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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니치 May 01. 2024

미국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 두 얼굴의 야누스


미국은 역사상 가장 강력한 패권 제국이다. 한국은 2차 대전 후 미국이 점령한 한반도 남쪽 지역에서 미국에 의해 건립된 나라다. 이후 남북 분단과 6.25전쟁, 한국 현대사는 미국에 의해, 미국을 위한, 미국의 것이 될 수밖에 없었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미국에 의해 일제로부터 해방됐다. 미국 덕분에 북한의 남침을 막았다. 미국의 도움으로 오늘날의 번영을 누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구원자였고, 지금도 보호자인 미국에 대한 비판적 지피지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미국은 우리가 몰라서는 안될 나라다. 우리의 운명을 좌우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고마운 나리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한국이 미국을 잘 알 것 같지만 사실은 정반대다. 지난 70여 년의 한국 현대사에서 형성된 미국과 한미동맹의 ‘신화’는 숭배의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한국인들은 강압과 거짓, 위선이 지배한 신화 속에서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 없었다.

      

역사적 전환기다. 한국이 명실상부한 글로벌 중추국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미국을 극복해야 한다. 미국문제를 잘 알지 못하면 한국은 다시 미중 전쟁의 희생양이 될 것이다. 미국은 어떤 나라이고, 우리에게 무엇인가? 냉철한 통찰, 파레시아가  필요하다.

      

1. 미국은 어떤 나라인가?     


건국·발전: 예외주의로 경제 영토와 가치 확장    

 

미국의 건국이념은 이상주의적이다. 미국은 유럽의 구질서에 저항하는 사람들이 건설한 신세계다. 탈취와 폭력으로 세워진 신세계는 민권을 보장하는 공화제와 함께 도덕적이고 규범적인 가치를 지향했다.

미국 독립 100주년 기념으로 프랑스가 선물한 자유의 여신상  

   

건국과 발전 과정에서 형성된 미국의 정체성은 ①백인 기독교(개신교 자유) 국가 ②민주주의 ③공화정 ④자본주의 자유경쟁이었다. 자국을 세계의 보편적 모델로 생각했다. 자국의 끝없는 팽창을 의미하는 ‘명백한 운명’을 믿었다.  

    

미국인들의 독특한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에는 ‘예외주의’가 자리하고 있다. 예외주의는 미국이 개신교의 나라, 앵글로 섹슨족의 나라, 하나님의 선택을 받은 나라라는 인식에서 비롯되었다. 이 선민의식자신들의 건국과 서부개척, 영토 확장을 신이 부여한 사명으로 정당화다.

    

패권국이 된 후 미국은 자유와 민주주의, 인권 등 자국의 가치와 제도를 대외적으로 전파했다. 그 과정에서 부딪치는 문제는 힘을 기반으로, 가능하면 협력적으로, 필요하면 일방적으로 처리했다. 힘이 곧 정의였던 서구식 ‘자유’의 본질에 충실한 것이었다.  

    

패권의 유지·강화: 늘 전쟁이 필요한 나라  

   

그리스·로마 시대의 전쟁은 자유와 정의를 명분으로 한 침략과 약탈이었다. 500년 서구 제국주의 시대의 자유와 정의는 식민지 건설을 통한 영토 확장과 수탈이었다. 미국의 패권은 신식민지주의, 자유주의 또는 신자유주의 세계화라는 보다 세련된 방식으로 행사되었다.

     

2차 대전 후 미국은 세계 최고의 경제대국이자 군사강국으로 위용을 과시했다. 2차 대전 직후 세계 인구의 5%에 불과한 미국은 세계 GDP의 1/2, 금 보유량의 2/3, 투자 자본의 3/4을 보유했다. 무기의 ‘절대 반지'라는 핵무기를 가진 유일한 국가였다.  

    

미국의 세계패권은 지속적인 전쟁, 즉 군사주의에 의해 유지돼 왔. 한국전쟁에서 패권 기반을 다진 미국은 대대적인 군비 증강으로 소련을 압도했다. 서유럽과 일본을 자국의 군사동맹체제에 끌어들여 패권을 장악했다.    

