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때와 같은 아침.
김쿼카는 작은 손으로 견과류를 집어 먹고 있다. 브라질너트, 호두, 마카다미아, 캐슈너트 각종 너트를 먹는 동물의 얼굴에는 행복함이 가득하다. 은근슬쩍한 단 맛과 고소한 맛의 조화는 우울한 오전을 즐겁게 만들어 준달까.
빠르던 손이 느려진 순간. 봉지에는 어느덧 하나의 견과류만 가득 남아 있다. 바로 아몬드다. 한 알 한 알 세어보니 6알, 다른 견과류에 비해 많이도 들어있는지 개수도 많다. 옆을 보니 어제 먹다 만 봉지에도 아몬드가 남아있다. 다시 세어보니 총 11알
어딘가 느끼하고 여러 너트의 특징을 합쳐 놓은 그 어중간하며 촉촉한 듯한 맛. 그런 아몬드를 이 동물은 특별히 좋아하지 않는다. (설령 그런 맛이 아니라고 하는 동물이 있더라도 쉿)
쿼카는 버리기엔 많은 양에 결국 입에 하나씩 넣고 오독오독 씹어본다. 갈색 껍질 안에 하얀 속살. 정작 먹으면 생각보다 나쁘지는 않아서 그냥 먹게 되는데 묘하게 싫달까
동물은 문득 생각했다. 아몬드는 마치 일상 같다고. 특별하지 않고 다른 견과류에 비해 개수도 많은 아몬드. 한 알 한 알이 모여 대부분을 이루고 먹어보면 비교적 꽤 괜찮은 맛. 마카다미아, 캐슈너트보다 달달하지도 호두보다 고소하지도 않지만 먹다 보면 나름대로 맛은 있다.
특별하고 재밌는 일상은 마카다미아, 캐슈너트처럼 별로 없다. 어쩌면 비슷하고 흔한 아몬드 같은 일상이 대부분일지도. 오늘부터는 일상과 같은 아몬드를 좀 좋아해 보기로 했다. 그 나름의 맛을 즐기며 김쿼카는 아몬드를 씹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