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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수아 Dec 20. 2021

벙어리 영어 단어 박사

진짜 영어 실력

한국 사람들은 영어 단어를 얼마나 알까? 정규 교육을 받았다면 1000개 이상은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정말 중요한 이야기를 해보자. 과연 여러분은 그 1000개 중에 쓸 수 있는 단어는 몇 개나 되는가? 


대한민국의 말 못 하는 단어 박사들


친구 중에 약사를 준비하는 친구가 있다. 약대를 입학할 때 영어 과목은 토익으로 대체가 되어서 토익을 공부했던 친구다. 토익 점수가 985점이니까 상당한 실력이다. 어떻게 그렇게 높은 점수를 맞았냐고 물어보니 단어를 2달 동안 하루 종일 외웠다고 한다. 그렇게 단어를 많이 외우고 나니 고득점이 가능했다고 이야기한다. 


이 친구는 내가 짐작하건대, 영어 단어를 약 5000개 이상 알 것이다. 그런데 이 친구는 영어로 자유롭게 말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더 나아가 그 많은 단어들 중에 쓸 줄 아는 단어들은 아마 500개도 안될 거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아직 단어를 아느냐 모르느냐가 중요한 변별 지점이다. 특히 각종 영어 시험에서는 단어가 절대적인 경우가 많다. 단어를 알면 실력을 인정받는 것이고, 모르면 실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다. 단어를 쓸 수 있는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렇기 때문에 말 한마디 못하는 단어 박사들이 수두룩한 것이다.  


진짜 영어 실력


진짜 영어 실력은 단어를 아느냐로 결정되지 않는다. 쓸 수 있냐 아니냐가 실력을 결정한다. 하루에 10개씩 단어를 외우는 것은 단어를 아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실력을 늘리고 싶다면 시간과 상관없이 단어 하나를 가지고 쓸 수 있을 때까지 연습해봐라. 


공부량이 적어서 조바심이 날것이다. 뭔가 잘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것이다. 같은 시간 동안 다른 사람들은 몇백 개씩 단어를 외우고 하는 것 같은데, 나는 이제 단어 2개 익혔네 하는 그런 생각들이 들 것이다. 그때 다음 이야기를 기억하길 바란다. 


진짜 공부란 무엇인가?


학창 시절 나는 수학을 참 못했다. 무조건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조바심도 많이 났기 때문에 문제집을 많이 푸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점점 내가 풀은 문제집이 쌓여갔고 그 높이는 어느덧 내 허리까지 올라왔다. 그런데 문제는 많이 푸는데, 내 성적은 오를 생각을 안 했다. '얼마나 열심히 해야 하는 걸까?' 이미 하루에 6시간씩 수학을 하고 있었는데도, 여전히 수학시험은 어렵고 성적은 안 나왔다. '머리가 안 좋은 게 분명해....' 


어느 날 한 수학 선생님을 만났다. 이 선생님은 문제풀이는 공부가 아니라고 말씀하셨다. 개념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고 문제풀이는 내가 정확히 이해했는지 아닌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말씀하셨다. '정말 그럴까?' 그때부터 문제풀이를 하지 않고, 개념 부분을 필사하기 시작했다. 


점점 개념이 분명하게 머리에 잡히기 시작했고, 원리가 이해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니 응용이 된 어려운 수학 문제도 정확한 원리에 기반해서 풀어낼 수가 있게 되었다. 문제집은 딱 1권(수능기출문제집) 풀고 개념 원리 필사만 했다. 필사를 20번 정도 하고 나서 3개월 뒤 나는 전국 수학 모의고사 1등을 연속으로 2번 했다. 그 뒤로는 수학은 항상 100점 아니면 1개 틀리는 정도가 되었다.     


단어를 외우는 목적


중요한 것을 공부하는 것이 진짜 실력을 키우는 길이다. 영어에서 중요한 것은 쓸 수 있느냐이다. 의사소통이 영어의 핵심이지 않는가? 단어를 외우는 목적은 쓰기 위해서이다. 조바심이 나서 양으로 승부한다고 수학 성적이 오르진 않는다. 조바심 내서 단어를 몇천 개 외운다고 여러분이 영어로 말할 수 있겠는가? 여러분은 이제부터 단어를 외우는 것에 초점을 맞추지 말기 바란다. 1개를 외우더라도 쓸 수 있게 공부하는 게 진짜 실력을 올리는 길이다. 


https://youtu.be/vJ2zBL_6tW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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