 

미국이 세계를 지배할 수 있었던 것은 로마제국과 같이 막강한 군사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군사력은 평화와 민주주의 확장과 같은 고상한 목표를 추구하지 않았다. 군산복합체 등 미국 기업에게 활동의 자유를 보장하는 신식민주의적  경제적 팽창을 꾀하는 것이었다.

     

패권을 유지·강화하기 위한 미국의 군사주의전쟁 노선은 지금도 여전하다. 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의 주요 전쟁지역은 동아시아(1950-1975)와 중동(1979-2021)을 거쳐, 당초 냉전의 초점이었던 유럽(2022-, 우크라이나)으로 되돌아왔다. 패권 위기 상황에서 전쟁을 통한 대외정책이라는 미국의 전통이 재소환된 것이다.


그동안 미국은 군사적 우위를 통해 세계를 지배하며 독점적인 이익을 취해 왔다. 자국의 국익에 도움이 된다면 타국의 부패한 독재정치와 SOB들과도 손잡았다. 문명화나 민주화·시장화를 구실로 다른 민족의 삶에 개입하고 이익을 취했다. 군사적 개입이나 무력 사용도 서슴지 않았다. 침공이 여의치 않으면 경제제재와 함께 내전을 일으켜 친미 세력을 부식했다.

 

이런 시도와 전략은 미국을 아프게 한 대외 부정의였다. 대부분 실패했다. 미국의 잘못된 개입의 후과와 그림자는 지금도 중남미와 중동 등에 길게 늘어서 있다. 민주주의 증진에 오명을 씌우고, 미국의 신뢰를 떨어뜨렸다. 과다한 군사비 지출은 미국 쇠락의 큰 원인이 되었다. 세계 각 지역에서 행한 대외 부정의가 대내 부정의를 양산하면서 몰락의 길로 가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미국은 다시 전쟁을 한다. 그동안 10년 이상 전쟁을 하지 않는 경우는 없었다. 기업국가, 자본·선거 민주주의에서는 잘못된 국가정책도 수정할 수 없다. 무엇보다 달러 흡입 빨대의 역할을 하는 긴장과 전쟁 없이 미국은 존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 제국의 번영, 부패·타락

      

그럼에도 미국은 아메리칸드림이나 세계 최고의 자유민주주의 국가, 세계 최고의 기업들을 탄생시킨 세계 최고의 강대국·선진국이었다. 국제사회가 모방하고 싶은 사상과 영혼의 제국이었다. 1960~1980년대까지 20여 년 동안 팍스아메리카는 인류사에서 유례없는 평화·번영을 견인하기도 했다.

     

그 이면에서 미국은 세계사에서 그 어느 제국보다 악한 제국이었다. 무소불위의 패권주의적 행보를 계속했다.


미국은 세계를 지배하기 위해 각 지역의 전략적 요충지마다 800개가 넘는 미군기지를 건설했다. 우주와 사이버 세계를 장악한 미국의 글로벌 감시체제는 미국 패권 전략의 핵심이다.

       

절대 권력은 절대 독재하고, 절대 부패하기 마련이다. 미 제국의 예외주의적 행태에 대해 미국의 의식 있는 저명인사들은 오래 전부터 미국이 오만한 악의 제국임을 숨기지 않았다.

     

- “미국은 과거 대영제국의 죄악들을 훨씬 능가하는 가장 악한 제국이다.”(캔터베리 성당 대주교 월리암스)

- “지구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폭력의 원천은 우리의 조국 미국이다.”(마틴 루터 킹)

- “국제사회의 정의와 평화를 파괴하는 범죄는 2차 대전 후부터 본격화된 미국의 대외정책에서 비롯된다.”(전 미 법무장관 램지 클라크) 등   

   

제국주의 유럽은 해외 식민지 경영을 할 수 없게 되면서 몰락했다. 탈냉전 이후 미국도 경제영토의 확장, 소위 ‘변경의 신화’가 종말을 고하면서 쇠락의 길로 들어선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미국식 자본주의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 병폐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보기조차 민망한 각종 미국병은 미국과 미국의 패권의 몰락을 재촉하고 있다.  

