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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가을바람 May 07. 2024

별이 흐르는 시간 4

인연이 이어지다.

 "어서 오세요."

쨍그랑!

카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자 탁자를 정리하던 몽우가 돌아보며 손님맞이 인사를 했다.

 "아, 안녕하세요."

멋쩍게 서 있는 별구름을 향해 몽우가 다시 인사했다.

 "왔니?"

 "네."

별구름과 구름비의 짧은 인사에 많은 무언의 이야기가 오고 갔다.

 <늦었구나.>

 <원로회의가 있었어요.>

 <검증이 시작되었구나.>

 <네. 이미 시험이 시작되었다고 해요.>

 <성주님이 따로 말씀 없으셨니?>

 <제가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한다고 하셨어요.>

구름비와 무언의 대화를 마친 별구름은 몽우의 기를 읽어 보았다.

하지만 어떤 기운도 느껴지지 않았다.

작은 심장 안에 오래 묵은 눈물주머니가 애처롭게 웅크리고 있었다,

 "아얏!"

순간,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치다가 탁자 모서리에 부딪쳤다.

 "괜찮니?"

 "네."

구름비가 의아하게 별구름을 바라보며 말했다.

 <아얏! 이라니. 아래에 너무 자주 오는 건 아닌가. 아무 감각도 느껴지지 않았는데 아프다는 흉내를 내다니. >

덕분에 몽우는 걱정스러운 눈길을 보내며 별구름과 구름비에 대해 아무 의심을 하지 않는 것 같았다.





<대문 사진 포함 출처/Pixabay>




 "두 분은 여기에 사신 지 오래되셨어요?"

한가해진 오후에 창문에 흐르는 빗줄기를 보며 커피 한 모금을 마시고 몽우가 말했다.

별구름은 아무 말 없이 창밖 움직이는 풍경을 읽고 있고 구름비는 뜻 모를 미소를 지었다.

몽우는 무슨 의미인지 안다는 듯이 조용히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저도 버릇이 되었나 봐요. 어딜 가도 물어보거든요. 어디에서 왔는지, 가족이 어떻게 되는지. 그런데 두 분은 아무것도 묻지 않으셔서요."

 별구름과 구름비는 서로 시선을 교환할 뿐 마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잠시 후, 구름비가 툭 던지듯 말을 꺼냈다.

 "누구나 구군가와 이어지는 건 이유가 있을 거예요. 아무 연관 없는 우리가 이렇게 지금 창밖 풍경을 보고 있는 것처럼요."

구름비가 말을 마치고 몽우를 돌아보자 그녀의 작은 어깨에 드리워진 까만 머리카락이 가늘게 떨고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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