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움직이는 힘
일상을 벗어나
다른 일상 속에 들어와 보니
조금 더 선명하게 느껴지는 것들이 있다.
여기 역시 시간이 흐르며
내 일상의 일부가 되다 보니
처음의 생생함은 옅어지고 있지만,
홀로 있는 순간마다 분명히 느끼게 되는 것은
나에게 가장 중요한 건 결국 ‘사랑’이라는 사실이다.
돈도 중요하고,
꿈도 중요하고,
일도 중요하다.
중요한 것은 셀 수 없이 많지만,
그 모든 것은 어쩌면 차선일 뿐이었다.
사랑 앞에서만큼은
내가 가장 큰 용기를 내고
가장 큰 힘을 얻는다.
온전히 나로서 보여지는 것이 두려워도,
그럼에도 온전히 나로서 받아들여지기를 바라는 건
내 안에 나를 향한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의 도전 역시
결국은 나에 대한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리고 이곳에서 더 깊이 갈망하는 것도
돌고 돌아 사랑이었다.
나를 향한 사랑,
타인을 향한 사랑,
세상을 향한 사랑.
사실 이런 말, 하고 싶지 않았다.
인정하기도 싫었다.
하지만 사랑 없이는 살 수 없는 존재,
그게 바로 나였다.
한때 나는 사랑을 선택하는 사람들을 바보 같다고 여겼다.
인간은 어차피 혼자 사는 것이고,
혼자 설 수 없다면 결국 함께하는 것도 무너질 거라 믿었다.
그래서 사랑에 목매는 사람들을 속으로 경멸하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사랑이란,
무조건적으로 나를 타인에게 맡기는 것이 아니라,
먼저 나를 이해하고 나를 채우는 데서 비롯된다는 것을.
그렇게 나를 향한 사랑이 단단해질 때,
타인을 향한 사랑도 자연스럽게 흘러나오고
결국 그것은 세상을 향한 사랑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그래서 나는 이제,
나를 잃지 않는 사랑,
나를 채운 후에 흘러나오는 사랑을 믿으며
당당하게 사랑을 선택하려 한다.
무모해 보일지라도,
조금은 찌질해 보일지라도,
결국 나를 움직이는 힘은 사랑이었다.
그래서 다음 선택의 순간에도
나는 망설임 없이
사랑을 고를 것이다.
아니라고 발버둥치고,
나 혼자서도 잘 살 수 있다고,
사랑 같은 건 관심 없다고
쿨한 척 떠나왔지만
결국 나는, 사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