      

2. 우리에게 미국은 어떤 나라인가?  

   

두 얼굴을 가진 '야누스(Janus)'다. 80년 한미관계에서 사실 긍정적인 면이 훨씬 많았다. 문제는 그동안 긍정적인 면만 부각되고, 부정적인 면은 알 수 없었다는 것이다. 미국과 한미동맹을 비판하는 것이 금기였기 때문일 것이다. 비판이 때로 역적으로까지 간주된 사실은 한미동맹의 가치인 자유민주주의가 얼마나 위선적인 기만인지를 말해준다.   

  

긍정적인 면: 아름답고 고마운 나라 美國 

    

미국은 한국의 역사적 전환기마다 우리 곁을 지키며 운명을 좌우해 왔다. 구한말 이후 한국의 역사와 한국인들의 머리에는 항상 ‘아름다운 나라(美國), 영토에 야심이 없고, 동양 평화를 희구한’ 미국이 있었다. 한국인들의 동경의 대상이었다.

      

실제로 미국은 한국이 일제 식민지배에서 벗어나게 해 주었다. 한반도가 공산화되지 않게 하고, 북한의 남침 시 한국을 구해준 재조지은(再造之恩)의 나라였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한국을 동북아 반공벨트의 일원으로 삼아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이뤄내도록 지원하고 협력했다.

     

6.25전쟁 후 형성된 한미동맹은 지난 71년 동안 한국 안보와 발전근간이었다. 주한미군은 외부 위협을 억제해 한반도의 평화를 유지함으로써 한국의 안보와 동북아 안정에 크게 기여했다. 미국이 없었다면 오늘의 한국은 있을 수 없다.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부정적인 면: 미국은 두 얼굴의 야누스  

   

한국의 구원자·보호자로 한국을 지배하는 나라 

    

그런데 세상에 공짜로, 타국을 위해 존재하는 나라가 어디 있는가. 미국은 동아시아 정세 변화 과정에서 매번 한반도를 자국 국익을 위한 희생양으로 삼았다.  

    

2차 대전 후 미국은 자국인을 데려 와 자국 체제를 이식하는 방식으로 한국정부를 수립했다. 6.25전쟁 후부터는 분단구조와 냉전을 최대한 활용해 한국을 완벽하게 지배했다. 일제의 친일파들을 친미파로 재활용해 군사독재 정권을 지원·비호했다.

      

그 과정에서 미국은 반공을 앞세워 친일잔재 청산을 못하게 했다. 미국과 한미동맹을 신성불가침의 영역으로 만들었다.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들은 배은망덕을 넘어 종북·친북이라는 프레임을 씌워 적대세력으로 공격했다. 미국이라는 압도적인 상대에 의한 '가스라이팅' 중독 현상이 일상화되었다. 자율적인 사고와 결정을 못하는 한국은 미국이 원하는 일들을 관철하기 가장 좋은 나라였다.

     

사실상 속국인 한국의 정치를 좌지우지 


한국전쟁에서 피를 흘린 미국은 한국에 큰 지분을 가지고 있다. 사실상 한국사회를 움직여 온 나라다. 그동안 미국은 한국 사회의 곳곳에 존재해 왔다. 오래전 이야기다. 1966년 8월, 주한 미대사가 미 국무부에 보고한 전문은 한미관계의 특수성을 말한다.

     

“우리는 한국인들과 매우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다. 우리가 아니면 한국은 존재할 수 없다. 우리는 한국 군대가 움직이도록 하며, 모든 중요한 경제적 결정에 참여한다. 한국이 어느 곳이든 중요한 자리에는 미국인들이 있다.”     


