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원의 엽서 Vol.2 postcard006
언제부터인가.
저런 시선으로 세상을 꼬아 보고 있는 것은
-의심대마왕 담원글 글씨
기대되는 강좌를 들으러 갔다.
한창 열띈 수업이 진행 중인데
결식아동을 위한 기부 모금이라면서
반찬을 사달라는 사람들이 왔었다.
딱 봐도 수업중인 공간에 양해없이 난입하는 태도도
예의 없게 느껴졌거니와
정체 모를 사람들이, 정체 모를 음식을 내민다.
거부 반응이 일어난다.
'우린 좋은 일 중이야!' 라는 표정으로 버티고 서서
식품판매에 필요한 허가유무를 알 수 없는 식품에
얼른 지갑을 열라는 무언의 시위가 불쾌했다.
그래도 좋은 일이니 도와주시려고
그들이 내민 것을 구입해주신 선량한 회원님도 계셨지만
나는 지금도 그들을 의심한다.
과거엔 순수하고 맑은 영혼이던 시절도 있었다.
현재의 나는 의심의 순수절정, 불신의 꽃넋이다.
(박두진 시인님 죄송합니다 ㅜㅜ)
아마 이후로도 세상에 대한 이런 시선을 거두지 않을 것 같다.
사람에 대한 믿음만을 근거로 손을 내밀기엔
이불 밖은, 집 밖은 너무 위험하다.
물론 어떤 상황에서도 선행은 이어져야 한다.
상냥하고 선량한 시선의 가진 분들 또한 계셔야한다.
그분들의 마음과 용기에 진심으로 감사한다.
그렇지만 의심서린 독한 눈과 안어울리게
심약한 내면을 가진 나는 추후 당했다는 걸 알게 된다면 꽤 상처를 받는 편이다.
좋은 의도로 일 하시는 분들을 의심했다면 죄송하다.
그러나 응급상황이 아니라면
좋은 일들도 법과 절차에 위배되지 않는 선을 지켜주었으면 한다.
의도가 좋다고 아무 거나 다 해도 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팍팍하고 야박한 나놈은 구더기가 무섭다.
그래서 구더기가 안생길 환경에서만 장을 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