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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현 Nov 23. 2022

포기하지 않을래!

도도의 인생마법

 옛날 옛날에 얼굴이 매우 동그란 소녀가 있었습니다. 그 소녀는 어른이 돼서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하다 고2 겨울방학 때 한 극단에서 하는 연극 워크숍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그때는 방학에도 수업이 있던 때였는데, 집에는 학교 간다 하고 신나게 극단으로 매일 갔었답니다.


 재능이 많은 형제들 사이에서 자랐던 소녀는 특출 나게  잘하는 게 없는 자신이 실망스러웠었는데요. 연기를 하면 잘한다는 얘기를 듣는 게 너무 신기하고 좋았답니다.


 워크숍이 끝나고 고3이 된 소녀는 부모님께 배우가 되고 싶으니 연극영화과에 가겠다고 선포했어요. 부모님들은 남다르게 동그란 소녀의 얼굴을 보면서 매우 어이없고 난감해하셨답니다.


 고집을 부려 연극영화과를 지원했다가 장렬히 떨어지고, 대학에 다른 과에 입학하게 되었어요. 배우의 꿈을 포기할 수 없던 소녀는 대학의 연극동아리에 들어가게 되었고, 전공과보다는 연극동아리 활동을 더 열심히 하였답니다.


 연기력이 좋다고 거의 매번 주인공을 맡았고, 무대에서 자신을 향해 조명이 켜지는 순간 소녀는 자신만의 원더랜드에 들어서는 것 같은 행복함을 느꼈어요.


 대학을 졸업하고 배우를 하겠다고 대학로에서 여기저기 극단 생활을 하면서 소녀는 점점 희망을 잃어갔어요. "내 얼굴로는 아무리 연기를 잘해도, 열심히 해도 주인공은 될 수 없구나~"라는 생각에 결국 소녀는 대학로를 떠나 생계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어른이 되어버렸답니다.


 연기와 배우는 하늘에만 떠있는, 잡을 수 없는 별이 되어버렸지요.


 그렇게 살아가던 어느 때에, 한 영화에서 그때 대학로에서 함께 연극하시던 선배님을 보게 되었어요. "저분도 나처럼 평범한 얼굴이니 연기는 너무 잘하시지만 오래 하시지는 못할 거야."라고 생각했던 선배님께서 조연으로 나오고 계셨죠. 그 후 차츰 배역을 넓혀가면서 자신만의 캐릭터와 연기 아우라를 확장해 가시는 모습을 보게 되었어요.


 그렇게 성장해 가시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어른이 돼버린 소녀는 "그때 내가 포기하지 않았다면 내 인생은 어땠을까? 그때 주인공만이 전부라 생각하지 않았다면 포기하지 않았을 텐데..."라는 씁쓸함에 잠기게 되었답니다.


 그러다 문득 "배우의 꿈을 포기하지 말자. 뭐 어때~ 내가 아직 죽은 것도 아닌데, 나이 든다고 시도하지 못하란 법은 없지! 언젠가는 꼭 연기를 할 거야"라고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나이가 들어도 그때 무대를 비춰줬던 소녀의 행복한 별은 아직 가슴속에 살아 있었거든요.


 어느 때, 어느 순간 꼭 작은 배역이라도 아주 소중하게 연기할 거라고 꿈꾸고 있답니다. 저만의 별처럼 반짝이는 소중한 꿈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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