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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원의 엽서 Vol.1 postcard091

캘리그래피와 그림으로 띄우는 100일간의 엽서 - 아흔한번째 엽서

물살을 거슬러가는 물고기는
밀쳐져 거부당하는 것이 서럽다고 울며 헤엄쳤다.

물살이 흐르는대로 가는 물고기는
등 떠밀려 휩쓸리는 것이 서럽다고 울며 헤엄쳤다.

그 강에 사는 물고기는 모두 다
그 강의 물살때문에 서러워 운다고 했다.
그 강은 그저 흐를 뿐이었는데.

-담원글, 글씨
살아있기 때문에 우리는 모두 방향을 정해 걸어갈 수 밖에 없다.

선택한 길이 너무 힘들어 눈물이 찔끔 나올 때면,
가끔 세상을 원망하고 시절을 탓하게도 된다

하지만 그저 시간은 흘러가고
세상은 돌아갈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이, 시절이 무슨 억하심정을 품고 나만 갈구는 건 아닐거라고.

어떤 방향도 힘들 수 밖에 없다.
짊어지고 가는 것도, 휩쓸려 휘청거리는 것도 나름의 힘듦이 있는 거니까.

버티기도 버거운 세상.
괜한 피해의식까지 만들어
흐르는 강물까지 원수로 대하지 말자.

아참, 물살을 버티는게 힘들거나 휩쓸리는게 싫다면
가끔 방향을 바꿔봐도 괜찮다.

**울지마 물고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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