트럼프의 말처럼 미국이 허락해야 존재하는 한국과 특수한 한미관계는 군사 분야에서 유별나다. 미군은 1945년부터 한국에 주둔했다. 6.25전쟁 이후에는 주한미군이 한국군의 작전지휘권을 갖고 다. 미국은 1961년의 5.16 군사정변, 1979년 12.12사태, 1980년 5.18사태, 1987년 6월 민주화 정국에도 개입했다. 한국 군부가 미국의 허락 없이 쿠데타를 자행할 수는 없다. 미국이  입맛에 맞는 사람들을 대통령 자리에 앉힌 것이다.

     

그런데도 그동안 어떤 한국 정부도 5.16, 5.18 쿠데타와 2017년 2월 기무사의 쿠데타 모의의 진실을 찾지 못했다. 미국에서 5년 3개월 동안 지내고 귀국 직후 체포된 조현천은 웃으며 자신의 무혐의를 자신했다. 사건의 전모가 오리무중인 이유는 한국 정부가 손댈 수 없는 곳에 그 뿌리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진실은 언젠가는 드러난다. 아래와 같이 관련  미국인들은 한국 군부의 쿠데타 지원을 자국 국익을 위한 자랑스러운 일로 생각했다.   

  

- “재임 중 CIA의 해외활동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정책은 한국에서의 5.16 군사정변이었다”(1964.5.3, 당시 CIA 국장 알렌 델러스 영국 방송 츨연 언급)

- 10.26 3개월 전 “미사일 개발을 중단하라”(1979.7, 위컴 주한미군 사령관이 한국 국방장관에 보낸 공식 서한), "(미국이) 의도하지 않았지만 공헌했다."(글라이스틴 주한 미국 대사의 1999년 출간 회고록)

- “10월 사태 이후 미국이 한국 공작에서 가장 성공적인 일은 전두환 정권이 수립된 것이다. 우리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보람도 크다.”(1980.8.7, 워컴 주한미군사령관 LA타임즈 인터뷰)

- "쿠데타 계획을 도운 사람으로서, 쿠데타를 일으키려면 많은 작업이 필요하다.”(2022.7.12,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 CNN 출연 발언)     


미국은 한국 현대사에서 민주화 바람이 세차게 불 때마다 개입했다. 불법 쿠데타 세력이 헌정질서를 파괴한 후 정권을 잡을 때 침묵으로 용인했다. 한국의 독재자들과 미국은 그때마다 ‘안보를 위하여!’를 합창하며 협력했다. 미국에게는 한국의 민주주의와 인권보다 정치안정과 패권이익이 우선이었다.     

 

한국 사회를 움직이는 막후 실세  

   

"미국과 한국을 대등한 관계에서 논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양국관계에서 실질적인 평등은 없다."(글라이스틴 주한 미 대사) 또 미국은 한국의 거의 모든 것을 조정할 수 있는 수많은 자원을 가지고 있다. 그 누구도 감히 미국을 반대하는 일을 생각하지 못한다. 한국에서 미국에 해로운 언론보도는 며칠 가지 않는다. 미국은 한국인의 사상과 의식까지 점령하고 있다.   

   

한국인들에게 미국과 한미동맹은 불가침의 성역이다. 한국에서 가장 큰 물리적 힘과 막강한 정보력을 가진 제1의 정치세력은 미국이다. 묵계처럼, 언론도 정치인도 지식인 어느 누구도 이를 말하지 않으며 도전하지 않는다. 미국이 한국 정치의 주요 대목마다 등장하는 막후 실세이라는 사실은 한국정치의 가장 큰 비극이다.  

   

한국 내 촛불정국을 전후한 시기인 2017년 미국은 최초로 한국미션센터를 운영하기 시작한다. 한미·북미 관계가 복잡할 때 한국 정치를 촛불혁명 이전으로 복원해 초기화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 말기인 2021년 10월, 미국은 코리아 미션센터를 폐지하고 대신 중국 미션센터를 창설했다.

