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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별여행자 Feb 24. 2022

상다리 뿌러 뜨리기 대회

아파트 모르지?

멍멍!

하하야

요즘은 우리 찾아오는 존재들이 뜸하네.

간식도 가져오고 했었는데...

자기들 별로 돌아갔나?


하하!

사랑을 주기만 해서...

백만 송이 꽃을 피우고 그립고 아름다운 자기들 별로 돌아갔나? ㅋㅋㅋ

사실은 우리가 귤밭 창고로 이사 와서 그럴 거야.


야옹!

왜 창고가 어떤데?

우린 여기가  땅도 넓고, 귤나무도 많고, 놀기가 훨씬 더 좋은데.

귤나무 아래에서 비둘기를 향해서 전속력 달리기를 해도, 막히는 것이 없이 넓어서 짱 이야.


하하!

두발족들은 비둘기 쫒는 놀이 안 좋아해. 귤나무 아래로 달리기 할 수도 없고.

여긴 편리함에 익숙한 두발족들이 있기에는 좀 불편한 곳이야.

대체로 우리 종족은 아파트 생활을 좋아하거든.


멍멍! 야옹!

아파트?

그게 뭔데?


하하!

아. 니들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지.

집을 여러 개를 붙여서 아주 크게 만들었어.


야옹!

그럼 한 나무에서 우리 종족이 열 마리가 같이 모여서 사는 거랑 같겠네.

우와... 한꺼 번에 똥 싸면 엄청나겠다.

서로 아는 존재들이 많으니 인사도 많이 하겠다.


하하!

생각만큼 서로 마음을 열고 지내지는 않아.

바로 이웃도 누가 사는지 모르는 경우도 있어.

같이 모여있으니 따뜻하기도 하고, 종족들 구경도 많이 하는 반면에 자동차도 많고, 오염된 공기도 많아.


멍멍!

아하. 이프나 너랑 나랑 같이 자면 따뜻하잖아.

그거 랑 같겠지.


하하!

그렇진 않아. 

니들한테 설명해주기가 좀 어렵다.

봄이 오면 니들 태우고 육지 여행할 때 잠시 들려서 보여줄게.


야옹! 

멍멍!

와. 좋겠다. 우리도 아파트란 것을 구경한다니...

근데 두발족들이 요즘 왜 우리 창고에 안 오냐고?


하하!

글쎄. 먹을게 많지 않아서 인가?

여긴 집처럼 안 보이니까 난 너무 좋아.

어느 집에 초대받아서 갔는데, 음식을 너무 많이 차려서 좀 부담되더라고.

먹는 양이 있는데, 적당히 준비하는 게 좋은데. 

많이 차려놓고 또 차린 게 없다고 하잖아.

그런 말이 너무 혼란스러워. 분명 상다리가 부러질 듯한데도...

꼭 음식 준비하느라고 고생했으니, 다음부터는 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하는 의미 같아.


멍멍!

헐. 난 개같이 왕창 먹는데


야옹!

총총 온니는 먹다 남으면 땅에 묻어 놓던데.

보통 개가 아니야.


하하!

그래서 난 그런 거 내려놨어.

본능에 충실한 걸로 만족하는 거지.

누가 와도 그냥 평소 내 먹는 거 그대로 먹고, 있는 거 중에 조금 새로운 음식만 만들지. 

어딜 가도 나를 위한 음식을 많이 차린 거를 바라지도, 좋아하지도 않아.

이런 스타일이 괜찮은 존재는 올 것이고, 

많이 차리는 거를 좋아하는 존재는 서로 교대로 엄청난 음식 만드는 대회를 하는 거지. 

둘 다 존중해. 나에게 음식 만들라고 시키지만 안 하면 돼. 

난 그냥 활동하기 적당한 에너지만 충족하면 돼.

중요한 것은 많이 먹는 게 아니잖아.


멍멍!

무시 중헌데?


하하!

서로 대화하고, 유머와 분위기를 즐기고,  우리 지구별 여행을 신나게 하는 거지.

서로가 다른 생명체들도 아껴주고, 존중해서 우주의 종족들이 너희들만 만나고 가지말고 우리 두발족들과도 대화를 하고 가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야옹! 

아 그거는 좀 오래걸릴거 같아.

두발족들은 다른 생명체를 존중하기는 커녕 재미로 마구마구 죽이기도 하잖아.

지구를 마구마구 손상시키기도 하고.

지난번에 우주종족들이 와서 아직 멀었다고 하고 가더라고.


멍멍!

하하야.

언젠가는 되겠지.

우리처럼 잘들리고, 냄새잘 맡고, 잘달리게 진화되진 않았지만, 아주 천천히 라도 될거야.


하하!

알았어.

너희들이 라도 우주존재들과 소통을 해서 다행이다.


멍멍!

야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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