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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현 Oct 25. 2022

잘 버텼어! 잘 견뎠어!

도도의 인생마법

 살다 보면 감당하기 힘든 고난을 맞닥뜨리고, 해결할 수 없는 커다란 상처만 남는 때가 있습니다. 저도 그런 때가 있었고, 그 상처 그대로를 가지고는 앞으로 나아갈 힘이 없었기에 마음 깊이 묻어 버렸었습니다.


 살아가야 할 날이 훨씬 더 많이 남았으므로 지난날의 상처는 내 눈에도 남의 눈에도 보이지 않게 가슴 한 켠 깊이깊이 묻어놓고, 잊었다 생각하고 외면하고 기만하고 자만하고 살아갔죠.


 몇 년 후 어느 날, 작은 일로 상한 마음이 점점 걷잡을 수 없이 커지더니 결국 1년여 동안 직장도 그만두고 집 밖도 안 나가고 아무도 안 만나는 세상과 단절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처음에는 이유도 자각하지 못한 채 흐르는 눈물과 싸한 가슴과 왠지 모를 공포심에 주저앉아 '내가 왜 이러지' '이러면 안 되는데' '씩씩하게 살아가야 하는데 ~'라고 되뇌었습니다.


 그때서야 몇 년 전의 그 커다란 상처가 잊힌 게 아니라는 걸, 더 이상 침잠되어 파괴되기 싫다면 이제라도 마주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나는 강하다고 자만하고 방치한 상처들을... 용서하고 다독이고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하는 시간들을 가졌습니다.

 상처 입어 비틀거리며 오열했던 어린 날의 작았던 제 영혼을 두 팔을 활짝 벌려 꼭 안아줬습니다.


 그 당시에는 감당할 수 없는 큰 상처 라면 잠시 마음 한 켠에 묻어두는 것도 힘든 시기를 지나가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완전히 잊혀지는 상처는 없습니다.


 힘든 시기가 지나 조금 괜찮아졌다면, 아픈 상처를 들여다보고 위로해 주시고, 햇볕에도 내어놓아 새살이 돋게 해 주세요.


 흉터는 남겠지만 그 상처를 이겨내기 위해 들였던 노력이 새로운 열매가 되어 우리들 인생의 힘이 되어 줄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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