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조금만 참아요!
날마다 온도계가 기록을 경신한다.
아침부터 30도를 찍고 있으니 오늘은 또 얼마나 힘든 날이 될까 한숨부터 나온다.
방충망에 붙은 매미가 요란하게 울어대어 깜짝 놀라 쫓아버렸다.
“미안하지만 짝은 다른 데서 찾으렴. 저기 앞산 우거진 나무 딱 좋잖니. 은밀하고. “
매미를 쫓아버리고 미안한 마음에 창가에 서서 마땅한 장소를 대신 찾아보다가 발등이 따끈해짐이 느껴졌다.
마루에 해가 든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남향의 거실엔 햇빛이 한 점도 들지 않았다. 집을 선택할 때마다 꼭 고집하는 남향의 집은 계절의 효과를 톡톡히 본다. 물론 동서향집과 북향집에서 살아보고 얻은 몸으로 배운 지혜다.
몬스테라의 잎이 반짝이며 햇빛을 받고 있다.
해의 위치가 달라지고 있는 것은 계절이 바뀌고 있다는 뜻이다. 극성스러운 매미 소리와 작렬하는 태양은 아마도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다는 위기감에서 일거다.
해가 들어 우리 집 거실이 오늘. 그리고 내일은 더 후끈해지겠지만 그들의 애처로운 극성스러움을 조금만 참아주기로 한다.
우리가 지쳐있던 사이에 이렇게
희망의 가을이 살며시 오고 있다.
사실...
참자고 해도 너무 덥습니다.
전기세 누진 구간의 폭을 넓혔다고 하니 냉방기기 켜시고요..
모두 건강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