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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둥근해 Mar 14. 2024

2. 첫째랑은 다른 둘째 임신과정

하늘 아래 똑같은 형제는 없다. 임신 때에도 다르다.


첫째는 허니문 베이비였다.

결혼하고서 아이를 갖어야지~

막연하게 생각했을 뿐,

빨리 낳겠다는 건 없었다.

계획한 것도 없었다.


신혼을 즐기고도 싶었고,

아이가 없으면 없는 대로,

생기면 생기는 대로 감사히 살자~였는데..     


신혼여행 때 산책하며 발견한

내 인생 첫 네이크로버와 함께.

아이도 행운처럼 빨리 찾아와 주었다.     


2020년 6월에 첫째 임신을 했고

그로부터 3년 뒤.

        2023년 7월에 둘째를 갖게 되었다.       


경험하지 않았더라면 이해조차 할 수 없었을

임신과 출산과정에서..

내가 느꼈던 첫째와 둘째 때 임신기간에서의

서로 달랐던 힘듦에 대해서

적어볼까 한다.      


1. 입덧의 양상

첫째 때 임신 초기라고 불리는 시기에

 난 잘 먹지 못했다.

결혼식 때 보다도 더 말라갔고,

내 인생 최저 몸무게를 달성했다. (야호.?)

게다가 음식을 먹지 못했는데

새벽마다 게워내어야 했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말라갔다.

심지어 종이 냄새에도 갑자기 올라와.;;

회사 복도에서 게워낸 적도 있었다....

임신을 했다는 기쁨도 잠시,

곧바로 힘든 시기가 찾아왔구나 싶었다.


그런데 거짓말처럼,

안정기인 16주가 되고부터는 점차 음식도 먹을 수 있었고

토하는 횟수도 줄어들어

행복하게 임신기간을 보낼 수 있었다.


   

둘째 때에는... 다른 입덧이 찾아왔다.

이런 걸 먹덧이라고 하나?

먹지 않으면 올라오는 것이었다.

이건 다소 컨트롤하기 쉬웠다.

3시간 이상의 공복이 있으면 안 되었기에

난 끊임없이 뭘 먹고 있었다.

불어나는 내 몸에 대한 생각은 미뤄둔 채..ㅋㅋ

아주.. 신나게 먹었다. ㅋㅋㅋ

그리고 첫째를 아주 작게 낳게 되면서,...

이것이, 잘 못 먹어서 그랬을 수도 있다고 생각되어

이번엔 조금이라도 더 크게 낳을 수 있도록

열심히 단백질이랑 과일이랑 챙겨 먹어보자! 고

다짐한 것도 있었다..


결론은...

아주 신명 나게 먹었다.       


2. 체중 증가량

입덧의 양상이 다르니,

체중의 증가량도 당연 달랐다. ㅎㅎ

첫째 때에는 임신 시작 몸무게에서

증가한 양이 10kg 남짓이었다.


그런데.;;

둘째를 가졌을 때에는..

임신 시작 몸무게가 일단 달랐다.

첫째 임신했을 때 증가했던 10kg을

그대로 안고 시작했다..;;; 허허..

게다가 입덧을 핑계로 계속 먹어댔기에..

여기서 증가량은 16kg 정도가 되었고..


둘째를 출산한 지금은,

 내 인생 최고 몸무게로 살고 있다.

아이를 빼냈는데도.;;

아직도 애기가 있는 거 아니냐는

오해를 받을 정도의 몸매가 되었다...

    

3. 걱정, 불안의 정도

첫째 때에는 그 어떤 걱정, 불안도 없었다.

아이가 그저 건강할 거라는 믿음 밖에 없었다.


그런데.. 둘째는

 두 번의 유산을 겪고 얻은 아이이기에..

     또 내가 노산으로 들어서는 나이였기에....

불암감이 하늘을 찔렀다.

매주 산부인과를 방문해

아이의 상태를 확인했으나.. 불안했다.

아이는 안정기에 들어섰다고 하지만,

 내 마음은 늘 불안정기였다..

38주에도 유산하는 사례들은...

내 맘을 더 불안하게 했던 요소였다.


걱정은 끝이 없다고...

나왔을 때 괜찮을지, 혹시 장애를 갖고 태어나진 않을지..

