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79 댓글 16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모닝 양배추 토스트

그 남자의 요리

by 그사이 Feb 27. 2025
아래로


*그 남자의 요리는 레시피를 포함하지 않습니다*


자주 요리하지 않는 남자의 요리.

무슨 생각인지 오늘 아침엔 샌드위치를 만들었습니다.

마구 칭찬을 해주고, 사진도 마구 찍어줬습니다.

“우왓! 맛있다 맛있다!!”

호들갑도 떨어줍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먹고 있는 두 사람의 표정이 똑같습니다.

브런치 글 이미지 1


모양새는 먹음직스러워 보입니다만..

다음은 제 마음의 소리들입니다.


“양배추를 많이 넣었네. 맛있겠다.”

음, 오늘 샐러드로 먹으려고 제가 썰어둔 양배추를 몽땅 넣어 만들었군요. 또 썰어야겠네요. 덴장!


“어머, 당근도 넣었네.”

서랍 속 깊숙이 있는 당근을 어찌 찾았는지 신기합니다.


“버터 향이 안 나는데 너무 조금 넣었구나,”

“아니. 버터 없어서 식용유로 구웠는데.”

문에 달려 훤히 보이는 버터칸에 있는 버터는 못 찾고, 식용유를 들이부어 빵을 구웠군요.  네, 여러분도 느껴지는 그 맛입니다.


“짜?”

“아니. 딱 맞아. 맛있어. “

’ 셔!‘라고 말 못 했습니다. 케첩을 그렇게 많이 넣다니..

‘계란에 간은 했어?’라고 묻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잘 만들었어? “

알고 싶지 않지만..

“우와! 2층으로 만들었네.”

기름이 가득한 샌드위치인데 뻑뻑함에 목이 메는군요.


잔치 음식이라도 한 것처럼 부엌이 난장판입니다. 그래도

“맛있다 맛있다!”

다 먹고도 한참을 칭찬해 줍니다.

요리에 좌절하지 않도록..

언젠가 혼자 남을 수도 있으니까요.

그나마 긴 동영상은 안 봐도 요리 쇼츠를 보는 건 고무적이란 생각이 듭니다. 관심을 갖는 건 좋은 일이니 한마디 해줍니다.

“백종원 영상을 보는 걸 추천해 “


그 남자가 요리를 자주 하지 않는 건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남자는 이 글을 안 볼 테니 속말을 해봅니다.


즐거운 날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인생이란 향기로운 꽃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