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절러 비긴즈
하이힐과 나는 한 몸이었다.
대학에 입학하자 엄마는 나에게
"엄마는 말이야, 굽 낮은 신발을 신으면 뒤로 넘어갈 것 같았어" 라며 뾰족구두를 사주셨다.
그렇게 나는 무려 10cm짜리 굽의 구두를 신고, 무거운 전공책을 들고, 한 시간 반 씩 지하철을 타고 통학을 했더랬다.
한 번 올라탄 하이힐에서 내려오기란 쉽지 않았다. 키도 작고 깡말라서 볼품없던 나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는 존재였으니까.
"다리는 예쁘더라."
"뭐, 비율이 괜찮아."
"잘 꾸미고 다니네."
같은 칭찬에 힘입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9살이 된 지금까지도 늘 하이힐을 신고 다녔다.
그러다 일이 터진 것은 지금으로부터 딱 석 달 전, 비가 오락 가락 하던 목요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