첫째 때에 비해.. 걱정의 양이.. 1000배 이상은 늘었던 것 같다.    

 

‘걱정한다고 해결되지도 않잖아.’

‘걱정하는 일의 96%는 발생하지 않는다.’라는 말,

나도 안다.

그렇지만 난 끊임없이 걱정했다...ㅠㅠ     


4. 회사와 집안일의 양

2020년. 첫째 임신당시에는,

코로나 시국으로 회사에 출근할 날이 별로 많지 않았다.

재택근무로 대체된 것이 많았고. 많은 행사들이 취소되면서

 해야 할 일이 평소의 절반이상으로 줄어들었다.

그러니 업무 스트레스도 당연 줄어들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

그리고 집안일?? 할 게 없었다.

요리를 잘하는 남편 덕에, 남편이 해준 음식 받아먹으며..

행복하게 임신기간을 유지할 수 있었다.

당연 청소도, 성인 둘이 크게 어질르지 않으니.;;

많이 할 것도 없었다.


2023년. 둘째 임신당시에는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코로나는 해제된 지 오래되어 회사는 그 전의 일상으로 되돌아갔다.

 하루 4시간에서 6시간씩 서서 일해야 하는 상황도 왔고,

행사도 많아 주말에도 일하기 일쑤였다.

또... 집안일..ㅋㅋ 3살 딸내미를 키우고 있기에 정말 매일같이 청소했다.

 뒤돌아서면 어질러져있는 집안과

에너지가 넘치는 우리 딸내미랑 놀아주어야 하니,

 난 그전처럼 쉴 수는 없었다.

또 아이가 늦게 자는 편이라..

이렇다 할 육퇴를 즐길 수도 없이..

 놀다 지쳐 잠들기 일쑤였다.


5. 배뭉침과 가진통

배뭉침과 가진통을 난 둘째를 임신하고서 알았다.;;

첫째 때에는... 40주 가까이 되도록,

 여기저기 잘 돌아다니고 운동도 하면서 보냈는데..

둘째 때에는.... 28주 정도부터,

 조금만 걸어도 배가 딱딱하게 뭉치기 일쑤였고,

새벽마다 생리통처럼 아랫배가 알싸하게 아픈 가진통을 겪어야 했다.

그래서 더 불안했을 수도 있다.

가진통? 이게 진진통으로 이어지지는 않을까..

그럼 조산하는 거 아니야???

 하는 걱정으로 또 하루하루를 보냈다.

여러 원인이 있었겠지만,

앞서 적었던 회사와 집안일에서 차이가 많았기에..

몸이 피곤해서 둘째 때 배뭉침이 더 심했던 건 아닐까 싶다..     



이렇게 같은 부모의 유전자를 받고

같은 엄마의 뱃속에서 나왔지만,

     생김새도, 성격도 같은 형제는 없다.      


임신기간부터 달랐던 우리 첫째와 둘째.

어떻게 커갈지,

각자만의 어떤 성격과 개성을 갖게 될지 기대가 된다.


아무튼,

첫째와 더불어 둘째까지..

힘든 임신기간을 잘 버텨주고,

무사히 세상밖으로 나와주어서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임신을 해보지 않았을때에는,

그저 임신기간이 행복할 줄 알았다.

남편에게 먹고싶은걸 얘기하고,

음악듣고 배를 쓰다듬으며 아이에게

대화를 건네고 하는 장면들만 떠올랐다. 


주변에서 아무도 내게,

임신기간의 힘듦을

얘기해주지 않았다.

다 잊었던 것일까.


아이를 희망하시는 분들께

이글이 조금이나마 도움되길 바란다.

여성분들께는,임신이

행복하고 좋은순간만 있는게 아니고

많은 힘듦이 있으니 대비해야한다는 것과

10달동안 아이를 품는다는건

정말 대단하고, 위대한 일을

하고있다는것을 말하고 싶었다.


그리고 남성분들께는

임신한 아내분은

 지금 정말 힘들다는것..

혹여나 괜찮아보일지라도..

아이를 몸속에서 키워낸다는것은

엄마의 영양소와 에너지를 다 쓰고있는 상황이니,

좀 알아달라는 것을,,

그래서 따뜻한 말한마디

먼저 건네달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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