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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기, 덴마크 코펜하겐으로 가다

어서와, 북유럽은 처음이지?

by 안나

비엔나에서 빠져나오자마자 메기의 마음속 지도는 갑자기 북쪽으로 확 치우쳤다.
“그래, 이제 북유럽이다. 벌써부터 덜덜 떨리는 물가…”
그 말을 남기고 비행기 안에서 깊은 고민에 빠졌다.
과연 내 통장 잔고가 코펜하겐의 가격 현실을 견딜 수 있을까?

비행기가 착륙하자마자 공항 전체가 이미 ‘북유럽’.
목재 냄새, 사람들의 무심한 듯 친절한 분위기, 그리고 전부가 조용히 비싸 보였다.

도시로 들어오자 메기는 바로 깨달았다.
— “아… 이 도시는 귀여움과 고가(高價)가 공존한다.”
자전거는 사람보다 많고, 사람의 옷보다 자전거가 더 스타일리시했다.

첫 번째로 들른 뉘하운(Nyhavn).
색색의 건물들 사이에서 메기는 갑자기 여행기 시리즈의 방향에 대해 고민했다.
“내 시리즈 망한 것 같다고 했는데… 여기선 뭘 써야 재밌지?”
그러고는 다시 커피 가격을 보고 충격을 받아 잠시 모든 고민이 사라졌다.
“이 가격이면 글이고 여행이고 뭐고… 나 생산적인 인간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저녁이 되자
항상 그렇듯 메기는 북유럽 특유의 히게(Hygge) 분위기에 녹아들었다. 언젠가 티비 예능에서 히게 문화를 본 적이 있었고 참 좋은 문화라 생각했었다.
어둑한 조명 아래, 창가에서 바깥을 바라보며 따뜻한 디너(가격은 전혀 따뜻하지 않음)를 먹으며 생각했다.

“그래… 시리즈가 망한 게 아니라,
이제 북유럽부터가 진짜 새로운 시즌이구나.”

그렇게 메기는 코펜하겐의 차가운 가격과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미묘하게 평온한 첫날을 보냈다.
그리고 다짐했다.

“일단 살고 보자. 글은 그 다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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