 태양광 시설을 만들었지만,
우후죽순 생겨나는 바람에 REC (Renewable Energy Certificates·재생에너지 인증서) 가격이 폭락해 버린 것이 가장 큰 이유였죠.
해당 사업장 역시 폭락하는 REC 값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경매로 나오게 된 것이었습니다.
심사를 하는 입장에서
'인수할 기업이나 산업이 유망한가? 그렇지 않은가?'
를 판단하는 것이 어쩌면 첫번째 체크해야 할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첫 심사 단계에서부터 부정적인 시그널로 출발하게 된 셈이죠.
두번째 체크포인트는 자금조달 능력이었습니다.
20억 낙찰액
중 10억은 대출로 커버한다고 하더라도 남은 10억은 자기자금으로 커버해야 합니다.
당연한 이야기.
그래서 자기자금에 대한 증빙을 요구했더니 대뜸 지점장이 하는 말.
"당장에 증빙은 할 수 없지만 무조건 돈이 있는 사람이다. 한번만 만나달라."
???
10억이라는 돈에 대해 증빙도 안되는 사람에게 대출을 해달라?
역시나 해당 차주에 대한 의심만 쌓여가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세번째 체크포인트는 금융비용 납입능력이었습니다.
우럭 양식장을 운영하고 있는 해당 차주의 서류상 연간 소득은 1억이 조금 안되었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이번에 신청한 10억 대출 말고 기존에 대출 5억이 추가로 있었던 걸 감안하면,
대략 잡아도 연간 이자비용으로 70~85백만원이 나가는 구조였습니다.
(1,500백만원 X 5.8% = 87백만원)
연간 90백만원 버는 사람이 이자로만 87백만원을 납부한다?
세금은?
기초생활은? 등의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되었습니다.
결국 긍정적인 것이라고는 어느 하나 찾아볼 수 없는 심사건이 되어버린 겁니다.
서류상 파악한 부분들만으로도 이미 대출을 진행할 수 없는 사유들이 차고 넘치는 형국이라,
괜한 시간 낭비만 될 것 같아서 프론트에 정중하게 거절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지점장이 한마디 하더군요.
"심사역님은 따뜻한 사무실에서 편하게 서류만 보고 차주를 판단하겠지만, 우리 같은 장돌뱅이들은 실제 현장에 나가서 판단합니다. 저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한번만 출장을 나와주세요.
차주를 직접 만나보고 나서도 의견이 변하지 않으시면 깨끗하게 부결을 받아들이겠습니다."
이 멘트가 인상적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심사역님은 따뜻한 사무실에서 편하게 서류만 보고 판단하겠지만"
이라는 말이 계속 걸려서 현장을 방문하기로 결심했었습니다.
태안까지 가는 길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갔다와서 정말 잘 갔다 왔다 라고 느끼게 되었는데요.
가기 전과 이후 저의 판단이 엄청나게 달라졌기 때문이죠.
길이 길어집니다.
세부내용은 2편에서 이어서 쓰겠습니다.
keyword
기업실사
실사
인터뷰
Brunch Book
돈! 잘 빌려주고 잘 돌려받기
03
좋은 심사역이 될 수 있을까 Part 2
04
좋은 심사역이 될 수 있을까 Part 3
05
인터뷰는 중요합니다 Part 1
06
인터뷰는 중요합니다 Part 2
07
인터뷰는 중요합니다 Part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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