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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둥근해 Apr 04. 2024

5. 우리 아이의 이름은?

아이 이름을 지을 때, 신중을 기한다. 우리도 그랬다. 


5. 우리 아이의 이름은?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아이의 성별을 알게 되면

부모들은 이름에 대해 고민한다.     


이 세상의 하나뿐인

우리 아이를 나타내는 게 이름이다.


더불어

 아이가 평생 가져갈 수도 있는 것,

누군가에게 자신을 처음 소개할 때 나타내는 것이

바로 이름이다.    


이처럼 

아이를 나타낼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이기에

많은 부모들이 심사 숙고한다.    

 

어떤 이름으로 살게 할 것인가. 

부모의 가치관과 개성, 소망 등을 

이름에 담아낸

의미 있는 이름을 짓기 위해 신중을 기한다.      


그래서 부모들은

 본인들이 직접 짓기도 하고.

작명소에 찾아가 

태어난 날과 시를 고려한 이름을 받기도 한다.     


우리 첫째의 이름을 정할 때.

나와 남편의 의견은 충돌했다.


남편은 스스로 짓고 싶어 했고

      나는 작명소에 가길 원했다.          


나는 작명소에 대한 믿음이 컸다.

유독, 사건사고가 많았던 한 해를 거치면서

내 이름은 

 작명소에 의해 태어난 시와 날을 고려해 개명되었고

나는 새로운 이름으로 살아가게 되었다. 


기분 탓일 수 있겠지만

난 새로운 이름을 받으면서 

새로운 삶을 살게 된 것 같다.     


굉장히 차분한 이름에서 

활발한 느낌의 이름으로 바뀌면서.. (물론 이 또한 내 주관적 판단이다)


한 번도 받지 못했던 상을 우수수수 받기도 했고,

다소 소극적인 아이에서 적극적인 아이로 변해 갔다.

그러면서 학급을 이끌어가는 임원도 여러 번 맡았다. 

이름을 바꾼 후에는 더 이상의 크나큰 사건사고도 없었다..     


물론, 우연일 수 있다.


그러나 부모님도, 나도

우리는 이 모든 것이 

 이름을 바꾼 덕분이라고 믿었다.      


사람의 믿음은 쉽게 없어지지 않듯

이러한 믿음은 사주에 대한 믿음으로 이어졌고     

나는 결혼하기 전에

내 연애운과, 재물운 등

많은 고민거리를 

사주를 풀어주시는 분들을 찾아다니며 

해결해 나갔다. 


그래서 아이의 이름도

사주팔자를 고려해서 

작명소를 통해 짓고 싶었다. 


남편은 그런 건 다 미신일 뿐이라며,

아이의 이름을 자신이 직접 짓고 싶어 했으나

결국 첫째의 이름은

고맙게도 내 뜻에 따라주었다.     

     

작명소에서 지어준 

첫째 아이의 이름은 

 매우 마음에 들었다.     


우리가 생각했으면, 

나올 수 없는 이름이었을 거라 여겼고

이 이름으로 아이의 앞날이 창창할 것만 같은 느낌.

모든 게 잘 풀릴 것만 같은 기분 좋음이 있었다.     


하지만..

내 믿음이 깨지는 사건이 있었다.


첫째 아이가 태어난 지 

  1년쯤 지났을 때...

     

[2021년에 가장 많은 여자아이 이름]

이렇게 통계적 수치를 근거로 제시된 

자료를 보게 되었다. 


믿을 수 없었지만...    

가장 많은 이름 1위가. 

우리 첫째 딸이 가진 이름이었다.

     

맙. 소. 사. 

충격이었다.


잉..? 

우리 딸의 태어난 날과 시를 분석해서

만든 이름인데.;; 가장 흔하다고...???     


    나의 믿음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뭐야.. 이것도.. 프로그램인가?

그렇지 않다면 

전국적으로 이렇게 많이 나올 순 없는 거다..     


남편에게 면목이 없었다.

더불어 난 주장할 힘을 잃었다.


둘째를 낳게 되면..

남편이 정하는 걸로, 

군말하지 않기로 합의를 보았다.     


그렇게 

둘째를 임신하게 되고,

둘째의 성별이 '남자'라는 걸 알게 되니

   바로 이름이 지어졌다.      


바로 “도전”

남편의 성은 정 씨다.


그래서 우리 둘째의 이름은

“정도전”이 되었다.


으악     

처음엔 반대했다.

군말 않기로 했지만 필사적으로 반대해 보았다.

     

놀림받을게 뻔한 이름을 

왜 지어주는 거냐.

왜왜왜 왜 왜.. 

평범하게 가쟈. 

왜 이 이름이어야만 하는가.

나는 걱정이 가득했다.  


남편은 ‘정도전’이라는 역사적 인물을 

매우 존경했다.     


조선 초기에 

조선의 건국과 정치, 사회 발전에 

큰 기여를 한 인물이라는 거 나도 안다.

   

그. 래. 서??   뭐? 

   그 이름을 우리 아들한테 붙이는 건가.      


나는 왜 이 이름이어야 하는지

나를 설득할 만한, 

훗날 우리 아들이 납득할 만한,

근거를 데라고

남편에게 요구했다.     


그러니 남편은 

아빠가 아들에게 왜 이 이름을 지어주고 싶어 했는지에 대해

A4용지 두 장의 분량의 글을 

뚝딱 써내려 갔다. 

3가지 이유로 정리된 

                     그의 생각은 분명했다.                     


우선 첫 번째로 

역사적 인물인 정도전과 같은 길을 걷길 원해서였다.

간략하게 얘기하면 정도전과 같이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일을 하길 바라서였다.  

    

두 번째 이유는, 끊임없이 ‘도전’하고 

노력하는 사람이 되길 원해서였다. 

자신의 한계를 규정짓지 말고, 

하고자 하는 것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꾸준한 노력을 기할 것을 바랐다. 

    

세 번째 이유는 이름이 가진 힘을 믿어서였다,

이름으로 인해서 어디서든 부름을 많이 받을 것이고, 

무엇을 하든 주목을 많이 받게 될 것이라고 여겼다.


남편 역시, 

놀림받을 걱정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놀림받지 않고 부러움과 선망의 대상이 될 수 있도록

아이 스스로도 이름으로 인해 위축되지 않도록 

자존감이 높은 아이로 키워야 한다고 했고

노력하자고 나를 설득했다.      


이로써 

나는 설득되었다.


또 납득이 되어서 인지 점점

이 이름이 마음에 들었다,


나 역시도 

아이가 자신의 한계를 규정짓지 않고

무엇이든 당차게 도전하는 아이였으면 한다.

     

흔하지 않은 이름이기에

어려움도 있겠지만, 

이 이름으로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부모로서 노력을 해보고자 한다.


세상에는 수많은 이름이 존재한다.

그중에는 특이한 이름도 많다.

평범하지 않은 이름들 또한 

부모님의 생각과 가치관을 담아

아이의 미래를 그려보며 지은 이름일 것이다.  


그 어떤 부모도 

이 세상에 하나뿐인 우리 아이의 이름을

쉽게 생각하지 않는다. 


누구나 그런것처럼

우리도 아이의 이름을 지을때

신중을 기한 것임을

나중에 우리 둘째 아들이 

알았으면 한다. 


우리 또한

이 이름을 지을 때의 

그 마음가짐을 잊지 않고

이름에 걸맞은 아이가 될 수 있도록

잘 키워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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