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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 광고와 기업의 진심

카스 '진짜 멋진 여름 맥주 광고'와 e-편한 세상, 그리고 기업의 진심

by 지식노동자


어제 식당에서 삼겹살과 맥주를 먹다가 우연히 카스 '진짜 멋진 여름 맥주 광고'를 봤습니다. 처음 본 광고였지만 스타일과 메시지가 익숙했습니다. 심지어 다음에 나올 카피까지 맞출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 멋진 여름 맥주 광고
태양이 내리쬐는 해변에서
화려한 모델들이 나와
멋지게 맥주잔을 부딪치고
시원하게 물을 맞으며
캬~하는
그런 장면 한번 안 나오는 이것은
진짜 멋진 여름 맥주 광고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도 일상의 소중함을 지키는
모든 분들의 땀에 카스의 응원을 보냅니다.
이것은 진짜 멋진 여름 맥주 광고,
이것은 진짜 멋진 당신의 이야기.

카스 광고의 특별함은 기존 맥주 광고의 허세를 빼고 실제로 맥주를 마시는 사용자에 초점을 맞춘 차별화된 메시지에 있습니다. 카스는 해당 광고캠페인에서 '진짜가 되는 시간'이라는 슬로건을 말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맥주 광고의 설정이 아닌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의 현실을 그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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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나오고, 연예인들이 나와서 맥주잔을 부딪치며 노래가 나오는 일반적인 맥주 광고보다 맥주를 자주 마시는 사람들의 마음에 남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봅니다.


카센터, 편의점, 식당 주방 등 우리 주변 삶의 현장에서 치열하고 묵묵하게 현실을 사는 맥주 사용자의 모습을 잘 담아냈습니다.


맥주는 소주와 더불어 대중의 술을 대표합니다. 힘든 일과를 마치고 마시는 맥주는 삶의 큰 위로가 됩니다. 팬데믹과 힘든 경제 상황에서 제품의 주사용자를 응원하고 위로하는 광고 메시지는 호평을 받았았습니다.


처음 본 카스 광고가 왜 익숙했을까요?

제가 카스 광고를 어디서 본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은 것은 2009년에 나온 e-편한 세상 '진심이 짓는다' 광고와 스타일과 메시지가 유사했기 때문입니다.

(이 광고가 나온 시점도 세계금융위기가 터진 직후로 경제가 어려웠던 시기네요...)

톱스타가 나옵니다. 그녀는 거기에 살지 않습니다.
유럽에 성그림이 나옵니다. 우리의 주소지는 대한민국입니다.
이해는 합니다. 그래야 시세가 오를 것 같으니까...
하지만, 생각해 봅니다.
가장 높은 시세를 받아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저희가 찾은 답은 진심입니다.

이 광고의 특별한 점은 그 당시 기존 아파트 광고와 달리 허세를 빼고 담백하게 실거주자에게 주는 실질적인 혜택, 편리함 등을 진솔하게 보여준 메시지의 차별화에 있습니다.

(카스 광고의 스타일과 메시지가 비슷하지 않나요?)


강력한 메시지는 광고가 아닌 기업의 진심에서 나온다

'진심이 짓는다'라는 광고로 그 당시 대림산업은 GS건설, 대우건설과 차별화하며 좋은 이미지를 구축했습니다. 7년 동안 좋은 광고캠페인을 하여 쌓은 명성을 망치는 데는 5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2016년 대림산업의 오너가의 일탈이 알려졌습니다. 운전기사에게 상습적인 폭언, 폭행을 했다는 주장이 전해지면서 여론이 싸늘해졌습니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 광고와 연관 지어 "오너 일가의 진심이 때렸다'라는 패러디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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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속 슬로건은 기업의 정체성을 담고 있습니다. 기업 슬로건이 대중의 공감을 얻게 되면 기업의 이미지가 좋아지고 광고 메시지는 힘을 얻게 됩니다.


그러나, 광고 메시지가 기업의 실질과 다르다는 생각이 들면 역풍을 맞을 수 있습니다. 광고 메시지가 본질이 아닌 기업을 포장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생각이 들면 아무리 힘 있는 메시지도 힘을 잃을 수밖에 없습니다.


광고를 단순한 판매 수단이 아닌 기업의 정체성과 진심을 전달하는 방법으로 사용하는 기업이 많아지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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