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끝에서..
시작이 같아도 끝은 다르다.
감정의 속도, 갈무리에도 차이가 있다.
선뜻 먼저 꺼내지 못한 말을 상대가 툭 던져버리고
더 이상 아무 상관없는 일처럼 걸어가는 뒷모습에
묻은 감정을 털어내는 것은
남은 사람의 몫이다.
두고두고 아낀 말도 전하지 못하고
눈물이 눈앞을 가리지도 않았다.
시간을 하나씩 더해 긴 시간의 타래를
또 하나씩 풀어 실패에 줄을 맞춰 감아놓고
한 뭉치 두 뭉치 감긴 실뭉치를
고운 상자에 넣어 단단히 봉해놓았다.
한 밤중 덜커덕 타다 남은 추억의 조각들이
흔적을 지우지 못하고
서로 튀어나오려고 다투었다.
<대문 사진 출처/Pixabay lite>