      

2024년 한국 총선에서는 특별한 일이 벌어졌다. 한국으로 특별 귀화한 미국 국적인이 여당 혁신위원장을 하고, 여당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선대위원장으로 비례대표 공천을 받아 국회에 입성한 것이다. 한국 국적도 갖고 있고, 당선 후 미국 국적은 포기했지만, 이는 특수한 한미관계에서나 가능한 특별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한반도 평화·통일을 반대하는 나라    

 

사실 한국은 미국을 종주국으로 하는 속국이나 다름없다. 주권국이 아니라는 것이다. 통상 주권은 영토에 대한 독립적인 지배와 내·외정에 대한 불간섭을 의미한다. 그런데 한국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은 전시작전권을 가지고 있지 않다. 비대칭 동맹인 한미동맹에서 한국은 안보를 미국에 의지한 채 대외정책, 특히 대북정책에서 자율권이 없다.    

 

미군이 유엔사의 이름으로 관할(지배·통제)하는 비무장지대(DMZ) 남쪽지역 425㎢은 한국의  ‘주권’과 ‘영토보전’ 문제를 제기한다. 정전협정 체제 하의 한반도는 군사분계선(MDL)을 두고 북한과 유엔사를 앞세운 미국이 대치하고 있다. 법적으로 남북한이 직접 대치하고 있지 않은 것이다.

      

한국의 대북정책을 관리통제하고자 하는 미국의 태도는 확고했다. 최초로 대북정책의 자율성을 추구한 김대중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에게 ‘이 사람(this man)이라는 말을 들었다. 햇볕정책에 의문을 제기하며 거부감을 표시한 것이었다.

     

반미·자주의 이력을 가졌고, 한국 내 반미정서의 도움으로 대선에서 승리한 대통령 노무현은 지금 없다. 당시 노무현 정부와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던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노무현 10주기 행사 참석 차 봉화마을을 찾았다.


필자의 30년 통일부를 돌이켜보면, 노무현 정부 때 남북관계가 가장 활성화 되었었다. 2004년을 전후 필자가 담당했던 개성공단 개발과 남북 철도·도로 연결, 임진강 수해방지 사업 등이 그것이다.


------- b -------     


우리가 배운, 우리를 위한 미국은 없다.  

    

상술한 바, 미국은 고마운 나라지만 그런 나라만은 아니었다. 야속하고 실망스러울 때가 적지 않았다. 냉정하게 국익만 추구했다. 이런 미국의 정책과 행동을 비난만 하는 것은 우둔한 일이다. 미국으로서는 자국 국익을 위해 할 수 있고, 해야   일을 했을 뿐이다. 당하는 나라가 바보일 뿐인 것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및 동아시아 국제질서 속에서 한미동맹관계는 아주 특수하다. 전통시대의 전형적인 한중 조공책봉관계와 1945년 이후 한미관계는 다른 게 별로 없다.


17세기 조선의 모화(慕華) 의식은 동아시아를 둘러싼 명청 패권전쟁 중에 병자호란의 화를 초래했다. 19세기말의 세기적 지각변동 상황에서도 무지한 정세 인식이 일제 식민지배를 초래했지 않는가. 21세기 미중 패권전쟁 상황에서 한국의 숭미 사대의식이 가져올 결과는 무엇일까?


그동안 우리가 배워서 아는 미국, 한국을 위한 미국은 없다. 미국은 지금 자유시장과 인권,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패권국이 아니다. 여전히 한국을 속박하며 자국의 ‘더 나은 재건’과 대 중국 견제를 위해 한국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을 뿐이다.

     

가스라이팅에 중독된 한국인들이 말하지 못해서 그렇지 속내는 그렇지 않다. 정보지식화 사회에서 역사의 진실을 통해 깨어난 시민들이 많아졌다. 무한한 시간 속에서 영원한 비밀, 비정상은 없다. 진정한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거짓·위선·혹세무민(惑世誣民)은 영원할 수 없을 일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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