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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금여기 Nov 18. 2024

이런 볶음밥 처음일걸요?

전업주부의 점심 메뉴 : 김두부 볶음밥



일반 가정집이라면 당연히 있을 법한 두 가지 물건이 우리 집 주방에는 없다. 바로 전자레인지와 전기압력밥솥이다.





평소 밥을 지을 때 풍년밥솥을 사용하고, 음식을 데울 일이 있으면 찜기를 활용한다. 오랜 시간 이런 방식으로 살아오다 보니 크게 불편하다고 느끼지는 않는다. 하지만 버튼 하나만 누르면 간편하게 밥이 되는 구조가 아니다 보니 혼자 먹는 점심 한 끼는 늘 고민거리가 되곤 한다.





점심시간이 되어 냉장고 문을 열어본다. 반찬은 그럭저럭 있는데, 이상하게 손이 잘 가지 않는다. 예전에는 이런 경우 40%는 라면, 50%는 빵, 그리고 겨우 10%만 집밥을 먹곤 했다. 하지만 자기돌봄 집밥의 중요성을 깨달은 뒤로는 90%를 집밥으로 선택한다.





오늘의 점심메뉴는 < 김두부 볶음밥 >

미리 소분한 식은 밥, 신김치 한쪽과 두부 반 모도 꺼냈다.

먼저 팬에 파기름을 내고 송송 썬 신김치를 볶는다. 두부는 굳이 물기를 제거하지 않고 팬 위에서 바로 으깨서 넣는다. 이렇게 하면 기름에 볶는 대신 물볶음으로 완성되는 김치볶음밥이 된다. 센 불에 빠르게 볶으면 죽처럼 질척해질 걱정은 없다.





두부의 수분이 적당히 날아가면 찜기로 따뜻하게 데운 밥을 넣어 골고루 섞어준다.

그냥 먹어도 좋지만, 음식은 눈으로 먼저 먹는 법이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은 언제나 진리니까. 사실 김치볶음밥 위에는 치즈를 얹으면 훨씬 더 먹음직스러워 보이고 맛도 좋아진다.





하지만 나의 경우 치즈가 올라간 김치볶음밥은 식곤증을 유발해서 오후 내내 힘들었다. 이 사실을 발견한 뒤 치즈김치볶음밥은 정말 가끔 먹는 음식이 되었다. 대신 냉장고에 남은 부추를 먹고 싶은 만큼 썰어 듬뿍 뿌렸다.





주부에게 볶음밥은 요리랄 것도 없다. 순식간에 완성 후 간단히 음식 사진을 찍었다. 그 뒤 이 식재료들이 내 식탁에 오기까지의 과정을 떠올리며 스스로에게 말했다.

“잘 먹겠습니다.”





타이머를 20분으로 맞추고 천천히 음미하며 식사를 했다. 비록 치즈가 없는 김치볶음밥이었지만, 내 몸에 맞는 음식을 선택한 나 자신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 김치두부부추 : 김두부 볶음밥  >



오늘도 자기돌봄 집밥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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